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다사르왕의 악행 1

 

발다사르왕의 악행


                                                                     이응제






바빌론왕 벨사살이 잔치를 베풀고 만조백관들을 불러 함께 술을 마신 일이 있었습니다. 벨사살은 술에 취해 거나하게 되자 선왕 느부갓네살이 예루살렘 성전에서 약탈하여 온 금잔, 은잔을 내 오라고 하였습니다. 왕은 고관들과 왕비들과 후궁들과 함께 그 잔으로 술을 마셨습니다.




이렇게 술을 마시며 우상을 찬양하는데 갑자기 사람의 손가락 하나가 나타나서 왕궁 벽에 글자를 썼습니다. 왕은 글쓰는 손을 보고 새파랗게 놀랐습니다. 그는 바빌론의 현자들을 불러오게 하였고, 그들에게 “저 글을 읽고 뜻을 풀어 주는 사람은 자주색 도포를 입혀 주고 금목걸이를 걸어 주며 이 나라에서 셋째 가는 높은 자리에 앉혀 주리라.”하였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그 글자를 읽지 못하였습니다. 그러자 왕비가 나서서 다니엘이 그 글을 풀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아뢰었습니다. 그래서 왕은 다니엘을 불러오게 하였고 그에게 그 글을 풀도록 하였습니다.




다니엘은 다음과 같이 왕에게 아뢰었습니다. “임금님, 하느님께서는 선왕 느브갓네살의 나라를 강대하게 하셔서 영화와 영광을 떨치게 해 주셨습니다. 그러나 선왕은 교만해져서 자기 생각만 내세우시다가 그만 옥좌에서 쫓겨나게 되었고, 그제야 인간의 왕국을 다스리는 분은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이시라는 것을 깨닫게 되셨습니다. 그분의 아들이신 임금님께서는 그러한 일을 다 아시고도 겸손해지시기는커녕 오히려 하느님을 거역하시고 그분의 집에서 쓰이는 거룩한 잔들을 내어다가 대신들과 왕비들과 후궁들과 함께 그 잔으로 술을 마셨습니다. 그리고 우상을 찬양하였습니다.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께서 손가락을 내 보내시어 저 글자들을 쓰게 하신 것은 그 때문입니다. 저기 쓴 글자들은 ‘므네 므네 드켈’ 그리고 ‘브라신’입니다. 그 뜻은 이렇습니다. ‘므네’는 ‘하느님께서 왕의 나라 햇수를 세어 보시고 마감하셨다’는 뜻입니다. ‘드켈’은 ‘왕을 저울에 달아보시니 무게가 모자랐다’는 뜻입니다. ‘브라신’은 ‘왕의 나라를 메대와 페르샤에게 갈라 주신다’는 뜻입니다.”




이에 왕은 약속대로 다니엘에게 자주색 도포를 입히고 금목걸이를 걸어 주도록 영을 내리고, 다니엘이 온 나라에서 세 번째로 높은 사람임을 공포하였습니다. 그러나 벨사살왕은 그 날 밤 살해되었고 나라는 메대왕 다리우스가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벨사살왕의 악행을 통해 우리는 하느님께서만이 세상의 모든 권력의 주인이심을 알게됩니다. 하느님께서는 아무리 높은 권력을 가진 자라도 참 주권자이신 당신을 알아보지 못하고 스스로 자만하여 겸손하지 못한 사람은 언제라도 그 자리에서 내치실 수 있으신 분이십니다. 더구나 벨사살왕은 이미 선왕의 악행을 보았고 또 하느님께서 어떤 분이신지를 알고 있으면서도 악행을 저질렀으니 그 죄가 더 크다하겠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여러 가지 표징으로 오늘도 우리에게 당신의 뜻을 전하십니다. 피조물인 인간으로서 마땅히 실천해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무엇은 해야하고 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가르쳐주십니다. 우리는 언제나 이러한 하느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만일 벨사살왕과 같이 교만해져서 그의 선왕을 통해 보여주신 하느님의 뜻에 귀기울이지 않는다면 우리도 같은 죄에 떨어지는 것이 됩니다.




그러면 하느님의 말씀에 귀기울인다는 것은 어떻게 하면 되는 것입니까? 그것은 바로 기도하는 삶입니다. 세상일에 파묻혀 정신 없이 지나가는 시간 속에서도 우리는 하느님을 위한 시간을 마련해야 합니다. 그리하여 침묵 중에 들려오는 그분의 말씀을 듣고 따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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