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수 한 가운데에서 예수님을 만난 제자들
제자들은 호수 위를 걸으시는 예수님을 보고 겁에 질려 두려워 소리를 질러댔습니다.
“유령이다!”(마태14,26)
놀랄 만도 합니다. 호수 한 가운데서 사람을 만났으니. 그것도 배를 타고 온 사람이 아니라 물 위를 걸어오는 사람을 만났으니. 제자들이 겁쟁이라서 소리를 지르는 것이 아니라, 인간적으로는 불가능한 것들이 눈앞에 펼쳐지니 놀라서 소리를 질러 대는 것입니다. 만일 나였다면 놀라서 기절했을 것입니다.
그렇게 놀란 제자들을 향하여 예수님께서는 안심시켜주시기 위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마태14,27)
어두운 밤길에 두려움에 떨면서 걸어갈 때, 저 앞에서 사람이 나타나면 무척 당황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 앞에 나타난 사람이 귀신이 아니라, 그리고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요한아! 나다!”라고 부르는 아버지의 목소리였다면 얼마나 기쁘겠습니까? 제자들은 그렇게 기뻤을 것입니다.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이 말씀은 기도 중에 자주 듣는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어떤 일을 하고자 할 때 꼭 어려움이 밀려옵니다. 반대하는 사람도 있고, 의욕을 꺾어 놓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주님께서 원하시는 것임을 확신할 때가 있습니다. 그 때는 주변 사람들의 말에 현혹되어서는 안 됩니다. 주님께서 함께 계시니 두려움 없이 밀고 나가면 됩니다. 나머지는 주님께서 알아서 해 주십니다.
베드로는 기쁨을 참지 못하고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주님이십니까? 그러시다면 저더러
물 위로 걸어오라고 명령하십시오.”(마태14,28)
비록 물이 예수님과 베드로 사이를 가로 막았지만 베드로 사도는 예수님께로 가고 싶었던 것입니다. 또한 물 위를 걸어오신 전능을 보여주신 예수님께서는 자신 또한 물 위를 걸을 수 있게 하실 수 있다는 믿음이 표현된 것이기도 합니다.
또한 “명령하십시오.”라는 베드로 사도의 고백 안에서 예수님께서 누구신지가 드러납니다. 말씀 한 마디로 세상을 창조하신 하느님. 주님께서 말씀하시면 모든 것이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명령하십시오.”라는 베드로 사도의 말 안에서 예수님께서 누구신지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 사도의 청을 거절하지 않으십니다.
“오너라.”(마태14,29)
그러자 베드로 사도는 예수님을 믿고서 물 위로 걸어갑니다. 예수님께 가는데 장애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분이 부르시면 나는 달려가기만 하면 됩니다. 그 무엇이 앞을 가로막는다 할지라도. 두려워하지 말고 예수님께로 가기만 하면 됩니다. 나머지는 예수님께서 알아서 해 주십니다.
내가 만일 베드로 사도였다면 이런 말씀을 드릴 수 있었을까요? 주님께로 갈 생각보다는 “예수님! 이 바람 좀 멈춰 주십시오.”라고 말씀드렸을 것 같습니다. 어떤 처지에 있든지 주님께로 가까이 가려고 하는 마음가짐을 주님께서는 반드시 이끌어 주심을 명심하고, 주님께 청합시다. “주님! 저를 이끌어 주십시오.” 이 때 주님께서는 반드시 말씀해 주십니다. “그래! 오너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