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과 율법
광야 생황의 정점은 주님께서 시나이산에서 당신 백성과 계약을 맺으시고 그들에겍 생명의 법을 주신 사건이다. 이것은 이스라엘이 자자손손 끊임없이 반복하여 노래로 부를 수 있도록 마련한 찬가에 잘 나와 있다. “너희는 내가 이집트인들에게 무엇을 했으며, 어떻게 너희를 독수리 날개에 태워 나에게 데려왔는지 보았다. 이제 너희가 내 말을 듣고 내 계약을 지킨다면, 너희는 모든 민족 가운데에서 나의 소유가 되리라. 온 세상이 나의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너희는 나에게 사제들의 왕국이 되고 거룩한 민족이 되리라”(탈출 19,4-6)
주 하느님께서 독수리가 자기 새끼를 낚아채 오듯 당신 백성을 어떤 반대와 역경도 무릅쓰고 친히 시나이산까지 인도하신 것은, 그들과 계약을 맺어 ant 민족 가운데서 그들을 당신 백성으로 삼으시기 위해서였다. 이 계약 안에는 이스라엘 백성이 지켜야 할 법과 규정이 포함되어 있다. 하느니므이 백성과 이방인들의 차이는 무엇보다 전자가 하느님으로부터 ‘생명의 법’을 직접 하사받았다는 사실이다. 그리하여 이스라엘이 타민족의 침입과 내부의 부패로 위기를 맞을 때마다 예언자들은 생명의 법 정신으로 돌아가도록 촉구한다.
히브리어로 율법은 ‘토라’, 곧 ‘가르침’이다. 토라는 또 모세오경을 가리키는 명칭도 된다. 율법 전체가 모세오경 안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율법을 가르침이라고 하는데, 무엇에 대한 가르침인가? 그것은 하느님께로 나아가는 길, 하느님의 마음에 꼭 드는 인간이 되는 길에 대한 가르침이다. 이 법은 사람을 구속하기 위한 올가미가 아니라 자유롭게 풀어 주는 구실을 한다. 그래서 이스라엘 사람들은 율법을 자신들이 하느님을 향하여 나아가야 할 길로 보고 기쁘게 이 길을 걷고자 하였다. 율법의 바탕인 십계명의 문장이 직설법 미완료형(미래 시제)으로 된 명령문임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하느님의 길을 따르다 보면결국 그분의 이름을 존중하고 안식일을 지키며, 부모에게 효도하고 사람을 죽이지 못하며, 거짓말과 도둑질, 간음도 하지 않으며 남의 아내나 소유물을 탐내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뜻이다.
야훼의 법은 신약성서에서 예수님이 걸어가신 길이기도 하다. 야훼의 법을 지킨다는 말은, 곧 예수님이 걸어가신 발자취를 따름으로써 그분을 본받는다는 뜻이다. 그분은 아버지께 가는 길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걸어가셨고, 우리에게도 그 길을 따라 걷도록 요구하신다. 이 길은 세상 마칠 때까지 교회가 걸어갈 순례의 길이기도 하다. 거룩한 어머니인 교회는 주님이 모든 것을 완성하러 오실 때까지 자녀들과 함께 생명의 법에 힘입어 하느님을 향한 순례의 길을 성실하게 걸을 것이다.
율법과 계약은 성서의 중심 주제 가운데 하나로서 첫째 마당에서 따로 자세히 다룬 바 있으니 참조하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