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레미야 4장 5절-6장 30절 주석 4

 

IV. 4,5-18의 주요한 의미론적 흐름




이 단락에서 문학 유형상으로 일관성 있게 나타나면서 동시에 4,5-6,30의 부분을 전체적인 안목에서 해석하도록 하는 서로 연결된 2개의 테마가 나타나고 있다.




① 첫번째 테마는 ‘도성’, ‘도읍’, ‘도시’에 관한 것이다. 4,5-8에서는 북쪽에서 쳐들어오는 원수와 적군의 침입에 대한 비상경보가 묘사되고 있다. 여기서 예루살렘은 위기에 처해있음을 표현한다.


② 두번째 의미론적 테마는 ‘마음’ 또는 ‘심장’에 관한 것이다. 4,9-18에서는 위험에 직면한 도성의 외적인 반응과 내적인 반응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이제 이스라엘 역사에 부여된 이 테마에 대한 신학적 의미와 중요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1. 도성, 도시, 도읍




1) 도성에 관한 테마의 중요성




1.  이 단락에서는 도성에 관련된 테마가 다음과 같이 나오고 있다.



① םꗛꚂוּרꖾ(여루살라임: ‘예루살렘’) : 4,4.5.10.11.16


② ןוֹיּ꘾(치온: ‘시온’) : 4,6


③ יꗴꘞ־תꔰ(바트 암미: ‘내 백성의 딸’) : 4,11




2.  4,5을 보면 ‘소리’, ‘나팔’, ‘깃발’로 표시되는 위험에 대한 비상경보가 나오고 있다(4,5f). 이러한 비상경보는 예루살렘 도성이 군중, 백성으로 가득차 있다(אꗝꗫ 말레)는 사실을 긍정케 한다.




3.  또한 다른 한편으로 이것이 텍스트의 긴장을 야기시키기도 한다. 선포된 위기와 위험은 예루살렘 도성의 인구가 감소되어 주민이 없게 된다(בꚅוֹי ןיꔞꗭ 메엔 요솁: 4,7)는 그러한 긴장을 예고하고 있다.




4.  하나의 장소로서의 도성과 인간 공동체로서의 도성은 상호 의존적이다(예컨대 서울이라 하면 장소적인 공간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서울에 함께 살고 있는 공동체, 그 인구 집단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다루고 있는 텍스트는 이 점에 대해 언급하고 있고, 이 점에 대해서 우리도 관심을 갖고자 한다.






2) 도성에 관한 의미론적 분석




1.  옛날 근동의 공통된 개념을 반영하고 있는 성서 전승에 따라 ‘도성’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특별히 ‘예루살렘 도성’은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살펴보고자 한다. 우리가 지금 시도하는 분석은 예레미야의 예언을 포괄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 증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근본적으로 이 도성의 운명에 관한 것을 분석해야 한다(예레 1,13-18; 26,9.12-15 참조).




2.  무엇보다도 도시는 주민들이 지속적으로 거주하는 장소이다. 그 이유는 이 도시 안에서 시민생활을 위한 제반 모든 조건들이 발견되기 때문이다. 시민생활을 위한 이 조건들은 하나의 도성이 진정으로 도시임을 깨닫게 한다. 여기서 상호보충적인 3개의 영역을 생각케 한다.






⑴ 경제적인 영역




1.  도시는 경제 생활의 중심지이다. 옛날에 하나의 도읍은 들녘과 촌락을 둘러 싼 도회지의 핵심이었다. 바로 이 이유 때문에 도시는 상업의 중심지로서 농작물이 유입되고 집결된다. 도시의 특징을 여러가지 지적할 수 있겠지만, 도시에는 공식적인 도량과 척도에 의해서 통제되는 교환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 농산물들을 중심으로 하여 도시는 수공업과 관련된 모든 활동도 유통시킨다.




2.  이 사실은 노동제도와 공적인 상거래를 전제하게 된다(공적인 상거래는 것은 파는 사람과 구입하려는 사람, 즉 고객들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복잡한 이 경제생활 영역에서 사용되는 표징은 금과 은으로 대표되는 돈이다. 왜냐하면 돈은 물물교환 수준의 경제활동을 정당한 권위에 의해 인정받은 제도적인 경제체제로 이동시키는 상징이기 때문이다.




3.  이러한 경제활동의 결과, 또는 이러한 경제활동이 추구하는 것은 ‘복지’(םוֹלꚂ בוֹט 톱 샬롬)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한다면, 도시 경제활동은 풍족하게 먹고, 우아하게 입고, 아름다운 집에서 살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밖에 여러가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를 채울 수 있는 모든 것을 연상시키면 될 것이다.






