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 또는 제물 – 번제물(레위1장) -곡식제물(레위 2장)- 친교제물(레위 3장)

 

제사 또는 제물




  제사와 제물을 가리키는 히브리어는 완전히 하나로 고정되지 않았다. 그리고 제사와 제물의 의미가 우리말에서처럼 서로 구별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성서 번역이나 전례문에서 두 낱말의 사용에 혼란이 있다. 우리말에서는 제사가 제물은 바치는 행위이고 제물은 제사 때 바치는 음식을 뜻하는 것으로 두 낱말이 구별되지만, 히브리어에서는 제물의 종류와 바치는 방법이나 목적까지 모두 하나로 표현된다. 많은 경우 제사보다는 제물로 표현해야 문맥에 맞다.


  인간이 신에게 찬미와 감사와 속죄와 청원의 뜻을 담아 바치는 제사 또는 제물은 고대 근동의 종교 예식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이스라엘의 제사 제도는 개념과 세부 사항에서 이웃 나라 종교들과 공통점이 많으면서도 그 나름대로의 고유한 규정들을 세워 놓았는데, 이 규정들은 전체적으로 시나이 계약의 틀에 속한다. 제물의 종류는 크게 짐승과 땅의 소출 둘로 나눈다. 짐승의 경우에는 소, 양, 염소, 산비둘기, 집비둘기를 제물로 삼고, 땅에서 나는 곡식예물의 경우에는 밀, 보리, 올리브 기름, 포도주, 향을 제물로 삼는다. 모든 곡식예물에는 정화와 양념의 기능을 하는 소금을 넣어야 한다. 소와 양과 염소 등 짐승을 잡아 제물로 바칠 때, 생명을 뜻하는 피는 제단에 뿌리거나 제단의 뿔들에 바르고 또 제단을 정화하기 위하여 제단 밑바닥에 쏟는다. 그리고 내장에 붙은 굳기름과 콩밭은 하느님께 속한 것이므로 제단 위에서 태운다(레위 3,16). 제물로 삼을 짐승은 흠이 있는 것, 곧 병들었거나 상했거나 거세된 것이어서는 안 된다(레위 22,18-25).


  일반적으로 제물은 보통 세가지 지향으로 바쳐진다. 첫째, 신에게 ‘예물’을 드리려고, 둘째, 신과 ‘통교’를 이루려고, 셋째, 신에게 ‘ 속죄’하고 용서를 얻으려고 제물을 바쳤다. 이스라엘의 경우 본디 본 제물과 곡식제물과 맏물 봉헌은 ‘예물을, 친교 제물은 ’통교‘를 속죄제물과 보상제물은 ’속죄‘를 위해 봉헌하였다. 그러다가 세월이 흐르고 주변 상황이 바뀌면서 이스라엘은 갖가지 재앙고 저주가 자신들이 저지른 잘못과 죄악 때문에 닥치는 것으로 알고 제사에서 속죄와 용서의 목적을 더 강조하게 된다. 여기서는 제물의 종류와 의의를 간단하게 소개하겠다.


(1)  번제물(레위1장)


  번제는 가장 흔하고 일반적인 제사로서, 가죽만 빼고(가죽은 사제에게 돌아간다) 짐승 전체를 제단 위에서 완전히 살라 바치는 것이 특징이다. 번제물을 일컫는 히브리어 ‘올라’는 본디 ‘올라가다’(알라)라는 동사에서 나왔는데, 이 말에는 고기를 태울 때에 나는 연기와 냄새가 하늘로 올라가 그 곳에 계시는 하느님의 마음을 풀어드리고 기쁘게 해 드린다는 뜻이 담겨 있다. 그래서 번제물에는 흔히 ‘하느님을 흐뭇하게 하는 향기’라는 표현이 붙어다닌다. 제물을 남김없이 태워 바치는 번제는 바치는 자의 완전한 봉헌을 뜻하기 때문에 하느님께서 가장 좋아하시는 제사로 여겼다. 다른 제사에서는 제사가 끝난 다음 제물의 대부분을 봉헌하는 사람의 몫으로 되돌려 준다.


