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 독자나 수신자는 누구였나?
우리 필자는 누구에게 이 편지를 써보낸다고 말해주지 않는다. `히브리인들에’라는 제목은 나중에 갖다 붙인 것이 틀림없다. 이 제목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경우 독자들은 유다계 그리스도인들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단순하게 del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우리 저자는 구약성서를 광범하게 활용하고 있으며 그 주석 방법도 저자의 지적 종교적 배경이 유다교 계통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자아내게 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 독자들도 유다계라는 결론은 여기서 나오지 않는다. 바울로가 갈라디아인들과 고린토인들에게 편지를 보낼 때도 구약 성서를 빌어 논증을 전개하고 있으며 독자들이 바울로의 취지를 제대로 알아들으려면 구약성서에 대해서 상당한 지식이 요구되었다고 말할 수 있으며 적어도 구약성서를 익히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니면 바울로의 사상의 요지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이 사실에서 갈라디아서나 고린토후서의 독자들이 유다계 그리스도인들이라는 결론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요청되는 것도 아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히브리서의 경우도 아무리 필자가 구약성서에 친숙해 있고 구약성서를 자주 인용하며 매우 정교하고도 난삽하게 해석을 시도한다고 해도 그것은 어디까지 저자의 교양이나 종교적 배경을 암시하는 것이지 그 독자들도 저자의 같은 계통의 종교나 인종에 속한다는 결론은 확실히 무리이다. 더구나 이런 가정에서 히브리서는 유다교의 매력에 끌려 다시 그리로 돌아가려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 유다계 그리스도인들에게 보낸 저서라는 가정은 전혀 근거가 없다고 할 것이다.
독자들의 거주 장소 역시 문제점이 많다. 어떤 사람들은 예루살렘에 살던 유다계 그리스도인들이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다른 사람들은 고린토나 소아시아 특히 골로사이, 히에라폴리스, 라오디케아 교회가 자리하고 있었던 리쿠스 계곡을 생각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또 다른 사람들은 이 저서의 독자들의 거주지가 로마라고도 한다. 독자들의 거주지와 관련해서 우리가 히브리서에서 확인할 수 있는 자료는 13, 24의 `이탈리아에서 (온)이들’ 또는 `이탈리아 출신의 (교우들)`이라는 표현뿐이다. 흔히 이 구절을 이탈리아에서 살다가 히브리서의 저자가 이 편지를 쓰고 있던 그 장소에 이사온 사람들이 독자들에게 인사한다는 뜻으로 해석한다. 이 해석에 따르면 결국 독자들은 이탈리아에 거주하는 셈이 된다. 그러나 이 표현은 ‘이탈리아에 있는 (교우들)`이라는 뜻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그 경우 1글레멘스가 히브리서를 일부 인용하고 있다는 사실과 히브리서가 다루는 주제나 그가 구사하는 어휘가 로마에서 씌어진 것으로 추정되는((1베드 5, 13) 1베드와 서로 비슷하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히브리서의 독자들의 거주지는 로마였다는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안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렇다면 이제 결론은 이렇게 내릴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로마 교회의 신학적 전승을 익히 알고 있는 위치에서 공동체나 적어도 그 일부를 이루고 있던 일단의 교우들에게 이 편지를 썼다고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