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당나귀

십 년쯤 전에 예루살렘에 석 달 동안 머문 적이 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참으로 은혜로운 기간이었습니다.
이스라엘 땅을 두루 다니며 성서에 점점 더 젖어들 수 있었습니다.

그때 당나귀라는 놈을 아주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당나귀는 정말 쓸모가 많은 짐승으로서
자동차로 못 가는 데라도 당나귀라면 갈 수 있고 퍽 무거운 짐도 나를 수 있습니다.

짐승치고 그 모양은 별로 잘 생기지 않았고
목소리도 곱다고는 할 수 없지만 대단히 겸손한 동물입니다.
어린아이들이 타도 아무 위험이 없습니다.

당나귀를 타고 마냥 즐거워하는 아랍족 아이들을 보면서
저도 어렸을 적에 당나귀를 저렇게 탔더라면 하면 부러워했습니다.
당나귀는 순합니다.
아이들이 발로 차도 화를 안내고
먹이는 아무거나 먹고 키도 작아 눈에 띄지도 않는 짐승입니다.
오래오래 기다리게 해도 짜증을 안 냅니다.

그 정반대는 말입니다
말은 멋진 모습에 키도 크고 자존심이 강하며 생기에 차 있습니다.
그래서 말이 임금님, 귀족,군인, 부자들이 탈것이 된 것도 당연합니다.
말은 성질을 잘 부려서 탈 때에 위험에 처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것을 모두 생각해 보면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 하실 때 새끼나귀를 타고 오신 이유를 알아들을 만합니다.
예수님은 나귀를 타심으로써
우리들에게 깊은 교훈을 남겨주셨습니다.
“너희 왕은 겸비하여 나귀, 어린 나귀새끼를 타고 오신다”(즈가9,9).

예수님은 분명 구세주이시고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우리들의 영도자이십니다.
그러나 그 왕도는 다름아닌 섬김에 있음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자존심이 강한 말을 타지 않도 겸손하고 온순한 당나귀를 일부러 택하셨습니다.

당나귀의 모습은 우리들에게’예수님의 가치관’을 가르쳐 줍니다.
우리 또한 조금이라도 예수님의 모범 따라 당나귀처럼 서로서로에게 봉사하십시다.

이 글은 카테고리: 신약성경이야기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고유주소를 북마크하세요.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