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 시절
이집트를 탈출한 히브리인들은 시나이 광야를 떠돌며 가나안에 들어가기까지 40여년 동안 방랑 생활을 하였다. 이 기간 중에 가장 중요한 사건이 시나이산에서 일어난다. 그것은 주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백성과 계약을 맺으시고 계약의 조항으로 그들에게 생명의 법을 하사하신 사건이다. 이로써 이집트에서 탈출한 오합지졸의 무리가 강력한 신앙공동체로 발돋움하게 될 발판이 마련 되었다. 히브리인들이 시나이산에서 머문 기간은 한 해 동안이었지만 탈출기 후반부(19-40장)와 레위기 전체(1-27장), 그리고 민수 1-10장은 이 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다룬다. 무려 59장이나 되는 이 부분은 주로 율법의 제정 과정과 그 내용을 언급한다. 먼저 율법의 근간이 되는 ‘열 말씀’ 또는 십계명(탈출 20장)을 다루고, 이어 십계명을 일상의 삶에 연결한 ‘계약의 책’ 또는 ‘계약 법전’(탈출 20,22-23,33)을 소개한다. 그 다음 성막과 성막에서 봉직하는 사제들에 관한 규정들(탈출 25-31;35-40장)과 제사, 축제일, 예배에 관한 규정을 다룬다(레위1-27장). 민수1-10장도 성막과 계약 궤를 포함하여 성소에 관한 규정과 성소에서 봉직하는 레위인들과 사제들에 관한 규정을 소개한다. 말하자면 광야 시절의 대부분은 이스라엘 백성이 한 해 남짓 체류하며 겪었던 시나이산에서의 하느님 체험에 집중되어 있다고 하겠다. 그만큼 시나이 계약과 그 계약의 중심 요소로 자리잡은 율법은 이스라엘 역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