믿는 이들의 고민
신앙생활을 하면서 신앙에 관심 없는 이들은 다른 것에 관심을 씁니다. “내가 하고 있는 것을 누가 알아줄까? 이것이 나에게 도움이 될까? 남들 하는 것처럼 대충 형식적으로 하면 되지 않을까?”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신앙공동체 안에서 “하느님을 위해서 무엇을 할까?”를 고민하지 않고, “나를 알아주는 사람들과 무엇을 먹으러 갈까? 어느 찻집에 가서 무엇을 마실까?”를 고민합니다. 그래서 먼 길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이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은 “어디 갔는데 무엇이 맛있더라. 어디 찻집에 새로 생겼는데 분위기가 좋더라. 누구랑 어디 갔었는데 참 좋더라…,”라는 말들이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오는 것입니다.
“어디에 음식이 맛있더라.”하면 한 두 시간은 달려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시간을 아까워하지도 않고, 다른 사람을 데리고 또 갑니다. 그런데 그 열정을 영원한 생명을 얻는데 쏟는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느님을 섬기는데 사용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누가 입고 있는 옷이 좋아 보이더라.”하면 그 옷에 관심을 기울이고, 그 옷을 구매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누가 봉사를 하는데 참 멋지게 하더라. 나도 그렇게 해 봐야지”하며 열정을 불태운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러나 신앙이 있는 이들은 다른 생각을 합니다. “혼자 사시는 자매에게 무엇을 해다 드릴까? 이번 주일에는 신자들에게 무엇을 대접할까? 안 입는 옷들을 어떻게 활용할까? 이런 것들을 모아서 가난한 이들을 도와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들이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하느님이 삶의 중심에 자리 잡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너희는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차려입을까?’ 하며 걱정하지 마라. 이런 것들은 모두 다른 민족들이 애써 찾는 것이다.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는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필요함을 아신다.”(마태6,31-32)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가슴 깊이 간직하고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말씀 안에서 참된 기쁨과 참된 자유를 누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하느님께 맡기고 살아간다면 먹는 것, 마시는 것, 입는 것 등은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느님께서 다 알아서 해 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신앙인들이 걱정해야 하는 것은 생명의 빵(성체)을 받아 모시고, 구원의 음료(성혈)를 받아 마시며, 의로움의 옷을 입을 생각들입니다. 그것이 하느님을 기쁘게 해 드리는 일이기 때문이고, 그것이 바로 하느님 나라를 향하는 사람들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신앙인들은 좋은 음식이나 좋은 옷을 입지 말아야 할까요? 그것은 아닙니다. 봉사하는 이들이 함께 먹는 음식이 좋은 음식이고, 봉사하면서 입고 있는 옷이 좋은 옷입니다. 아무리 비싼 옷을 입었다 할지라도 누가 입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아무리 낡은 옷을 입었다 할지라도 누가 입었느냐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그러므로 옷이나 음식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람이 중요합니다. 그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서, 그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가느냐에 따라서, 그 사람이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서 달리보이는 것입니다.
그리고 내 주변에는 “헐벗는 사람, 굶주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들에게도 걱정하지 말라고 해야 할까요? 재물을 섬기는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을 섬기는 사람이라면 그렇게 말해야 합니다. 그리고 “내가 가진 재물”을 통해 그들의 헐벗음과 굶주림을 달래줄 수 있어야 합니다. 신앙인들의 삶의 자세는 비 신앙인들의 삶의 자세와는 좀 달라야 합니다. 물질을 중요시 하고, 자기만을 생각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삶의 방식은 신앙인의 삶의 방식이 아닙니다. 필요한 곳을 보고도 얼굴을 돌리는 사람은 신앙인의 모습이 아님을 알아야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그 모든 것이 필요함을 아시고 나에게 말씀하십니다. “얘야! 네가 그에게 먹을 것과 입을 것과 마실 것을 좀 주지 않으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