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 안에서의 삶2
둘째, 일치를 주는 삶
오순절이 되었을 때 사도들은 모두 한자리에 모여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하늘에서 거센 바람이 부는 듯 한 소리가 나더니, 그들이 앉아 있는 온 집 안을 가득 채웠습니다. 그리고 불꽃 모양의 혀들이 나타나 갈라지면서 각 사람 위에 내려앉았습니다(사도2,1-3). 예수님께서 약속하신 성령께서 오신 것입니다.
성령께서 내려오시자 사도들은 모두 성령으로 가득 차, 성령께서 표현의 능력을 주시는 대로 다른 언어들로 말하기 시작하였습니다(사도2,4). 그때에 예루살렘에는 세계 모든 나라에서 온 독실한 유다인들이 살고 있었는데, 그 말소리가 나자 무리를 지어 몰려왔습니다. 그리고 제자들이 말하는 것을 저마다 자기 지방 말로 듣고 어리둥절해하였습니다. 그들은 놀라워하고 신기하게 여기며 말하였습니다.
“지금 말하고 있는 저들은 모두 갈릴래아 사람들이 아닌가? 그런데 우리가 저마다 자기가 태어난 지방 말로 듣고 있으니 어찌 된 일인가?(참조: 사도2,5-8)
제자들은 그 동안에는 두려워서 말 못했던 것들을 말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성령으로 가득 차, 성령께서 표현의 능력을 주시는 대로 다른 언어들로 말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그리스도이심을,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선포하였습니다.
더러는 “새 포도주에 취했군.” 하며 비웃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성령께서 하시는 일을 인간이 편협하게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결과를 보면 알 수 있는 일을 눈을 막고, 귀를 막고 바라보아서는 안 됩니다. 판단을 하려면 옳게 판단을 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성령께서는 일치를 주신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나의 행동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내 행동이 공동체의 일치를 가져온다면 나는 성령 안에서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고, 내 행동이 공동체에 분열을 준다면 나는 성령 안에서의 삶을 살아가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성령께서는 공동체를 일치시키십니다. 성령 안에서 살아가는 나는 공동체를 일치시켜야 합니다. 일치하기 위해서는 참아야 하는 것이 있고, 양보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또한 일치하기 위해서는 물러나지 말아야 할 것들도 있습니다. 일치하기 위해서는 내가 누구인지 알아야 하고, 내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어디를 향하고 있는 사람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일치를 위해 노력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일치하기 위해서는 사랑해야 합니다. 사랑은 모든 것을 하나로 만들어 줍니다.
내가 나의 신앙을 굳건히 하고 있다면 나는 성령의 은사를 충만히 받고 있는 것입니다. 내가 공동체의 일치를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면 나는 성령 안에 머물며 주님을 찬미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삶은 자연스럽게 공동체의 일치를 위해 노력하게 되고, 희생하게 되고, 내어 놓게 되고, 양보하게 됩니다. 성령강림 대축일을 맞이하여 나 자신이 작은 일치의 도구가 되기 위해 더욱 노력하고 기도하는 내가 되어 봅시다.
셋째, 파견 받은 사람으로서 살아가는 삶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평화가 너희와 함께!”라고 말씀하시고 나서 “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요한20,21)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이 세상을 구원하시기 위하여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이 세상에 보내셨습니다. 하느님 아버지께로부터 파견 받으신 예수님께서는 세상을 구원하시기 위해 당신의 모든 것을 내어 놓으셨고, 이 세상에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을 드러내셨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 일을 제자들에게 맡기십니다. 예수님의 일은 제자들을 통해서 계속 이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랑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셨습니다. 청하는 이들의 청원을 모두 들어 주셨고, 어느 누구도 외면하지 않으셨습니다.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오셨음을 몸소 보여주시기 위해 최후의 만찬을 하시며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셨습니다. 그리고 서로 섬기며 사랑할 것을 명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하느님의 구원계획을 이루시고자 당신을 낮추셨습니다.
또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이루시고자 밤을 새워 기도하시며 하느님 아버지와의 친교 안에 머무셨습니다. 모욕을 모욕으로 갚지 않으시고, 참된 용서의 삶이 무엇인지 보여주셨습니다.
그러므로 예수님께로부터 파견 받은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하신 것처럼 해야 합니다. 사랑과 섬김을 살아가야 하고, 자신을 낮추어 봉사해야 하며, 모욕을 모욕으로 갚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기도해야 하며, 참된 용서의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성령께 나를 온전히 맡길 때, 나는 온 마음으로 주님께 기도하게 됩니다. 성령께 나를 온전히 맡길 때, 나는 내 옆에 있는 모든 이들에게 자비를 베풀 수 있게 됩니다. 그러므로 온 세상에 복음을 선포할 사명을 부여 받고 파견된 나는 성령께 온전히 맡기며 주님의 일을 해야 합니다. 주님께서 원하시는 방식으로 주님과 함께 주님의 일을 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파견 받은 사람으로서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의 삶의 방식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