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단식(마태6,16-18)
구약성경에서 명한 단식일은 일 년에 단 한 차례 속죄의 날 뿐입니다(레위 23,26-32; 16,29). 그 밖에 온 나라에 불행이 닥치면(요나서 참조) 거국적으로 단식하는 수가 더러 있었습니다. 공적으로 단식하는 날에는 먹지도 마시지도 목욕하지도 화장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단식은 열심한 사람들이 개인적으로 자주 하는 단식을 의미합니다. 바리사이들은 개인적으로 매주 두 차례 월요일과 목요일에 단식을 했는데, 단식을 하는 것이 자랑하거나 뭔가를 요구하기 위해 한다면 차라리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너희는 단식할 때에 위선자들처럼 침통한 표정을 짓지 마라. 그들은 단식한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려고 얼굴을 찌푸린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들은 자기들이 받을 상을 이미 받았다.”(마태6,16)
① 단식할 때는 머리에 기름을 바르고 얼굴을 씻어라.
예수님께서는 단식할 때의 자세를 이렇게 말씀해 주십니다.
“단식할 때에는 얼굴을 씻고 머리에 기름을 발라라. 그리하여 단식하는 것을 남에게 드러내지 말고 보이지 않는 네 아버지께 보여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아버지께서 갚아 주실 것이다.”(마태6,17-18)
드러내기를 좋아하는 유다인들 중에는 24시간 음식을 먹지 않고, 옷도 아무렇게나 걸치고, 면회나 인사까지도 사절하였습니다. 그리고 세수도 하지 않고 수염도 깎지 않고 창백하고 슬픈 얼굴로 “나는 오늘 단식중이유!”하고 광고하고 다녔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이런 조작된 슬픈 듯한 얼굴과 허름한 옷을 많이 보셨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이러합니다. 내가 단식한다는 것을 남에게 굳이 보일 필요는 없습니다.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모두 알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② 나의 단식
단식의 가장 큰 장점은 내 의지를 굳건하게 함으로써 내 몸을 통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육신을 길들이는 가장 좋은 방법 중의 하나가 바로 단식입니다.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나약한 의지는 자꾸 미루게 되고, 결국 하지 못하게 만듭니다. 그러므로 단식을 통한 절제는 나의 의지를 키울 수 있고, 단식을 통해 주님의 고통에 동참하며 주님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단식을 통해 절약한 것을 가난한 이들과 나눌 수 있습니다. 참된 단식을 통해서 주님께는 영광을 드리고, 내 의지를 키워 주님의 말씀을 실천하게 하며, 내 주변의 가난한 이들을 도울 수 있는 내가 되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나는 많은 단식을 해 왔습니다. 재의 수요일이나 성 금요일에 나는 주님의 고난에 동참하며 단식과 금육을 하고 그것을 봉헌하고 있습니다. 단식과 금육을 하면서 내가 체험한 은총은 무엇입니까?
육신의 건강을 위한 단식은 많이 합니다. 그러나 영적인 건강을 위한 단식은 더 자주 해야 합니다. 내가 하고 있는 영적인 건강을 위한 단식과 내가 해야 할 영적인 단식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고민해 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실천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