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민족




  민족의 개념은 가나안 정착이후 이스라엘인들이 자신들을 결속시키는 바탕이 공통 조상들에 있는 것이  아니라, 차지하고 있는 영토에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면서 생겨났다. 따라서 솔로몬 임금은 세금 징수를 목적으로 나라를 열둘로 나눌 때 이미 부족의 구분에 상관없이 행정구역을 정하였다.(1열왕 4,7-19)


  정치적으로 이스라엘이 통일미족으로 행세할 수 있었던 것은 다윗과 솔로몬 시대뿐이었다. 솔로몬이 죽자 기원전 933년 이스라엘은 남쪽 유다와 북쪽의 이스라엘 두 왕국으로 갈라졌고, 722년 북쪽 이스라엘이 멸망한 뒤에 남쪽 유다가 587년 바빌로니아 유배 전까지 존속하였으나 유배 이후에는 한 번도 온전한 주권을 지닌 민족으로 행세할 만큼 정치세력을 갖추지 못하였다.


  이스라엘의 민족주의는 종교적인 의미를 지닌다. 히브리인들은ꡐ거룩한 민족ꡑꡐ하느님의 소유ꡑꡐ사제들의 왕국ꡑ이 되기 위하여 홍해에서 구출되었다.(탈출 19,5-6) 가나안 사람들도 종교적 이유에서 히브리인들에게 예속되어야 했다.(신명 7,1-11) 그들의 제단은 선택된 백성이 그 위에 새 제단을 쌓고 주 하느님께 제사를 지낼 수 있도록 파괴되어야 했다. 경제적인 이유로 가나안 농경지를 탈취한 것은 덜 중요한 명분이고, 최상 명분은 늘 종교적인 것이었다.


  주님만이 이스라엘의 진정한 임금이시기 때문에 어떤 지상의 임금도 이스라엘을 통치할 수 없다는 전통이 구약성서에 깊이 뿌리 박혀 있었다. 사무엘은 임금을 세워 달라는 백성들의 요구를 처음에는 거절했다가 백성들의 간청으로 마지못해 허락한다.(1사무 8장) 선출된 임금에게는 고대 근동의 다른 천제군주들을 닮아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그런데도 이스라엘 역대 임금들은 대부분 다른 민족들의 임금처럼 폭군으로 행세하였다. 그러나 이 사실이 메시아 사상으로 이어지는 전통적인 왕권이론, 곧 다윗왕가에서 이스라엘에 번영과 평화를 가져다 줄 메시아가 나올 것이라는 생각을 박지는 못하였다.


  이스라엘에 도입된 완정 제도에서 임금은 반드시 주님께서 뽑으신 사람이어야 했다. 사울이 그랬고 다윗이 그랬다. 이 사상은 다윗 왕권이 세습되는 상황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다윗 왕권은 하느님의 축복에 기반을 두고 그분과의 계약으로 지탱되었다.(2사무 7장)


  임금은 백성을 데리고 전례에 참여하고, 야훼 신앙의 중추 역할을 담당한다. 다윗은 성전 건축을 계획하였고 솔로몬은 성전을 건축하여 하느님께 바쳤다.(1열왕 8장) 수많은 군완시편들은 임금이 어떻게 경신례에서 백성을 대표해 왔는지 보여 준다.(시편 20;72;110;132;144장)


심지어 임금에게ꡐ하느님의 아들ꡑ이라는 특별한 칭호가 주어질 정도로 그 직위가 신성시 되었다(2사무 7,14; 시편 82,27)


  이와 같은 배경 속에서 하느님께 뽑히고 그분의 뜻을 충실히 실현할 참다운 임금을 고대하는 메시아 사상이 싹텄다. 이 사상을 중심으로 강한 선민의식과 더불어 생겨난 이스라엘의 민족주의는, 다윗과 솔로몬의 전성시대 이후 끊임없이 닥쳐오는 강대국들의 온갖 박해와 억압을 이겨 내는 데 큰 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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