  제물을 바치는 사람은 번제에 바칠 짐승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뜻으로 그 짐승 위에 손을 얹는다. 제물로 쓸 짐승은 자기가 기른 양이나 소나 염소 가운데에서 고르되 가장 좋은 것, 곧 ‘흠이 없는 수컷’으로 준비해야 한다. 그러나 가난한 사람들은 산비둘기나 집비둘기 같은 날짐승을 바치기도 한다.




(2) 곡식제물(레위 2장)


  곡식제물도 번제물처럼 불에 완전히 살라 바친다. 곡식제물은 가루로 만들어 날로 바칠 수도 있고, 굽거나 삶거나 지지는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요리를 해서 바칠 수도 있다. 날로 바칠 때는 향을 첨가시켜야 하고, 요리해서 바칠 때는 발효시키거나 달게 해서는 안 된다. 날로 바치든 요리해서 바치든 곡식제물에는 기름을 곁들인다. 곡식제물로는 밀, 보리, 향을 바쳤다. 가난한 이가 속죄제물로 짐승 대신 곡식을 바칠 경우에는 기름과 향을 곁들이지 않았다(레위 5,11; 민수 5,15). 곡식제물은 보통 한 손 가득 떠서 향과 더불어 제단에서 태우고 나머지는 사제에게 돌아간다. 그러나 사제가 곡식제물을 바칠 경우에는 자기 자신의 예물에서 이득을 취할 수 없으므로 모두 태워 바쳐야 한다(레위 6,23)


  민수 15장에 따르면 번제물과 친교제물에는 보통 기름을 섞은 곡식제물과 포도주를 곁들였다. 이때에 곡식과 포도주의 양은 봉헌할 짐승의 종류에 따라 달랐다. 큰 짐승에게는 그 만큼 많은 분량의 곡식제물을 곁들였다.




(3) 친교제물(레위 3장)


  친교제물은 사람들이 고기를 먹고자 할 때에 바쳤다. 제물로 쓰이는 짐승은 소, 양, 염소이다. 제물 가운데 내장의 굳기름과 콩팥은 제단에서 하느님께 살라 바치고, 오른쪽 넓적다리는 제사를 주관한 사제에게, 가슴 부위는 모든 사제에게 돌아간다(레위 7,31-34). 나머지 부분은 제물을 가져온 사람 차지인데, 고기는 하루나 이틀 안에 친지들과 더불어 다 먹어치워야 한다(레위 7,15-16;19,6-8). 친교제물에 해당하는 히브리어는 ‘평화, 안녕’을 뜻하는 샬롬에서 나왔는데, 이 제물은 본디 하느님과 사람과 이웃 사이에 올바른 관계를 맺고 유지하기 위하여 바쳤다.


  친교제물은 그 목적에 따라 감사(또는 찬미)제물과 서원제물과 자원제물로 나눌 수 있다(레위 7,11-18). 시편 107장에는 감사제물을 바치기에 적합한 네 가지 기회를 언급한다. 곧 광야를 무사히 통과하였들 때, 감옥에서 풀려났을 때, 중병에서 회복되었을 때, 바다에서 폭풍우에 시달리다 그 위험에서 벗어났을 때이다. 그 다음 서원제물은 서원한 사람이 서원을 채우고자 할 때 바쳤고(2사무 15,7-8), 자원 제물은 특정한 기회와 상관없이 원하면 언제든지 바칠 수 있었다. 이 밖에 임직제물도 친교제물에 속한다고 볼 수 있는데, 이 제물을 바칠 때 주례 사제는 짐승의 피를 사제 직무를 받는 사람의 몸과 옷에 발랐다(탈출 29,19-34; 레위8,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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