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어머니와 본당신부

어머니와 본당신부

본당 신부님께서 연중 제 31주일 강론을 준비하시다가 마음이 너무 찔렸다. 1독서는 사제들에 대한 질책을 하시는 말씀이고, 2독서는 바오로 사도의 열정적인 선교모습이 보여 지며, 목자의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복음만 가지고 강론을 하기로 하였다. 자신에게 다가오는 말씀들이 너무 부담스러웠던 것이다. 마침 그 미사에 시골에서 올라오신 어머니께서 참례하셨었다.

우리 신부님! 오늘 강론 잘 하시더군요.”

오래간만에 어머니를 만난 신부님은 반갑게 인사하셨다.

어머니는 어쩐 일로 우리 성당에 오셨어요? 오신다고 연락도 없으셨으면서…,”

아들 신부님 얼굴 보고 싶어서 왔지.”

신부님은 어머니를 모시고 맛있는 식사를 대접했다. 식사를 하시면서 어머니는 신부님께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런데 오늘 복음 말씀은 우리 신부님께 해당되는 말씀이던걸?”

순간 신부님은 당황했다. 사실 말씀이 어려워서 복음만 가지고 강론을 했는데, 복음 말씀을 가지고 어머니께서 말씀하시니 당황스러웠던 것이다. 하지만 혹시나 좋은 말씀을 해 주시려나 하고 어머니께 물었다.

어떻게요?”

그러자 어머니는 웃으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우리 신부님은 말만하고, 행동으로 옮기지 않지. 수단 안에 묵주를 가지고 다니지만 할머니들처럼 그렇게 많이 봉헌하지는 않지, 또 윗자리를 좋아하지….,”

다 맞는 말씀이었다. 하지만 신부님은 어머니께 이렇게 변명했다.

어머니! 윗자리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신자분들이 저를 위해서 윗자리를 마련해 주시는 거잖아요.”

그러나 어머니는 또 웃으시면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래도 윗자리를 좋아하는 것은 사실이 아닌가요?”

곰곰이 생각하던 신부님은 어머니께 공격의 기회를 잡았습니다.

어머니가 모르셔서 하시는 말씀인데요, 사제자리보다 더 높은 자리가 있어요.”

성당에 그런 자리가 어디 있어?”

있어요. 바로 성가대예요.”

어머니는 웃으시면서 말씀하셨다.

듣고보니 말이 되네.”

하지만 계속해서 아들 신부를 공격하셨다.

우리 신부님은 우리 신부님, 우리 신부님하면서 형제자매들이 인사하는 것을 좋아하잖아요? 또 신부님이라는 자체가 아버지란 뜻이고, 또 스승이라는 말도 좋아하고…,

신부님께서는 곰곰이 듣다가 다 자신에게 해당되는 말임을 알고서 더 이상 변명할 수 없게 되자 어머니께 이렇게 말씀드렸다.

 

어머니! 집에 안가요? 그리고 웬만하면 오지 마세요.” ^*^

이 글은 카테고리: jubonara, 가해 31-34주일, 연중시기(가해), 주보자료실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고유주소를 북마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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