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 예수님께서는 자리를 잡은 이들에게 원하는 대로 나누어 주셨다. ”



 

먹구름이 가득한 밤이지만 볼을 스치는 바람이 참 정겹게 느껴지는 밤입니다.

아버지의 말씀을 담다가 그리움이 밀려와 마당으로 나갔지요.

오늘따라 친정 부모님이 참으로 그립답니다.

지금보다 예전엔 더 더웠던 것 같습니다.

그 더운 여름날에 손님이 오면 불을 때서 시커먼 가마솥에 밥을 하시고

또 다른 솥에는 국을 끓이고 불을 삭히면서 숯을 꺼내

노오란 계란찜을 완성하시던 엄마가

생각나 괜스레 그리움에 눈시울을 적셨습니다.

매운기에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얼굴은 발갛게 달아 오른 채로 늘 웃으셨지요.

그래도 뭐가 그리 좋으신지 당신은 밥을 먹지도 못하고 시중만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숭늉까지 만들어서 내셨답니다.

힘든 시집생활에서도 굴하지 않고 그리 하셨던 엄마가 이해가 되지 않았지요.

어린 마음에도 정말 싫었답니다.

아마도 엄마는 기쁘게 하는 것이기에 웃을 수 있었나 봅니다.

그리고 한 여름에 할아버지 할머니의 한복을 손질하느라

이상하게 생긴 다리미에 숯을 넣고 호호 불어가며

풀을 먹여 말렸던 옷을 다리셨지요.

땀이 줄줄 흘러내리고 눈물을 흘리면서도 저를 보시며 웃었습니다.

그 웃음의 의미가 무엇일까요?

아버지! 일이 아니라 기쁨이라 하지요?

엄마가 그러셨나 봅니다.

오늘 아버지께서 오천명을 먹이시는 기적을 일으키신 것 처럼이요.

그들을 사랑하는 마음에 기적으로 은총을 내리시는 아버지처럼~~

그런 것을 보면 사랑의 힘은 정말 대단한 것인가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을 사는 저희는 늘 힘들다 고백하지요.

기쁨으로 하지 않기에 그러함을 모르고

최선을 다하지만 살기가 어렵다고들 합니다.

의무가 아닌 당연함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기쁨이 아니라 일로 생각하기에 그리 힘든 것인가 봅니다.

말이 오천명이지 사실 감당하기 어려운 수이지요.

만약 제자들 중 한명이 저였다면 일이 되어 다가왔기에 뒤로 빠졌을 겁니다.

의무감으로 무겁게 다가왔을 테니까요.

하루하루를 살아감에 사랑의 힘으로 사랑의 맘으로 살아간다면

못할 것이 없음을 새삼 생각해 봅니다.

그런 사랑의 힘으로 일치를 향해 나아갈 때

비로소 아버지께서 바라시는 사랑을 실천하며

하나로 일치되어 더 멀리 나아갈 텐데요.

에페소서에서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의 일치에 대해서 말합니다.

부르심에 합당하게 살아가라 하지요.

겸손과 온유를 다하고, 인내심을 가지고 사랑으로 서로 참아 주며,

성령께서 평화의 끈으로 이루어 주신 일치를 보존하도록 힘쓰라 합니다.

말씀을 묵상하면서 이래저래 어찌나 챙피하던지요.

깊디깊은 아버지의 사랑을 망각하고 살아온 것 같아서요.

그리고 아버지께서 베푸시는 사랑을 제 가슴에 담아

저도 실천해야 함인데 그리하지 못한 것은 아닌가도 싶고~~

그 사랑의 힘으로 일치로 나아가 서로 하나되어

아버지의 뜻을 행했어야 했는데 그리하지 못함을 반성합니다.

말씀을 묵상하면서 매사에 일이 아니라

사랑에서 나오는 기쁨으로 할 것을 다짐해 봅니다.

 


사랑이신 아버지!

오늘 아버지께서는 오천명을 먹이시는 기적을 행하십니다.

모여있는 사람들을 향한 아버지의 깊은 사랑이 기적을 베푸십니다.

사랑의 은총을~~

그 모습에 부족한 저를 비추어 봅니다.

저는 과연 사랑을 행하는 사람이었는지요.

공동체 안에서 사랑의 기쁨으로 움직이는 저였는지 반성해 봅니다.

사랑이 기적을 일으키고 은총이 되어 안김을 잊고 살아왔던 저는 아니었는지요.

사랑이신 아버지로 고백하면서

정작 사랑을 바로 알고 있었던 저였는지도 반성해 봅니다.

아버지!

사랑을 고백하는 저가 아버지를 닮게 하시어

일이 아니라 사랑의 속삭임으로 고백하는 저가 되게 하소서.

작은 가슴에 아버지의 사랑을 담아 겸손과 온유를 담고 인내심을 가지고

희망으로 나아가게 하시어 사랑을 실천하는 기쁨에 행복해하는 은총을 주소서.

사랑의 돗자리를 타고 더 넓은 세상속으로 날아 들어가

힘들고 어려워하는 이들의 손을 잡고

영원한 생명으로 이끌 수 있는 저가 되게 하소서.

아멘.


이 글은 카테고리: TN-lectiodominus-C2, 복음 나눔(주일)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고유주소를 북마크하세요.

Re.. “ 예수님께서는 자리를 잡은 이들에게 원하는 대로 나누어 주셨다. ”에 1개의 응답

  1. 아리랑 님의 말:

    부뚜막에서 놋쇠 주걱으로 밥을 푸시던 어머님이 생각납니다. 지금은 노 하셔서 기회간 된다면 부뚜막에 오르실려나 걱정입니다. *^* 샘지기님! 향수를 잃지 않고 신앙과 더불어 사시는 모습이 부럽습니다.~~~^*^

  2. 샘지기 님의 말:

    《Re》아리랑 님 ,
    감사합니다. 반면 너무나 부족하기에 이제사 깨달음을 갖는 것인지도 모르지요.
    언제나처럼 한결같은 아리랑님의 모습이 참 보기에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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