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요속에서 하느님을 만나기
우리는 열왕기를 읽으면서 엘리야 예언자와 바알 예언자 450명과의 대결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1열왕18,16-40). 바알의 예언자들이 신접한 모습으로 날뛰었지만 바알은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자기들에게 주어진 황소를 데려다가 준비해 놓고는, 아침부터 한낮이 될 때까지 바알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바알이시여, 저희에게 응답해 주십시오.” 그러나 아무 소리도 대답도 없었습니다. 그들은 절뚝거리며 자기들이 만든 제단을 돌았습니다. 한낮이 되자 엘리야가 그들을 놀리며 말하였습니다. “큰 소리로 불러 보시오. 바알은 신이지 않소. 다른 볼일을 보고 있는지, 자리를 비우거나 여행을 떠났는지, 아니면 잠이 들어 깨워야 할지 모르지 않소?” 그러자 그들은 더 큰 소리로 부르며, 자기들의 관습에 따라 피가 흐를 때까지 칼과 창으로 자기들 몸을 찔러 댔습니다. 한낮이 지나 곡식 제물을 바칠 때가 되기까지 그들은 예언 황홀경에 빠졌습니다. 그러나 아무 소리도 대답도 응답도 없었다. 바알은 헛된 신이었기 때문입니다. 엘리야는 이렇게 기도하였다.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이스라엘의 하느님이신 주님, 당신께서 이스라엘의 하느님이시고 제가 당신의 종이며, 당신의 말씀에 따라 제가 이 모든 일을 하였음을 오늘 저들이 알게 해 주십시오. 37 저에게 대답하여 주십시오, 주님! 저에게 대답하여 주십시오. 그리하여 주님, 이 백성이 당신이야말로 하느님이시며, 바로 당신께서 그들의 마음을 돌이키게 하셨음을 알게 해 주십시오.”(1열왕18,36-37)
그러자 주님의 불길이 내려와, 번제물과 장작과 돌과 먼지를 삼켜 버리고 도랑에 있던 물도 핥아 버렸습니다. 온 백성이 이것을 보고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려 부르짖었습니다.
“주님이야말로 하느님이십니다. 주님이야말로 하느님이십니다.”(1열왕18,39)
그리고 우리는 엘리야가 하느님을 만났을 때를 기억해야 합니다. 엘리야는 아합과 이제벨을 피해 엘리야는 밤낮으로 사십 일을 걸어 하느님의 산 호렙에 이르렀습니다. 그가 거기에 있는 동굴에 이르러 그곳에서 밤을 지내는데, 주님의 말씀이 그에게 내렸습니다. 주님께서 그에게 “엘리야야, 여기에서 무엇을 하고 있느냐?” 하고 물으셨습니다. 엘리야는 “저는 주 만군의 하느님을 위하여 열정을 다해 일해 왔습니다. 이스라엘 자손들은 당신의 계약을 저버리고 당신의 제단들을 헐었을 뿐 아니라, 당신의 예언자들을 칼로 쳐 죽였습니다. 이제 저 혼자 남았는데, 저들은 제 목숨마저 없애려고 저를 찾고 있습니다.”하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자 하느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나와서 산 위, 주님 앞에 서라.”(1열왕19,11)
바로 그때에 주님께서 지나가시는데, 크고 강한 바람이 산을 할퀴고 주님 앞에 있는 바위를 부수었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바람 가운데에 계시지 않았습니다. 바람이 지나간 뒤에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지진 가운데에도 계시지 않았습니다. 지진이 지나간 뒤에 불이 일어났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불 속에도 계시지 않았습니다. 불이 지나간 뒤에 조용하고 부드러운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엘리야는 그 소리를 듣고 겉옷 자락으로 얼굴을 가린 채, 동굴 어귀로 나와 섰습니다. 그러자 그에게 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엘리야야, 여기에서 무엇을 하고 있느냐?” (1열왕19,13)
하느님께서는 그렇게 부드러운 소리로 다가오셨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청하기도 전에 우리가 원하는 것을 알고 계시다는 것을 굳게 믿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