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스킬라 (사도 18,2.18.28; 로마 16,3; 1고린 16,9; 2디모 4,19)
서근수
우리 모두는 세례를 받고 그리스도를 따르는 친교공동체의 일원이 되었습니다. 우리 각자는 이러한 교회 안에서 친교를 위해 사람과 또는 세상과의 관련을 맺고 복음을 선포할 사명을 지니고 있습니다. 지체는 여럿이지만 각 지체는 모여 그리스도의 몸을 이룬다는 사도 바오로의 말씀은 우리에게 각자의 다양한 모습과 생활을 인정하는 가운데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서로의 일치를 이루어야 하는 책임을 수행할 것을 가르쳐줍니다.
교회는 하느님의 백성으로서 사제와 여러 수도자들 그리고 평신도가 모여 그리스도의 몸을 이룹니다. 그렇기에 교회는 사제만의 교회도 수도자들만의 교회도 평신도들만의 교회도 아닐 것입니다. 교회는 여러 구성원들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가운데 하느님의 구원이 이루어지는 공동체일 것입니다.
저는 교회의 이러한 모습을 보면서 사도바오로와 함께 복음을 선포하였던 브리스킬라와 아퀼라라는 성서 속에 인물에 대해서 이야기 해 드릴까 합니다.
브리스킬라와 아킬라는 바오로가 전도여행을 할 때 많은 도움을 주었던 사람입니다. 성서 속에서 볼 수 있듯이 바오로나 아폴로처럼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드러나게 선포하지는 않았지만 바로 옆에서 보이지 않게 사도들에게 힘을 주었습니다. 바오로가 고린토에 전도하러 왔을 때에 브리스킬라와 아킬라는 로마에서 쫒겨나 천막을 만드는 일을 하였는데 바오로를 도와 바오로의 생계를 위해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에페소에서 아폴로가 그리스도의 복음을 유대인의 회당에에서 담대하게 선포했을 때에 아폴로를 자기 집으로 데려가 하느님의 가르침을 더 자세히 설명해 주었고, 아폴로가 또 다른 곳으로 전도를 하러 가려고 했을 때에 뒤에서 보이지 않게 많은 도움(편지를 전도할 그 곳에 미리 보내 아폴로를 환영할 수 있도록)을 주었습니다. 브리스킬라와 아킬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몸으로 실천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사도 바오로는 브리스킬라와 아킬라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그리스도 예수를 위해서 함께 일하는 동지 브리스킬라와 아킬라에게 문안해 주십시오. 그들은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내 목숨을 살려준 사람들입니다. 이 사람들에 대해서는 나뿐만 아니라 이방인의 모든 교회가 다 고맙게 생각합니다. 그들의 집에서 모이는 교회 여러분에게 문안해 주십시오”
브리스킬라와 아킬라는 참으로 겸손하고 믿음이 강한 신앙인이었고, 복음을 몸으로 실천한 사람들이었습니다. 현재 우리의 교회 모습속에서 볼 때 이들은 사제도 수도자도 아닐 것입니다. 그저 평범한 평신도였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이들의 굳은 신앙과 실천이 없었다면 사도 바오로나 그 밖의 여러 사도들의 복음선포를 위한 삶은 어려웠을 것입니다.
형제 자매 여러분!
사도 바오로나 베드로 등등 많은 사도들이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귀울였지만 브리스킬라와 아킬라와 같은 사람의 협조가 없었으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세상 곳곳에 전파되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신앙인의 모범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사제나 수도가가 될 수 없습니다. 오히려 하느님의 백성인 교회는 사제나 수도자 뿐만 아니라 평신도 모두의 교회입니다. 그리고 지금 이렇게 앞에 계신 여러분들이 바로 교회를 이루고 있는 것입니다. 브리스킬라와 아킬라는 교회안에서 그리스도인으로서 하느님의 복음을 어떻게 믿고 실천할 수 있는지 보여주고 가르쳐줍니다.
그리고 진정한 신앙인의 삶이 무엇인지 보여줍니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복음을 믿고 실천하는 삶이며, 교회의 일치와 전파를 위해 작은 힘을 보태는 삶인 것입니다. 사도들이 뼈대가 된다면 신자들은 살이 되어 그리스도의 몸을 형성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자신의 삶을 다 바친 브리스킬라와 아킬라는 화려하고 외적으로 드러난 사람들 보다 더 근원적인 우리들의 삶의 예표가 아닌가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들에게 종으로서 살아갈 것을 그리고 낮은 자리에 머물 것을 가르쳐 주셨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는 서로 일치하는 하느님의 백성으로서 친교를 이루고 세상에 빚과 소금의 역할을 하는 공동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