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의 배경 – 비옥한 초생달 지역

 



하느님의 말씀이 담긴 성서는 하늘에서 뚝 떨어진 책이 아니며, 성서를 엮어 낸 이스라엘 민족도 신선놀음만 하던 사람들이 아니다. 성서는 이스라엘의 구체적인 삶 안에서 자라났고, 그 삶은 기원전 19세기에서 기원후 1세기까지 이천여 년 동안 팔레스티나라는 토양에 뿌리를 내렸다. 따라서 하느님의 말씀을 올바로 이해하려면 그 말씀이 자라난 ‘삶의 자리’를 반드시 짚어 보아야 한다.


1.지리조건


지리 조건은 삶의 자리를 형성하는 가장 기본이 되는 요소이다. 지형 그 자체가 특정 민족과 문화의 형성에 커다란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물줄기의 유무는 그 지역 주민들을 농업민으로 만드느냐 아니면 목축민으로 만드느냐를 결정짓고, 농경생활이나 유목생활은 그들의 사회구조와 제도, 풍습등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큰 개울과 강이 있는 곳에서 일찍부터 농업 사회가, 우물과 오아시스 근처에서는 목축 사회가 이루어졌다. 때로는 유목민족이 떠돌아 다니다가 강가에 자리잡고 윤택한 생활을 누리고 사는 농경민족을 침범하기도 하였다.


1. 비옥한 초생달


성서학자들은 팔레스티나를 중심으로 성서의 잡다한 사건들이 일어난 지역 전체를 그 생김새에 따라 ‘비옥한 초생달’이라고 불러왔다. 아래 지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지역은 북쪽과 동쪽으로는 험준한 산맥을, 남쪽으로는 사막을, 그리고 서쪽으로는 지중해를 끼고 있어서, 이 곳에 사는 민족들 사이의 분쟁은 있었지만 외부로부터 파국적인 침략을 당하는 일 없이 오랫동안 번영을 누리고 있었다. 예외가 있다면 기원전 13세기 에게해의 해양민족인 불레셋인들이 팔레스티나 남쪽에 쳐들어와 한동안 그 곳을 점령한 경우와, 흑해에서 진출한 말과 활을 잘 쓰는 스키티아인들이 침입한 정도일 것이다. 그러다가 기원전 550년, 페르시아와 메대의 임금 고래스(키루스551-529년)가 이지역을 침범하면서 상황이 급변하게 되었다. 강대국들의 패권 다툼이 이 지역에 새로운 질서를 가져왔고 약소민족들은 그들의 눈치를 살피면서 굴욕적인 생존을 지속해야 했다. 이스라엘도 그들 가운데 하나였다.


잘 알다시피 비옥한 초생달 지역의 주민들이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 유역에 건설한 메소포타미아 문명은 중국의 황허 문명, 인도의 갠지스강과 인더스강 유역의 인더스 문명, 나일강 유역의 이집트 문명과 더불어 세계 4대 문명의 하나로 손 꼽히다. 나아가 이 지역은 유다교와 그리스도교와 이슬람교의 요람이기도 하다. 이 세 종교는 모두 인류의 정신문화를 받쳐 주는 경전을 우리에게 전한다. 구약성서와 신약성서에 코란이 바로 그것이다.


최초의 문자 체계는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 강 남쪽 골짜기에 살던 수메르인들이 만들어 냈다. 수메르 인들이 쓰던 문자는 그림문자를 발전시켜 만든 쐐기 모양의 설형문자였다. 그들은 애가와 잠언(구약성서의 애가와 잠언과 비슷한 문학 유형)과 그밖의 지혜 문학을 엮어 냈고, 특히 그들의 창조 이야기와 홍수 이야기들은 고대 근동 지역 여기저기에 퍼져 나가 다른 창조와 홍수 신화의 원형이 되었다. 기원전 3300년경 것으로 추정되는 수메르인들의 도시 우륵(구약성서에서는 에렉)에서 발견된 토판문서는 새, 물고기, 가축, 식물, 질그릇, 사람 이름들을 체계적으로 분류해 놓았는데, 아마도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 썼던 교재인 것같다. 수메르인들이 남긴 문헌 전승은 창세기의 태고사와 이스라엘의 지혜문학이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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