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티나 – 이 지역의 이름

 

팔레스티나


가. 이 지역의 이름




  성서의 주요 사건들이 일어난 지역은 비옥한 초생달 지역의 한 작은 부분이다. 지중해 동남쪽한 구석과 접해 있는 이 지역은 여러 이름으로 불리지만 모두가 만족할 만한 이름은 아닌 것 같다. 먼저 ‘성지’라는 이름은 교회에서 또는 순례단을 모집하기 위하여 관광회사 같은 곳에서 많이 쓰는데, 사회에서나 학계에서는 별로 통용되지 않는다. 더욱이 이 이름은 그 지역에서 이루어졌던 비극적 역사와 오늘도 그치지 않는 참혹한 전쟁 상황에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다.


  그 다음 ‘가나안’이나 ‘약속의 땅’은 히브리인들이 그 땅에 정착하기 이전에 사용된 이름이기 때문에 가나안 정착 이후의 시대에는 맞지 앟다. 특히 후자의 경우 신약 시대에 가까워질수록 그 의미가 흐려져 간다. 약속의 땅이 이민족에게 넘어가게 되는 유배 이후부터 이스라엘에 대한 하느님의 약속은 땅에서 인물(메시아를 가리킴)로 바뀌어 간다.


  나머지 두 이름, 곧 ‘이스라엘’과 ‘팔레스티나’가 이 지역의 공식명칭으로 사용되는데, 둘 다 문제가 있다. 먼저 이스라엘은 유다인들이 좋아하는 이름이지만, 기원전 933년 왕국이 남북으로 갈라지면서 남왕국 유다에 대응하여 부르던 북왕국의 이름과 똑같아서 혼동의 여지가 있다. 본디 이 이름은 야곱이 브니엘에서 하느님과 밤새워 씨름한 뒤 얻어 낸 것으로 ‘하느님과 겨룬 자’라는 뜻이다(창세 32,23-33). 그 뒤 구약성서 전체를 통하여 이스라엘은 계약의 백성 또는 그 백성이 살던 땅을 가리키기 위하여 사용되었다.


  마지막으로 가장 널리 통용되는 팔레스티나는 아래에 설명하겠지만, 히브리인들이 가나안에 정착한 뒤 꽤 오랫동안 그들을 괴롭혔던 불레셋인들(필리스테인들)에게서 유래한다. 기원후 135년 유다인들의 제2차 항쟁을 진압한 로마 황제 하드리아누스는 ‘유대아(Judaea)’라는 이름을 지도에서 완전히 삭제하는 한편, 이 지역을 팔레스티나로 부르게 하였다. 팔레스티나는 지난 이천 년 동안 이 지역에 터잡고 살아온 아랍계 팔레스티나 원주민들과, 로마  시대 이래 나라를 빼앗겼다가 다시 찾았다고 주장하는 유다인들 사이에서 종교․정치적으로 특별한 의미를 갖기 때문에 지역에 따라 달리 사용된다. 이 지역을 방문하는 순례객들은 유다인들이 주로 모여 사는 지역에서는 팔레스티나라는 이름을, 아랍인들이 모여 사는 지역에서는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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