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이방인 여인을 시험하시는 예수님

이방인 여인을 시험하시는 예수님

예수님께 자비를 청하는 여인을 향해 예수님께서는 침묵으로 그녀를 외면하십니다. 한마디도 대답하지 않으셨습니다. 이것은 그 이방인 여인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그녀의 믿음을 시험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다윗의 자손이라고 하는 고백이 진정한 고백인지, 자신의 딸을 치유해 달라는 것이 할 수 있으면이라는 마음으로 하는 것인지를 예수님께서는 시험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그것을 모르고 있는 제자들은 이렇게 말씀을 드립니다.

저 여자를 돌려보내십시오. 우리 뒤에서 소리 지르고 있습니다.”(마태15,23)

 

주님을 따르는 제자들은 주님의 마음을 알아야 합니다. 세상 모든 이들에게 당신 사랑을 아낌없이 주고자 하시는 주님의 마음을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합니다. 더 나아가 모르는 사람이라고 하여 외면하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그리고 누군가가 나에게 작은 도움을 청한다면 기꺼이 도움을 줄 수 있는 내가 될 수 있도록 늘 기도하며 준비하는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그녀가 이방인임을 알려 주시는 예수님

침묵에 이어서, 예수님께서는 간청하는 그녀의 믿음을 시험하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는 오직 이스라엘 집안의 길 잃은 양들에게 파견되었을 뿐이다.”(마태15,24)

 

이것은 이방인 여인에게는 거절로 들렸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예수님께서 이방인들의 구원에는 관심이 없다는 말씀이 아닙니다. 구원은 유다인들로부터라는 원칙을 예수님께서 따르고 계신 것임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이방 여인을 시험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구원계획은 유다인들로부터 시작하여 세상 모든 이들을 구원하시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방인들이 구원이 배제된 것이 결코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는 온 세상 사람들을 구원하시기 위해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승천하시기 전에 온 세상에 가서 모든 사람을 제자로 삶아서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라고 하신 말씀을 기억한다면 예수님은 이 여인을 시험하고 계심을 알 수 있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내가 청하는 모든 것을 즉시 들어주시기도 하지만 내 믿음이 더욱 굳건해지기를 바라며 시험하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청하는 나는 굳은 믿음을 가지고 주님께로 나아가야 합니다. “해주시면 좋고요.”라는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엎드려 간정하는 이방인 여인

이방인 여인은 예수님의 말씀을 거절로 들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자식을 살리고자 하는 이 어머니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의 시선에 아랑곳없이 예수님께 다가와 무릎을 꿇고 애원합니다. 그녀는 엎드려 절하며 주님께 간절하게 청했습니다.

주님! 저를 도와주십시오.”(마태15,25)

 

이 여인은 어떻게 청해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누구든지 끊임없이 청할 때 그 기도를 들어주신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끊임없이 구하고, 찾고, 청하는 이의 기도를 주님께서는 결코 외면하지 않으십니다. 그러나 그 마음이 진심인지 한 번 더 주님께서는 시험하십니다. 그리고 그 마음이 진심이 아니라면 진심이 될 수 있도록 그 믿음을 키워 주실 것입니다. 그런데 이 여인의 마음은 진심입니다.

 

한 번 더 시험하시는 예수님

예수님께서는 한 번 더 이 여인의 믿음을 시험하십니다.

자녀들의 빵을 집어 강아지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좋지 않다.”(마태15,26)

 

자녀들은 하느님의 자녀, 또는 아브라함의 자녀로 자처한 이스라엘 백성을 가리키고, 빵은 구원을 가리킵니다. 그리고 강아지는 이방인들을 가리킵니다. 실상 유다인들은 이방인들을 개 또는 돼지로 취급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강아지라는 표현을 쓰십니다. 예수님께서 이방인 여인을 그렇게 비하했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은 멸시 속에서 쫓겨 다니는 들개가 아니라, 사람 옆에서 가족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개(강아지)를 가리키고 있는 것입니다. 즉 예수님께서는 유다인과 이방인을 사람과 개로 표현하시는 것이 아니라 구원의 우선권에 대해서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말씀은 이 여인의 간청에 대한 거절로 보이지만 구원의 우선권은 유다인들에게 있다는 것을 말씀하시면서 그녀의 믿음을 다시 한 번 시험하시는 것입니다.

 

믿음으로 응답하는 이방인 여인

그러나 이방인 여인은 결코 포기할 줄을 모릅니다. 그녀는 굳은 믿음을 보이며 끈질기게 예수님께 매달립니다. 구원의 우선권이 유다인들에게 있다는 것을 이 여인은 인정하면서 이렇게 매달립니다.

주님, 그렇습니다. 그러나 강아지들도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는 먹습니다.”(마태15,27)

 

이 여인은 자신을 낮추면서 구원의 작은 조각이라도 청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예수님께서 누구신지 잘 알고 있었고, 예수님께 청하여 외면당한 이가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으며, 예수님께서 자신의 딸을 구원해 주실 것임을 굳게 믿고 있기에 끊임없이 매달리는 것입니다.

 

우리의 부모님은 바로 이런 분들이십니다. 자녀들을 위해서라면 자신이 초라해지는 것은 결코 신경을 쓰지 않으십니다. 이런 부모님의 사랑을 생각한다면 부모님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은 결코 하지 않을 것입니다. 부모님을 기쁘게 해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그것을 모르기 때문에, 그것을 잊고 있기에 부모님께 불효를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부모님의 사랑을 기억하고, 부모님을 공경하는 내가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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