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숭


    훔숭
    사하라의 수련기간을 통해 얻은 풍요로움은 말할 것도 없이 고독과 고독이 주는 기쁨인 침묵입니다. 참된 침묵은 어느 곳에나 파고들며, 모든 존재에 스며들어 마음이 산란한 사람은 도저히 인식하지 못하는 놀랍고도 새로운 힘으로 영혼에게 이야기합니다. 이러한 침묵을 생활화 하도록 하기 위해 수련 책임자는 우리에게 며칠간 사막으로 떠나도록 합니다. 준비물은 빵 한 바구니, 대추 몇 개, 물, 성서가 전부입니다. 하루를 걸어가니 동굴이 있었습니다. 사제 한 사람이 미사를 봉헌합니다. 그런 다음 동굴 안의 바위로 된 제대 위에 성체를 모셔 두고 떠납니다. 따라서 우리는 일주일을 주야로 현시되어 있는 성체와 더불어 남게 됩니다. 사막의 침묵, 동굴 속의 침묵, 성체 안의 침묵, 어떤 기도도 성체께 대한 훔숭만큼 어려운 기도는 없습니다. 인간의 본성 자체가 강력하게 반기를 들고 나섭니다. 차라리 태양 아래서 바윗돌을 나르는 것이 더 나을 것입니다. 감정, 기억, 공상, 등 모든 것이 무기력해집니다. 믿음만이 승리를 거둡니다. 따라서 믿음이 힘겹고 어둡고 있는 그대로 드러납니다. 빵의 형상의 상대를 마주하고 "거기에 그리스도께서 참으로 살아 계신다." 라고 말하는 것이 순수한 믿음입니다. 그러나 그 어떤 것도 순수한 믿음보다 많은 영향분을 제공해 주지 못합니다. 그리고 믿음 안에서 기도야말로 참된 기도입니다. 그런 기도는 감정과 공상과 인간의 본성을 넘어서 하느님을 만나는 것입니다. 그리고 바로 여기에 '탈피'의 주요한 관점이 있습니다. 내 기도가 달콤한 맛에 뿌리를 박고 있는 한, 변화의 기복이 심해서 잠시 열광한 뒤에는 곧 의기소침한 상태에 빠질 것입니다. 수련 책임자는 내게 이렇게 말합니다. "당신의 기도를 탈피시켜야 합니다. 단순화시켜야 하고 비지성화해야 합니다. 예수님 앞에 보잘 것 없는 사람으로 서십시오. 아무런 생각을 지니지 말고 그저 살아 있는 믿음만을 가지고 말입니다. 오직 사랑의 행위를 통해 성부 앞에 머무십시오. 지력으로 하느님께 다다르려 하지 마시시오.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입니다. 사랑으로 그분께 다다르십시오. 그러면 가능합니다."
까를로 까레또의 매일 묵상 중에서

♬ De profundis[깊은 구렁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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