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관 기드온

 

기드온


                                                                     김성현






현대 세상에서는 최고와 일등만을 강조하고 있고, 뛰어난 능력을 지닌 사람이거나 타인보다 우수한 능력을 지닌 사람만이 부각되고, 이러한 사람들에게만 시선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대학 수석 합격자」, 「혼자 힘으로 일구어 낸 ○○○씨의 성공사례」, 「○○○박사의 노벨상 수상」 등…… 이러한 현실에서 작고 보잘 것 없는 일반 사람들은 낙오자처럼 자신의 처지를 비관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성공한 사람, 최고인 사람만을 사랑하시지 않고, 작고 보잘 것 없는 사람들과도 늘 함께 하시고 또한 사랑으로 감싸주십니다. 그리고 이들을 통해 당신의 놀라우신 업적을 드러내 보이십니다. 그 좋은 예로 이스라엘의 판관이었던 기드온을 들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에는 열 네 명의 판관이 있었는데 기드온은 그 판관들 중 한 명이었습니다. 기드온 시대에 이스라엘 사람들은 자신들만의 능력을 믿고 우쭐대며 하느님을 저버리고 다른 신을 섬기는 등 하느님 눈에 거슬리는 악을 행하였습니다. 그래서 하느님은 이들을 미디안족에게 넘기셨습니다.




이로 인해 자신의 능력만을 믿던 이스라엘 백성은 미디안족에게 억눌리고 고통을 당하게 되었습니다. 이 고통 속에서 이스라엘 백성은 자신들의 잘못을 깨닫고 뉘우치면서 하느님께 구원해 달라고 기도하였습니다. 자신들의 힘으로만은 구원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죄를 회개하는 이스라엘을 보시고 하느님은 이스라엘을 구원하시기 위해 기드온을 부르십니다. 즉 주님의 천사가 하느님의 명을 받고 기드온을 찾아가 말했습니다. “힘센 장사야, 야훼께서 너와 함께 계신다. 너에게 있을 힘을 가지고 이스라엘을 미디안의 손에서 구원하러 가거라. 내가 친히 너를 보낸다.”




이 말씀을 듣고 기드온은 “제가 어떻게 이스라엘을 구원할 수 있겠습니까? 저의 부족은 므나쎄 지파에서도 가장 약하고 또 저는 제 집안에서도 가장 어린 사람입니다”하고 대답하였습니다. 그러자 하느님은 “내가 너와 함께 있으리라”는 말씀으로 기드온을 안심시켜 주셨습니다.




이 무렵 미디안 사람들이 쳐들어왔습니다. 이를 물리치기 위해 기드온은 이스라엘 백성을 불러모았습니다. 그러나 기드온은 인간이 지닌 나약함으로 인해 하느님께 자신을 선택하셨다는 증거로 표징을 요구하였습니다.




한 번은 “이스라엘을 제 손으로 구하는 것이 하느님의 뜻이라면 타작 마당에 양털 한 뭉치를 펴놓겠습니다. 만일 이 양털 뭉치에만 이슬이 내리고 땅바닥이 말라있다면 이스라엘을 제 손으로 구하시려는 줄로 알겠습니다”라고 청했습니다. 과연 다음날 아침에 땅바닥은 말라 있었으나 양털을 짜니 물이 한 잔이나 나왔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불안감이 남아 있던 기드온은 다시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고 노하지 마십시오. 이번에는 양털만 말라있고 사방의 땅바닥은 이슬로 젖게 해주십시오”하고 청했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도 하느님께서는 그 청을 들어주셨습니다.




확신을 얻은 기드온은 자신의 주변에 모인 삼만 이천 명의 군인들을 이끌고 출전하여 어느 샘물 옆에 진을 쳤습니다. 이때 하느님께서 기드온에게 이르셨습니다. “네가 거느린 군대의 수가 너무 많다. 이대로는 내가 너희의 손에 미디안을 붙이지 않겠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나를 아는 체도 않고 제 힘으로 승전했다고 으스댈 테니 말이다. 지금이라도 무서워하는 이는 떠나가라고 일러라.”




하느님께서 시키신 대로 하니 이만 이 천명이 돌아가고 만 명만이 남았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다시 기드온에게 “아직도 군인이 많다. 그들을 물가로 데리고 가서 물을 혀로 핥는 자들을 한편에 세우고, 무릎을 꿇고 물을 마구 들이켜는 자들을 다른 편에 세워라”하고 이르셨습니다. 하느님께서 이르신 대로 사람을 가르자 하느님은 혀로 물을 핥은 삼 백명만을 선택하셨습니다. 그리고 이들로써 이스라엘을 구원하시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렇게 남은 삼 백명을 기드온은 세 부대로 나누어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뿔나팔 하나와 횃불이 든 빈 단지 하나씩을 나누어주었습니다. 그리고 군사들에게 이르기를 “너희는 나를 보고 있다가 내가 하는 대로 하여라”라고 명했습니다.


이스라엘 군사들이 기드온을 따라 적진에 도착했습니다. 기드온은 뿔나팔을 불며, 단지를 깨뜨려 횃불을 흔들며 “야훼 만세! 기드온 만세!”하고 소리치자 기드온을 따라온 이스라엘 군사들도 똑같이 행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적군의 진지에서는 큰 혼란이 일어났습니다. 그들은 깜깜한 어둠 속에서 서로를 구분하지 못하고 저희끼리 마구 칼로 찔러 죽여 십 이만 명이 쓰러지고 겨우 만 오천 명만이 도망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하느님의 힘으로 이스라엘 백성을 구한 기드온에게 이스라엘 사람들이 왕이 되어달라고 청하였지만 기드온은 그들의 청을 거절하며 “그대들을 다스리실 분은 하느님이십니다”라고 말하였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들은 기드온의 이야기를 살펴보면 하느님은 자신의 능력만을 믿고 최고라고 우쭐거리는 사람들이 아닌, 작고 보잘 것 없지만 오직 하느님을 믿고 의탁하는 사람들을 통해서 당신의 놀라우신 업적을 드러내 보이심을 알 수 있습니다.




위의 예화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하느님 앞에서 인간은 너무나도 보잘 것 없고 부족한 존재입니다. 따라서 현 시대를 살아가는 신앙인들은 자신의 능력을 믿고 우쭐거리기보다는, 자신의 부족함과 보잘 것 없음을 인정하고 자신이 지금 지닌 것을 하느님의 은총으로 받아들이면서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오직 하느님만을 의탁하고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자신을 낮추는 사람은 마태오 18,1-5의 “하늘 나라에서 가장 위대한 사람은 자신을 낮추어 어린이와 같이 되는 사람이다”라는 말씀처럼 세상에서는 보잘 것 없지만 하늘 나라에서는 하느님의 가장 큰사랑을 받는 가장 위대한 사람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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