⑵ 사법적인 영역




1.  도시는 법적인 기능도 가지고 있다. 여기서 근본적으로 공적인 법률, 모든 공동체가 지켜야 할 법률이 공포될 뿐 아니라 법률이 준수되는지의 여부를 관찰하고 위반사례가 발생할 경우에 중재할 수 있는 적합한 제도적 장치가 발견된다. 특별히 개정된 법정, 혹은 원로단이나 왕 또는 왕의 영주들에 의해서 운영되는 법정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2.  옛날 이스라엘에서 법정은 주로 성문 앞에서 개정되었다는 사실을 성서에서 자주 만나게 된다. 원로단은 일종의 주 소재지 도시에 살고 있던 원로들로 보인다. 그리고 왕이나 왕의 영주들 또는 귀족들에 의해서 운영되는 법정은 아마도 수도 예루살렘에 살고 있던 사람들로 이루어진 일종의 대법원 비슷한 것이 아니었겠는가 생각된다.




3.  시민들 사이에 발생하는 모든 논쟁과 불화의 근본적인 원인이 될 수 있는 모든 논쟁은 해결장소인 법정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된다. 그들은 모두 이 법정의 판결에 승복한다. 왜냐하면 적어도 이상적인 법정의 공명정대한 판결은 공동체의 평화의 원천이 되기 때문이다.




4.  사실 법정의 공명정대한 재판이 보장하고 있는 정의와 평화는 전 구약성서 안에서 전통적으로 강조하고 추구하는 관계이다. 정의로운 재판이 보장되고 있는 예루살렘에 관계되는 내용은 시편 72장, 122장을 참조할 수 있겠다.




“하느님, 당신의 공정을 임금에게, 당신의 정의를 왕자에게 베푸소서. 그가 당신의 백성을 정의로, 당신의 가련한 이들을 공정으로 통치하게 하소서.”   (시편 72,1-2)




“‘주님의 집으로 가세!’ 하고 사람들이 나에게 이를 제 나는 기뻤노라. 예루살렘아, 네 성문에 이미 우리 발이 서 있노라, 예루살렘은 성읍으로 세워져 견고하게 짜여졌도다.”


                                                                     (시편 122,1-2)






⑶ 정치적인 영역




1.  도시에 있어서 또 우리가 유념해야 할 세번째 영역은 정치적인 영역이다. 도시는 다른 정치적 실체(예컨대 정부라든가 시청 등등)와 관련을 맺고 있는 인간적 제도의 총체이다. 여러가지 정치적 실체의 우두머리들의 중재를 통해서 도시는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규정하고 있다. 그 예로 여러가지 계약들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2.  우리는 여기서 주로 자유로운 도시, 적어도 부분적으로라도 정치적인 권력을 자율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도시에 대하여 언급하고자 한다. 이점에 관해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자유와 독립에 관한 테마이다.


3.  자치단체의 우두머리들은 정치권력을 행사할 수 있다. 즉 이 우두머리들은 권력을 남용할 경우에 공동의 권리를 수호하기 위한 도구로서 경찰력과 같은 군대에 명령을 내릴 수 있다. 또한 외적으로 적군의 공격으로부터 도시를 방어하기 위해 제도적인 체제, 즉 ‘성벽들’을 갖고 있다.




4.  성벽은 이중의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①우선 성벽은 시민들을 정치적으로 정해진 어떤 실체로 통합시켜 내부로 모은다는 의미에서 고도의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②또한 성벽은 시민들을 외적의 위협과 적군으로부터 보호한다는 의미에서 역시 고도의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5.  이 정치적 영역에 의하면 한 도시의 평화는 그들을 둘러싼 사람들, 또는 멀리 떨어진 사람들과 관련해서 ‘자주와 우정’의 관계로 표출되며 우발적인 적군들이 더 이상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평온과 안전’으로 표현된다.






⑷ 종교적인 영역




1.  시민 생활의 복잡한 구조를 표현하고 있는 이 3개의 영역에 다른 요소가 첨가될 수 있을 것이고, 사실 또 첨가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 요소는 3개의 영역의 관점에서 볼 때 네번째 요소로 지칭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이 3개의 요소에 진실성을 비준해주는 요소라 생각한다. 그것은 다름아닌 종교적인 영역이다.




2.  도시는 일반적으로 중앙성소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하느님은 세상과 올바른 관계를 맺고 인간 공동체가 살고 있는 그곳에 거처하신다. 하느님은 자신의 성소에서부터 번영과 축복을 주시면서 경제생활을 윤택하게 하시며 어려운 상황에 개입하시어 불의를 질타하시면서 정의가 보장되고 준수되도록 지켜보시며 적대 관계에 있는 외부의 적들로부터 그들을 보호하고 구원하신다. 성전은 이처럼 상징적으로 평화를 보증하는 장소로 옛날부터 생각되어 왔다.






