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음식
제자들은 예수님께 사온 음식을 드리며 “스승님, 잡수십시오.”(요한4,31)하고 권하였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나에게는 너희가 모르는 먹을 양식이 있다.”(요한4,32)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자 제자들은 서로 “누가 스승님께 잡수실 것을 갖다 드리기라도 하였다는 말인가?”(요한4,33)라고 말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육체의 음식을 말씀하시는 것이 아니라 영적인 음식을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기회를 이용하여 사람이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말씀으로 살아가야 함을 가르치시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육신을 지니셨기에 육신을 유지하기 위한 음식을 드셔야 합니다. 하지만 아버지 하느님의 일을 하고 있기에 영적인 음식을 드셔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음식을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 양식은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을 실천하고, 그분의 일을 완수하는 것이다.”(요한4,34) 그러므로 예수님께서 드시는 영적인 음식은 하느님 아버지와의 일치와 사랑이며, 하느님 아버지께 모든 것을 내어 맡김을 통해 얻게 되는 충만함입니다. 이것이 바로 제자들이 “아직 모르는 양식”이고, 이제 제자들도 이 음식으로 충만하게 될 것입니다.
예수님을 지탱해 주는 음식은 결국 하느님 아버지와의 사랑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랑이 밥 먹여 주냐고 말하지만 사랑은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르게 만듭니다. 아버지의 뜻에 완전히 순종하심으로써 아버지와 하나가 된 아들의 임무 수행이 바로 그 음식인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광야에서 악마에게 유혹을 받으실 때, \”사람이 빵으로만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마태4,4)\”라는 말씀이 바로 이 말씀입니다. 그리고 이 말씀은 “사람이 빵만으로 살지 않는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시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나 또한 이 음식으로 충만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먹는 것만 보고 있어도 배가 부른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기쁨이고 사랑입니다.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땀 흘려 봉사하는 형제자매들을 뒤에서 조롱하는 사람들도 가끔 있습니다. “저렇게 봉사하면 사회 친구들을 만날 시간이 없으니 얼마나 손해인가? 누가 알아주기라도 한단 말인가? 저렇게 사회에서 일하면 부자가 되었을 텐데…,” 이런 저런 말들이 봉사자들의 힘을 빼 놓습니다. 그러나 상을 차려 놓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수고했다고 말하면서 자신들도 한 몫 한 것처럼 그렇게 숟가락을 얹으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 사람 보기 싫어서 봉사하기 힘들다고 말씀하시는 형제자매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까지도 기쁘게 볼 수 있어야 합니다. 화가 나고 서운하다 할지라도 그 마음을 드러내지 말고, 점차로 그런 마음까지 들지 않게 해야 합니다. 그리고 형제자매들이 내가 봉사자들과 함께 기쁘게 준비한 잔치에 참여하여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형제자매들이 기뻐하는 것을 보고 나 또한 기뻐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영적인 음식입니다. 그러므로 기도하지 않으면 결코 이 영적인 음식을 얻을 수 없고, 오히려 힘만 빠지게 됨을 명심해야 합니다. 주님의 뜻을 실천하고, 주님께서 나에게 맡겨주신 일을 완수하는 삶. 그 삶이 바로 신앙인의 삶이고, 주님의 사랑 안에 머무는 삶이며, 주님 안에서 충만해 지는 삶입니다. 그렇게 살 수 있도록 노력하고, 내 옆에 있는 형제자매들이 그렇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함께 합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