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절로 자라나는 씨앗의 비유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를 저절로 자라나는 씨앗에 비유하십니다. 이 비유에서 어떤 사람은 바로 하느님 나라를 받아들이는 사람이고, 그가 뿌린 씨는 신앙입니다. 그런데 신앙이 뿌리 내린 곳이 바로 땅입니다. 땅은 바로 주님이십니다. 씨가 땅에 떨어져야 만이 싹을 내는 것처럼, 신앙도 예수님께 뿌리를 내려야 만이 싹을 낼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로부터 떨어져 나가면 결코 신앙의 열매를 맺을 수 없고, 믿음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립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이와 같다. 어떤 사람이 땅에 씨를 뿌려 놓으면, 밤에 자고 낮에 일어나고 하는 사이에 씨는 싹이 터서 자라는데, 그 사람은 어떻게 그리되는지 모른다.”(마르4,26-27)
신앙생활을 하는 이들은 주님께 뿌리를 내립니다. 그러면 주님께서 주시는 힘을 얻게 됩니다. 그렇게 될 때, 그 힘으로 그는 신앙인으로 성장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신앙인으로 성장하기에 기도하며 주님 안에 머물고, 모욕을 모욕으로 갚지 않으며, 온갖 사랑으로 형제자매들을 기쁘게 합니다. 그렇게 자신이 변화되는 것을 보며 스스로 놀라고, 기뻐합니다. 그리고 더 확신에 차 기도하며 “주님! 감사합니다.”라고 고백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또 말씀하십니다.
“땅이 저절로 열매를 맺게 하는데, 처음에는 줄기가, 다음에는 이삭이 나오고 그다음에는 이삭에 낟알이 영근다.”(마르4,28)
씨가 싹이 트고,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것은 땅에 뿌리를 내렸기 때문입니다. 땅이 주는 양분을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땅은 씨를 싹트게 합니다. 목마른 싹을 비가 적셔주고, 태양이 비추어 자라게 하고, 달빛으로 쉬게 합니다. 바람이 시원하게 만들어 주고 구름이 해를 가져 주기도 합니다. 그렇게 열매를 맺게 됩니다.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께 뿌리 내린 신앙인들은 자라나기 시작합니다. 성령께서는 믿는 이들로 하여금 하느님을 향하게 만들고, 기도하게 만들어주며, 온갖 은사를 풍성히 내려 주시어 당당하게 신앙을 고백하게 합니다. 그리고 시련 속에서도 기뻐하며, 언제나 주님과 함께 있음을 알게 됩니다. 그렇게 열매 맺는 신앙인이 되는 것입니다.
한 친구가 자신의 젊은 아내의 죽음을 슬퍼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하느님께서 계시다면 왜 이 젊은 나이에 제 아내를 데려 가십니까? 요즘 평균 연령이 팔십이 넘는다고 하는데 그 반도 못살고 가게 하십니까? 어떻게 이리 착하게 살아온 제 아내에게 처절한 고통과 죽음을 주십니까?”
그러나 그 친구는 슬픔이 눈을 가려 하느님을 올바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이렇게 탄식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그 친구의 아내를 사랑하시어 이렇게 멋진 남편을 주셨고, 아이까지 주셨던 것입니다. 그리고 끝까지 남편을 통해서 돌보게 하셨던 것입니다. 하느님의 크신 계획 앞에 사실 부족한 인간은 어떻게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그저 고통 속에서도 “예” 할 수 있는 내가 되어야 합니다. 기쁨이 주어졌을 때는 온 몸으로 찬미를 드릴 수 있는 내가 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슬픔 속에서 절망을 움켜잡을 것이 아니라 그 슬픔 속에서도 주님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또 말씀하십니다.
“곡식이 익으면 그 사람은 곧 낫을 댄다. 수확 때가 되었기 때문이다.”(마르4,29)
농부는 곡식이 익으면 곧 낫을 대어 수확합니다. 자신이 한 일은 별로 없습니다. 모든 것을 자연이 알아서 해 주었습니다. 신앙인의 구원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내 힘으로 나를 구원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은총으로 구원을 받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신앙인들은 주님의 은총 속에서 기쁘게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살아가면 됩니다. 그렇게 열매를 맺을 때, 주님께서는 나에게 큰 영광을 주십니다. 낫은 심판을 나타내는 표상입니다. 수확 때는 종말을 이야기 합니다. 그러므로 마지막 때에 주님 앞에 열매 맺는 신앙인으로 자리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주님께 뿌리 내리고, 주님께 온전히 나를 맡겨야합니다. 그래야 주님께서는 나를 통해 풍성한 열매를 거두실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느님 나라는 성장해 가는 것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분명 하느님께서 다스리시는 나라입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시고자 하는 나라입니다. 이 하느님 나라의 시민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예수님께 믿음의 뿌리를 내리고, 신앙의 열매를 맺어야 함은 분명 당연한 것입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나만이 아니라 세상 모든 이들의 구원을 바라십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내가 하느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서 노력하기를 원하십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것은 하느님께 온전히 의탁하는 것입니다.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나를 통해서 하시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나는 온전히 주님께 맡기고, 주님의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주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쓰실 수 있도록 맡겨 드려야 합니다.
씨앗의 비유를 들으면서 하느님께서는 나를 어떻게 이끄시어 나를 성장시키고 성숙시키셨는지를 돌아봅시다. 그리고 온전히 하느님께 맡기는 삶을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돌아봅시다. 그리고 어떻게 주님께 의탁하며 살아갈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결심해 봅시다. 분명 예전의 나의 모습과 지금의 나의 모습은 다릅니다. 그리고 나는 내 옆에 있는 성숙한 신앙인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기뻐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형제자매들과 함께 하느님의 은총에 감사하며 주님께서 원하시는 열매를 맺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내가 되어 봅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