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시다(요한13,1-20)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서 사랑하신 당신의 사람들을 끝까지 사랑하셨습니다. 이 밤이 지나면 예수님께서는 제자들과 이별을 하게 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식탁에서 일어나시어 겉옷을 벗으시고 수건을 들어 허리에 두르셨습니다. 그리고 대야에 물을 부어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시고, 허리에 두르신 수건으로 닦기 시작하셨습니다. 그런데 시몬 베드로에게 이르시자 베드로가 강력하게 거부합니다. “주님, 주님께서 제 발을 씻으시렵니까?”(요한13,6) 스승이시며 주님이신 예수님께서 하인이나 해야 할 일을, 오히려 베드로가 해야 할 일을 하시겠다니 감당할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지금 베드로 사도는 예수님의 의도를 지금 모르고 있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내가 너를 씻어 주지 않으면 너는 나와 함께 아무런 몫도 나누어 받지 못한다.”(요한13,8ㄴ) 라고 말씀을 하십니다. 만일 베드로 사도가 계속해서 거부한다면 스승과의 일치를 깨뜨리는 것이 됩니다.
그러자 시몬 베드로는 “주님, 제 발만 아니라 손과 머리도 씻어 주십시오.”(요한13,9)라고 말씀드립니다. 그것은 주님과의 관계가 단절되는 것을 막기 위함입니다. 이것을 통해서 베드로 사도가 예수님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베드로 사도에게는 예수님이 모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목욕을 한 이는 온몸이 깨끗하니 발만 씻으면 된다.”고 말씀을 하십니다. 즉, 사도들은 예수님과 오래 사귐으로써 온 몸이 깨끗해졌던 것입니다. 이제 사도들에게는 새로운 정결례가 필요 없는 것입니다. 이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발을 씻고 나서 겉옷을 입으시고 다시 식탁에 돌아와 앉으신 다음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희에게 한 일을 깨닫겠느냐? 너희가 나를 ‘스승님’, 또 ‘주님’ 하고 부르는데, 그렇게 하는 것이 옳다. 나는 사실 그러하다. 주님이며 스승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었으면,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 내가 너희에게 한 것처럼 너희도 하라고, 내가 본을 보여 준 것이다.”(요한13,12-15)
이것이 바로 예수님께서 원하시는 삶이고, 그것이 바로 의로운 신앙인의 삶입니다. 서로 사랑하며 섬기는 삶을 살아갈 때, 세상 사람들은 우리를 보고 주님의 제자임을 알게 될 것입니다. 서로 섬기며 살아갑시다. 서로 사랑하며 살아갑시다. 예수님께서 보여 주신 모범을 따라하며 살아갑시다.
그런데 그리스도인의 생활은 스스로 즐거운 마음으로 자기를 낮추고 자기 자신을 버리고 사랑을 실천하며 주님의 이 모범을 닮아야 하는데, 쉽지 않은 부분입니다. 다른 이들이 하지 않는 것을 내가 해야 하고, 손해를 보더라도 해야 하니 말입니다. 좋은 사람의 발은 씻어 줄 수 있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에게 어떻게 다가갈 수 있을까요? 더 나아가 나를 받아들이지 않고, 비방하고 모함하는 사람에게 말입니다. 고개 숙여 인사를 한다 할지라도 받아주지 않는 사람인데, 더 이상 어떻게 다가가야 할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섬기며 살아가는 내가 되어 봅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