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장 인자에 관한 환시(1,9-20)
1. 9절
인자에 관한 환시는 요한 묵시록이 그리스도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묘사해 주는 첫 번째 이야기로써 요한은 서술은 매우 구체적이다. 요한 묵시록이 전해주고자 하는 것은 바로 세상으로부터 승리하신 그리스도께 대한 결정적 신앙이기에 여기서 그리스도의 모습은 초자연적인 면이 강조되어 부각되고 있다.
요한은 시련과 나라와 인내라는 표현을 통해서 그리스도의 통치에 참여하기 위해 그리스도의 고통에 동참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했다. ‘주님의 날’이라는 표현은 부활전례 거행이라는 구체적인 상황을 지적해 주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성서에서 보면 주님의 날은 세상과 역사에 대한 하느님의 심판을 연상케 해준다. 요한이 볼 때, 예언자들이 ‘야훼의 날’이라고 말로 예고했던 하느님의 심판은 그리스도교 공동체가 ‘주님의 날’이라고 칭하는 주간의 첫째 날에 거행했던 사건 즉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 안에서 완전하게 구현될 것이다.
2. 10절
환시는 소리 현상을 통해서 시작된다. 유다인 전승에서 보면 나팔은 종교의식을 거행하는 데 사용되는 도구인데 출애 19,16이나 히브12,19을 보면, 주님의 현현이 나타날 때 나팔이 울린다. 그러므로 여기서 나팔은 그리스도의 재림과 세상의 종말을 예고하기 위해서 선택된 도구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나팔소리는 바로 인자의 소리인 것이다.
3. 11절
요한은 그가 보는 것을 아시아의 일곱 교회에 써서 보내라는 명령을 뒤에서 들려오는 나팔소리 같은 큰 음성으로 듣는다. 그가 그 음성을 알아보려고 돌아섰을 때 예수 그리스도를 보게된다. 요한이 본 환시의 첫번째 장면은 옛 구원 경륜 속에서 어떤 식으로 계시가 통교되었는지를 보여준다. 여기서 요한은 구약의 대 예언자들을 염두에 두고 있다. 1,12이하에서는 요한이 본 환시의 두 번째 장면이 소개되는데, 첫번째 장면과는 내용상 유사하지만 표현 양식은 분명히 차이가 있다.
한편 요한은 그리스도의 음성을 ‘대단한 물소리’ 처럼 듣는데 이것은 유다 민족에게 유보된 옛 계시의 특수성과는 대조되는 것으로서 그리스도께서 주시는 계시의 보편적 성격을 암시해 주는 것이다.
4. 12절:일곱 개의 황금 등경
일곱 개의 황금 등경의 이미지는 분명 그 기원을 구약성서에 두고 있다. 즉 야훼 하느님께서 모세에게 만들라고 하신 모형을 본 떠 순금으로 등잔대가 만들어졌다는 내용과 등잔의 이미지가 천하를 살피는 야훼의 눈이라고 상세하게 설명해 주는 즈가 4,10과 솔로몬의 성전의 지성소에 놓여진 10개의 금 등잔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1열왕 7,49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리고 마태 5,14-16과 같이 신약성서에서도 모든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행하는 증언이 어떤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를 설명해 주기 위해 등불의 이미지가 사용되고 있다.
5. 13-18절
여기서 소개되는 인자 같은 분의 이미지는 다니 7,13에서 빌어다 쓴 것이다. 그 당시 사람들은 인간적인 모습만을 묘사해 주려는 듯한 그 신비스러운 인물이 초자연적이고 초월적인 존재로서 인식된 메시아에 대한 열렬한 기다림을 표상해 주는 분이라고 믿었다. 초기 그리스도교 공동체는 그런점을 상기시킬 필요가 있다고 보았고, 그래서 인자라는 호칭을 예수께 의도적으로 부여했던 것이다. 황금 등경 한 가운데 나타난 인자는, 태고적부터 계시 이(YHWH)가 지니고 있는 특성과 결정적 계시의 주석가가(1,13-16) 지니고 있는 특성들을 소유하고 있다(다니 7,14-16). 즉 여기서 요한이 의도는 예수그리스도가 신적인 본성을 지니신 분으로서 야훼 하느님과 동일한 분이시라는 것을 전해주려는 것이다.
6. 왕이요, 사제요, 보편적 심판관으로서의 인자
요한이 환시를 통해서 본 인자를 예수 그리스도라고 생각하며, 인자가 참다운 사제로서 그 모습을 드러냈다는 것뿐만 아니라, 그가 이미 희생제사를 바쳤다는 것을 내포하는 의미로 인자의 외모를 설명한다.
7. 19-20절:일곱 별과 일곱 황금등경의 신비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일곱 별은 일곱 교회의 천사들이요, 일곱 등경은 일곱 교회이다”(1,20)라고 말씀하신다. “신비”라는 용어는 단순한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려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계획의 구현에 관계되는 무엇인가를 밝혀 주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스도께서는 당신 오른손을 쥐고 계신 별들이 “일곱 교회의 천사들”이라고 주장하심으로써 그들의 선교가 “일곱 교회”(전 교회)를 건설하고 구원된 모든 인간을 한데 모이게 함으로써 하느님의 새로운 백성을 이루게 하는데 그 목적이 있었음을 말하려 하신다. 여기서 등경들이 “일곱 교회”라고 말하는 것은 그리스도의 도래와 그분의 메시아적 업적의 성취와 더불어 유다이즘이 “일곱 교회 즉 하느님의 전체 백성”안에서 변화되었다고 말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인자에 관한 환시는 그리스도의 현존에 대한 신앙을 강화시켜 나가기 위한 목적을 지니고 있다고 결론지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