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를 하느님이 부르심 (출애 3,1-4,17)

 

모세를 하느님이 부르심 (출애 3,1-4,17)


                                                                     도현우






미디안 사제인 이드로의 양떼를 치는 목자 중에  모세라는 젊은이가 있었다. 그는 자신이 히브리인이고, 에집트 임금의 딸인 자신의 양어머니에 의해 운좋게 살아남게 되었다는 사실 밖에는 자신의 출생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다. 그리고 자신의 친어머니에 대한  알 수 없는 그리움을 품고 살던 그에게 동족 히브리인들의 고생스런  삶의 모습은 늘 무거운  짊처럼 느껴졌다. 그러던 중에 우연히 길을 가다가 에집트인이 히브리인을 때리는  것을 목격하였는 데, 순간적으로 감정이 격해져서 그만 그 에집트인을 죽이게 되었다.




그 후 그의 이집트에서의 안정된 삶은 꼬이기 시작하여 결국에는 에집트를 탈출하여 미디안으로 도망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러던 중 이드로의 밑에서 잔심부름을 하다가 이드로의 눈에 띄어 양을 치는  일을 맡게 되었다. 모세에 대한 이드로의 특별한 사랑을 시기하는 일부 사람들의 질시와 모함을 받으면서도 모세는 자신의 일을 충실히 하고 오히려 자신 때문에 이드로에게 불명예스러운 일이 있을까봐 걱정하였다




어느 화창한 오후, 모세가 양떼를 이끌고 광야를 지나 호렙으로  가는 길이었다. 갑자기 구름이 해를 가리고 주위는 점점 어두워졌다. “무슨 일이지?” 모세가 이상하여 양떼를 멈추고 주위를 둘러 보았다. 그때였다. 저 멀리서 불꽃 모양이 이글거렸다. 신비한 기운에 사로 잡혀 모세가 불꽃 모양이 있는 쪽으로 다가갔더니 야훼의 천사가 떨기 가운데 이는 불꽃으로 모세 앞에 나타났다.




모세는 순간 두려움이 밀려오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떨기에서 불꽃이 이는데도 떨기가 타지 않는 것을 보고 “저 떨기가 어째서 타지 않는 것일까? 이 놀라운 광경을 가서 보아야겠다”며 불꽃 앞으로 한 걸음씩 다가갔다. 불꽃으로 다가오는 모세를 야훼께서 보시고 떨기 가운데서 “모세야, 모세야”하고 부르셨다. 놀란 모세가 엉겁결에 “누구시오?”하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야훼께서는 떨기 가운데서 “너무 놀라지 말아라. 나는 네 선조의 하느님이다.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이다”라고 말씀하였다. 모세가 “어디 계십니까,, 주님?”하고 묻자  하느님께서는 “바로 네 앞에 있지 않느냐” 하고 말씀하셨다. 이 말을 듣고 모세가 불꽃 앞으로 다가가려고 하자 하느님께서 “이리로 가까이 오지 말아라. 네가 서 있는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어라”  하셨다. 이 말을 들은 모세가 그 자리에서 얼른 신발을 벗고 주님 앞에  무릎을 꿇었다.




야훼께서는 계속 말씀하셨다. “나는 내 백성이 에집트에서 얼마나 고생하는지를 똑똑히 보았고 억압을 받으며 괴로워 울부짖는 소리를 들었다. 그들이 얼마나 고생하는지를 나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나는 이제 내려가서 그들을 에집트인들의 손아귀에서 빼내어 그 땅에서 이끌고 젖과 꿀이 흐르는 아름답고 넓은 땅, 가나안족과 헷족과 아모리족과 브리즈족과  히위족과 여부스족이 사는 땅으로 데려 가고자 한다. 지금도 이스라엘 백성의 아우성 소리가 드려 오는구나. 또한 에집트인들이 그들을 못살게 구는 모습도 보이는구나. 내가 이제 너를 파라오에게 보낼 터이니 너는 가서 내 백성 이스라엘 자손을 에집트에서 건져 내어라”.




이 말을 들은 모세가 하느님께 아뢰었다. “하느님, 저는  미천한 사람입니다. 제 모친이 누구인지도 모르게 에집트인에 의해 키워졌습니다.  그리고 사람을 죽이고 떠돌아 다니다가 운이 좋게도 마음씨 좋은 제사장의  손에 거두어져 양을 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한낱 양 치는 일을 하는 제가 어떻게 감히 파라오에게 가서 이스라엘  백성을 에집트에서 건져내겠습니까?”.




이 말에 야훼께서 대답하셨다. “내가 너의  힘이 되어 주겠다. 이것이 바로 내가  너를 보냈다는 증거가 되리라. 너는 나의 백성을 에집트에서  이끌어 낸 다음 이 산에서 하느님을 예배하리라”. 모세가 하느님께 아뢰었다. “제가 이스라엘 백성에게 가서 ‘너희 조상들의  하느님께서 나를 너희에게 보내셨다” 하고 말하면 그들이 ‘그 하느님의 이름은  무어시냐?’ 하고 물을 터인데 제가 어떻게 대답해야 하겠습니까?”




하느님께서는 모세에게 “나는 곧 나다” 하고 대답하시고 이어서 말씀하셨다. “너는 ‘나를 너희에게 보내신 분은 나다-라고  하시는 그 분이다’ 하고 이스라엘 백성에게 일러라. 그리고 또한 ‘나를 너희에게 보내신  이는 너희 선조들의 하느님 야훼이시다.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이시다’.  이것이 영원히 나의 이름이 되리라. 대대로 이 이름을 불러 나를 기리게 되리라”.




그리고 나서도 모세는 여러 이유를 들어 하느님의 부르심에 발뺌을 하려고 하였으나, 하느님께서는 “…바로 나 야훼가 아니더냐. 난 이미 너를 선택했고 너보다 이 일에 적합한 사람은  없다. 내가 널 말하게 하고 행동하게 하리니 너는 어서 에집트로 떠나거라”고 말씀하셨다. 결국 모세는 하느님께 에집트로 가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데리고 오겠다고 한 뒤 하느님께 고개 숙여 인사하였다. 모세가 고개를 들었을 때 다시 구름 한 점 없는 화창한 날씨였고  주위에는 양떼들만이 있을 뿐이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인간들에 대한 사랑을 몸소 보여주시기 위해서 역사의  한 지점으로 오셨습니다. 그리고 그 펼칠 장으로 이스라엘 민족을  택하셨습니다. 하지만, 그 민족은 숫자로나 힘으로나 내세울 것 하나도 없는 보잘 것 없는 민족이었습니다. 이러한 민족을 이끌기 위해 당신이 쓰시고자 하는 모세 역시 앞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인간적으로 보았을 때 별로 신통한 점이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이렇듯이 그 분이 우리를 당신 도구로 쓰시는 데에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능력이 큰 이유가 되지는 못하는 듯 합니다. 중요한  것은 그 분이 나를 사랑하시고  나를 쓰시겠다는 그 분의 의지인 것입니다. 필요한 것은 이미 우리에게 주셨고, 나머지도 그 분이 채워주실 겁니다.




저희 역시 삶 한가운데서 우리를 부르시는 그 분의 목소리를 애써  외면하지 않고 용기내어 응답할 수 있도록 늘 그 분께 마음을 열어 놓아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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