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하루 시간의 정확한 구분은 이스라엘인들이 바빌로니아인들에게 배워 유배에서 돌아온 뒤

 

시간




  구약성서에서 ‘시간’이라는 말이 나오는 대목은 다니 3,6; 5,5 두 곳 뿐이다. 그것도 하루의 특정한 시간이 아니라 단지 ‘짧은 시간’(‘곧바로’로 옮길 수 있음)을 가리키기 위한 것이다. 고대 이스라엘인들은 낮이나 밤의 서로 다른 시간대를 지칭하기 위해 아침, 한낮, 한밤중과 같은 일반적인 용어를 사용하였다. 좀더 세분된 시간을 묘사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표현들을 썼는데, 이를 테면 ‘해가 솟을 때’ 또는 ‘해가 질 때’(창세 15,12.17; 19,23; 32,32). ‘동터올 때’(창세 19,15;32,25.27), ‘낮의 열기 속에서’또는 ‘한낮에’(창세 18,1; 1사무 11,11; 잠언 4,18), ‘날이 기울어질 때’(판관 19,8), ‘하루의 바람이 서늘해질 때’(창세 3,8; 아가 2,17), ‘여인들이 물 길러 나올 때’(창세 24,11), ‘저녁 제사를 바칠 시간에’(1열왕 18,29.36; 에즈 9,4) 따위가 그 좋은 예들이다.


  하루 시간의 정확한 구분은 이스라엘인들이 바빌로니아인들에게 배워 유배에서 돌아온 뒤에야 비로소 도입하기 시작하였던 것 같다. 이 구분이 완전히 일반화된 것은 그리스인들과 로마인들의 관습을 따르게 된 신약 시대에 와서였다. 신약 시대의 유다인들은 하루의 시간을 구분할 때 해가 떠 있는 시간을 대상으로 삼고 그 시간을 12로 나누었다. “낮은 열두 시간이나 되지 않습니까?”(요한 11,9), 여기서 ‘낮’으로 옮긴 그리스어 ‘헤메라’는 ‘하루’를 뜻하기도 한다. 이 구분법은 본디 바빌로니아 사람들이 사용하던 것이고 나중에 그리스인들과 로마인들이 채택한 것이다. 그들은 춘분이나 추분과 같이 낮과 밤의 길이가 똑같은 시기를 기준으로 우리 식으로 해뜨는 시간인 아침 6시에서 시작하여 7시를 첫째 시간, 8시를 둘째 시간 따위로 계산하였다. 마르코복음 저자는 예수께서 셋째 시간(우리 시간으로 오전 9시)에 십자가에 못박히셨고(마르 15,25), 아홉째 시간(우리 시간으로 오후 3시)에 운명하셨다고 보고한다(마르 15,34; 참조 : 마태 27,46). 요한복음에 보면 예수께서 사마리아의 우물가에 앉아 물 길러 오는 사마리아 여인을 기다리시던 때는 여섯째 시간, 곧 낮 12시였고(요한 4,6), 로마인 고관의 아들을 고쳐 준 시간은 일곱째 시간, 곧 오후 1시였다(요한 4,52). 사도행전에서 고르넬리오가 기도 중에 천사의 목소리를 듣게 된 것은 아홉째 시간, 곧 오후 3시였고(사도 10,3.30). 그 다음 날 베드로가 음식에 대한환시를 본 것은 유다인들의 낮기도 시간인 여섯째 시간, 곧 낮 12시였다(사도 10,9). 우리말 번역에서는 모두 우리 식으로 바꾸어 옮기기 때문에 ‘~째 시간’이라는 표현이 없다.


  한 시간이 얼마나 긴가는 계절에 따라 달라진다. 낮시간이 가장 긴 하지에는 71분이 되고 낮시간이 가장짧은 동지에는 49분이 될 것이다.


  밤시간의 구분은 낮시간과는 다르다. 신약 시대의 유다인들은 밤시간을 셋으로 나눈 반면, 로마인들은 넷으로 나누었다. 밤 길이가 12시간인 경우 셋으로 나누면 일경은 밤 6시에서 10시, 이경은 밤 10시에서 새벽 2시, 삼경은 새벽 2시에서 6시이다. 넷으로 나누면 일경은 6시에서 9시, 이경은 9시에서 12시, 삼경은 12시에서 3시, 사경은 3시에서 6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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