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죽은 이들을 위한 기도: 연도(煉禱)

죽은 이들을 위한 기도: 연도(煉禱)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해 바치는 위령기도를 우리는 보통 연도(煉禱)라고 합니다. 연도라는 말은 연옥에 있는 영혼들이 쇠붙이가 불에 달구어 더욱 깨끗하고 단단한 쇠로 거듭나듯이 나의 기도를 통해서 그들의 허물이 깨끗이 씻어져 천국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느님께 비는 기도입니다.

교회는 설립 초기부터 신자가 죽으면 그를 위한 여러 가지 전례 행위들을 하였습니다. 박해 상황이었던 초대 교회에서는 죽음을 천상탄일이라는 뜻으로 생일이라고 부를 만큼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부활 신앙에 충실하였으며, 죽은 이들이 영원한 생명에 참여한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344-407)도 죽은 이를 위한 미사, 위령 기도와 주은 이를 위한 자선 행위 등은 하느님의 자비를 얻기 위한 방법으로 사도로부터 내려오는 전통이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죽은 이를 위한 위령 기도는 모든 성인의 통공에 관한 교리하느님의 계획안에서 인간의 활동에 관한 교리를 잘 보여줍니다.

 

살아 있는 이들이 죽은 이를 위해 기도할 수 있으며 이 기도가 죽은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모든 성인의 통공때문입니다. 모든 성인의 통공에 대해서 교황 레오 13(1878-1903)성체성사를 통해 더욱 깊어지고 강해지며 살아 있는 사람들끼리 나누는 사랑이라는 은총은 모든 성인의 통공 안에 머무르는 모든 이들에게 흘러넘친다. 다시 말해서 기도, 도움, 헌신, 호의 등과 같은 신자들의 나눔은 하느님 나라에 이미 다다른 사람들과 아직 연옥 단련을 받는 사람들, 그리고 지상의 순례 중에 있는 사람들이, 머리이신 그리스도를 통해 사랑이 넘치는 살아 있는 단일 공동체 안에 머무른다는 증거이며 이것이 바로 모든 성인의 통공인 것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사랑이신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나이며 거룩하고 보편된 공동체입니다. 이 공동체의 주인이시며 시작도 끝도 없으신 하느님 앞에서 시간은 무의미한 것입니다. 먼저 세상을 떠난 이들도 이 공동체의 일원이며 살아 있는 우리들도 이 공동체의 동일한 구성원입니다. 즉 천상교회와 지상교회는 같은 공동체에 속해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머리이신 그리스도의 지체들이라는 유대감 안에서 죽음으로 연옥에서 고통 받고 있는 영혼들을 위해 우리가 기도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하느님 나라에 이미 들어가 있는 성인들은 이 세상에서의 순례를 계속하고 있는 우리들을 위해 하느님께 간구해 주실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산 이들이 바치는 죽은 이들을 위한 위령 기도는 그리스도 안에서 몸소 만들어 주신 그리스도인들의 공동체 안에서 더욱 풍요롭게 됩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계획안에서 인간의 하느님 나라를 위한 투신이라는 측면 또한 위령 기도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하느님 나라를 독단적인 의지로 마련하시지는 않으며, 피조물의 도움을 통해서 이룩하기를 원하고, 피조물의 활동을 통해서 하느님의 의지를 세상에 드러내십니다. 그러나 때가 오면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심판하실 것입니다. 그 심판 때 의인은 영복을 얻고, 죄인은 벌을 받게 될 것입니다. 죄를 씻어야만 천국에 들어갈 수 있는데, 죽은 후에 인간은 자신의 구원을 위하여 아무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세례 후에 범한 죄를 씻고 정화되기 위해서는 연옥에서 단련을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사랑이신 하느님께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죽은 이들을 위하여 살아있는 이들이 바치는 희생과 자선, 기도를 외면하지 않으십니다. 왜냐하면 외아들까지 내어주신 하느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살아 있는 이들의 위령 기도는 죽은 이들에게 힘이 되는 것입니다.

 

현재 우리가 바치고 있는 연도는 시편 129편과 50, 성인 호칭 기도 및 찬미 기도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우리 고유의 가락에 맞춰서 노래로 바치고 있습니다. 연도의 음률을 제대로 익히고, 공동체가 함께 아름답고, 구성진 목소리로 노래할 때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기도를 더욱 기쁘게 받아들여 주실 것입니다.

 

이 글은 카테고리: jubonara, 나해 31-34주일, 연중시기(나해), 주보자료실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고유주소를 북마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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