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과 명예에 대한 유혹
악마는 예수님을 거룩한 도성 예루살렘으로 모시고 가서 성전 꼭대기에 세운 다음에 예수님께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밑으로 몸을 던져 보시오. 성경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지 않소?‘그분께서는 너를 위해 당신 천사들에게 명령하시리라. 행여 네 발이 돌에 차일세라 그들이 손으로 너를 받쳐 주리라.’”(마태4,6)
이 높은 탑 아래에는 성전의 광장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광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메시아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악마는 이런 상황으로 예수님을 유혹합니다. 어차피 예수님께서 메시아시라면 지금 이 군중들 속으로 뛰어 내려 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대들을 로마의 종살이에서 해방하실 그리스도, 구세주는 나다!’ 하고 외쳐 보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악마가 말한 대로 군중들은 환호하며 예수님을 환영할 것입니다.
또한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아들이시라면 성전 꼭대기에서 뛰어 내려도 하느님께서 천사들을 시켜서 받쳐 줄 것이 분명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유혹합니다. “자! 뛰어 내려 보시오.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거든…,”
참으로 달콤한 유혹입니다. 메시아의 사명을 수행하기 위해서 백성들에게 알려지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고, 또한 성전 꼭대기에서 뛰어내려서 무사한 것을 보면 군중들은 확실하게 믿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하느님 아버지의 뜻이 아닙니다. 그렇게 권력과 명예를 얻어서 구원사업을 펼치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닙니다. 그렇게 하실 계획이었다면 굳이 가난한 목수의 아들로 태어나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가장 강력한 왕국의 왕자로 태어나셨을 것이고, 더 나아가 인간이 되시지도 않으셨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악마에게 단호하게 말씀하십니다. “성경에 이렇게도 기록되어 있다. ‘주 너의 하느님을 시험하지 마라.’”(마태5,7)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사명을 잘 알고 계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기적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거나 강제로 회개시키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세상의 권력을 가지고 세상의 임금들이 그러하듯이 힘으로 평화를 주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오히려 모욕과 고통과 죽음을 통하여 세상 모든 이들을 죄의 종살이에서 속량시키시는 분이십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하느님 아버지의 뜻임을 잘 알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주 너의 하느님을 시험하지 마라.”하고 단호하게 거절하시는 것입니다.
또한 예수님께서는 사탄에게 “주 너의 하느님을 시험하지 마라”(신명6,16)는 말씀을 통하여 사탄이 인용한 성경에 대한 올바른 해석을 가르쳐주십니다. 사람 편에서 하느님께 억지로 기적을 강요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하느님을 공경하는 것이 아니라 교만한 인간이 하느님께 협박을 하는 것입니다. 참된 믿음을 가진 이들은 결코 하느님의 약속을 의심하지 않고, 결코 하느님을 떠보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나는 하느님을 떠보는 말을 자주 하는데 그것이 바로 사탄의 모습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저에게 이것을 해 주신다면 제가 믿겠습니다.”라는 기도가 바로 악마가 예수님께 했던 것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또한 어떤 일을 하는데 있어서 내 힘으로 하려 하지 않고 다른 힘을 빌려서 하려 하는 것도 사탄의 유혹에 넘어가는 것입니다. 정당한 방법이 아니라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았을 때는 항상 그 사람에게 종속되게 되어 있습니다. 그 사람의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닙니다. 참된 자유를 누리며 할 수 있는 것들을 기쁘게 하길 원하십니다. 그리고 그 나머지는 주님께서 다 채워 주십니다. 그러므로 주님의 자녀들은 편법보다는 정당한 방법과 노력으로 주어진 일들을 해 나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그러나 언제나 유혹은 내 옆에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