⑸ 소결론




결론으로 이미 앞에서 언급한 도시를 구성하고 있는 특성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고자 한다.




1.  분명 사회는 위계적인 형태에 따라 조직되기 때문에 평화를 누리면서 시민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가능하다. 사회 자체는 일치와 화목 안에서 완전함을 추구하기 때문에 여기에는 어떤 권위가 필요하게 된다. 이런 이유 때문에 여기서부터 이스라엘의 왕과 다른 권위들, 즉 사제라든가 예언자들의 중요성이 비롯되게 된다.




2.  도시의 이상적인 모습을 예시하는 전형적인 시기는 예루살렘에 평화를 구축하고 성전을 건축한 솔로몬 시대이다. 열왕기를 보면 경제적 번영에 대해 강조하는 내용이 1열왕 3,13; 4,20; 5,2-8; 5,15f에 나온다.




“뿐만 아니라 네가 청하지 않은 것, 부귀와 명예도 주리라. 네 평생에 너와 비교될 만한 왕을 보지 못할 것이다.”   (1열왕 3,13)




3.  또한 정의에 입각한 완전한 통치에 대해서 열왕기는 언급한다(1열왕 3,9.11.16-28).




“그러하오니 소인에게 명석한 머리를 주시어 당신의 백성을 다스릴 수 있고 흑백을 잘 가려 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감히 그 누가 당신의 이 큰 백성을 다스릴 수 있겠습니까?”                                                                            (1열왕 3,9)




4.  적군들로부터 안전을 추구하는 내용은 1열왕 5,1; 5,18을 참조할 수 있다. 또한 성전에서의 성대한 기도(1열왕 8장)와 고급관리를 비롯한 위계조직(1열왕 4,1-6)을 참조할 수 있다.




“솔로몬은 유프라테스로 부터 불레셋 땅을 지나 에집트 국경에 이르는 지역 안의 모든 왕국을 지배하였다. 그들은 솔로몬이 살아 있는 동안 조공을 바치며 섬겼다.”   (1열왕 5,1)




5.  이러한 관점에서 예루살렘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예루살렘은 ‘평화의 도시’(םꗛꚂוּרꖾ 여루살라임)이다. 문학적 context 혹은 역사적 상황에 따라 구약성서의 다양한 텍스트들은 이 평화에 대한 하나의 관점 혹은 여러 다른 관점(이는 앞에서 언급된 경제적, 법적, 정치적, 종교적 관점 등을 모두 포함한다)을 강조하고 있다.




6.  그러나 예루살렘은 인간적으로 함께 살아가기 위해 완전한 도시로 꾸준히 표현되었거나 전제되고 있다. 왜냐하면 예루살렘은 그 기초를 다지신 분이 누군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느님은 예루살렘을 선택하여 설립하셨고 그곳에 거처하시면서 지상에 있는 모든 민족들의 통일 장소로 정하셨기 때문이다. 예루살렘의 기초는 어떤 공간적인 땅이 아니라 바로 하느님 자신이 예루살렘의 기초이기 때문이다.




7.  이와 관련된 것은 시온시편이라고 지칭되는 시편 125장, 126장, 132장을 들 수 있겠다. 또한 예루살렘에 만국의 순례자들이 물밀듯이 밀려들 것이라는 표현이 이사 2,1-5; 미가4,1-5에 나오고 있다. 한마디로 예루살렘은 완전한 도시의 이름을 대변하고 있다.




“세월이 흐른 뒤에 이런 일이 이루어지리라. 주님의 산이 서 있는 산은 모든 산들 위에 굳게 세워지고 언덕들보다 높이 솟아오르리라. 모든 민족들이 그리로 밀려들고 수많은 백성들이 모여 오면서 말하리라. ‘자! 주님의 산으로 올라가자. 야곱의 하느님 집으로. 그러면 그분께서 당신의 길을 우리에게 가르치시어 우리가 그분의 길을 걷게 되리라.’ 이는 시온에서 가르침이 나오고 예루살렘에서 주님의 말씀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분께서 민족들 사이에 재판관이 되시고 수많은 백성들 사이에 심판관이 되시리라. 그러면 그들은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리라. 한 민족이 다른 민족을 거슬러 칼을 쳐들지도 않고 다시는 전쟁을 배워 익히지도 않으리라. 야곱 가문아, 자! 주님의 빛 속에 걸어가자.”


                                                                       (이사 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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