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사람들
우리 속담에 남이 잘되는 것을 시기하거나 질투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데 내가 아무리 열심히 신앙생활을 한다 하더라도 남이 잘되기를 배 아파하고, 남의 불행을 기뻐한다면 나는 결코 하느님의 사람이 아닙니다. 사랑이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참된 신앙인이 아닙니다. 믿지 않는 사람들도 그 정도는 합니다. 그러므로 선한 포도밭 주인의 마음을 헤아리면서 모든 사람이 잘 되기를 기도하고, 행동으로 보여 주어야 합니다. 그러한 마음이 솟아오른다 할지라도 눌러 놓아야 하고, 붙잡지 말아야 합니다. 다른 이들의 기쁨을 함께 기뻐해야 합니다. 그것이 예수님께서 선한 포도밭 주인의 비유를 통해서 말씀하시고자 하는 것입니다.
내가 응원하는 팀이 승리하면 기뻐합니다. 마치 내가 우승한 것처럼 그렇게 기쁨이 넘칩니다. 그런데 내가 알고 있는 이, 내가 좋아하는 이, 내 옆에 있는 이가 그렇게 잘 되면 “그만큼은” 기뻐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그와 나를 비교하고, 내가 기뻐하는 것이 나를 초라하게 만들고, 열등하게 만드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마음에서 벗어나야 만이 진정으로 함께 기뻐할 수 있습니다. 그래야 사촌이 땅을 사도 배가 안 아플 수 있습니다.
선한 포도밭 주인의 비유는 이렇습니다. 선한 포도밭 주인은 하느님이십니다. 일꾼들은 하느님께 봉사하도록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맨 처음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은 바리사이파 사람들이며, 마지막 사람은 회개한 죄인들입니다. 포도밭의 일은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준비로서 해야 할 선행이며, 데나리온은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구원)입니다. 불평은 어제까지 죄인이었던 세리나 창녀나 이방인들이 너그럽게도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을 본 바리사이파 사람들의 질투입니다.
“이처럼 꼴찌가 첫째 되고 첫째가 꼴찌 될 것이다.”(마태20,16)
예수님께서는 이 비유를 통하여, 지극히 너그럽고 자비로우신 하느님의 사랑을 가르치시는 것입니다. 회개하는 사람들에 대한 하느님의 자비를 보여주시는 것 입니다. 자신들은 선택받았고 구원받았다고 자만했던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자신들은 율법대로 살아가고 있다고 교만했으며, 죄인들에 대한 예수님의 사랑과 자비를 멸시하였습니다. 바로 이러한 마음 때문에 그들은 먼저 부르심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자격(데나리온)조차 잃을 위기에 처한 것입니다.
이 비유를 통해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시고자 하는 것은 바리사이파 사람들의 멸망이나 단죄가 아닙니다. 바로 죄인과 이방인에 대한 하느님의 자비를 함께 기뻐하고, 모두 함께 하느님의 자비에 힘입어 구원을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나보다 못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나보다 더 잘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도와줄 사람들은 도와주어야 하고, 본받을 사람들은 본받아야 합니다. 그렇게 넓은 마음으로 형제자매들에게 다가가야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선한 포도밭 주인의 마음이 되어 너그럽게 대해주고, 정의라는 이름으로 형제자매들을 단죄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게 하면 결국 구원에서 멀어지는 내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선한 포도밭 주인의 마음을 본받아 그렇게 선한 마음으로 형제자매들에게 다가가며, 넘치도록 후하게 베풀어주시는 하느님의 은총에 감사합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