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품위와 그 한계 : 위대함과 초라함

 


1. 인간의 품위와 그 한계 : 위대함과 초라함




1.  현대적 의미의 인권 또는 인간의 존엄성은 인간이 하느님으로부터 당신 모상대로 창조되었다는데 근거하고 있다(창세 1,27; 사목헌장 12항). 인간 창조를 전하는 창세 1-2장, 그리고 창조주의 위대함과 동시에 인간에 대한 창조주 하느님의 특별한 보살핌을 노래한 시편 8편 안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발견되는 것은 인간의 품위와 그에 따른 존엄이다.




2.  자타가 공인하듯이 인간은 지상 피조물 중에 으뜸이요, 걸작품이다. 다른 피조물과 달리 인간은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되었기 때문에 출중한 품위를 지니고 있다.




3.  그러나 창세기 1,26 이하는 모상과 유사함이란 개념을 통해서 인간의 품위의 한계를 분명히 짓고 있다. 즉, 인간 창조설화에서 발견되는 ‘하느님의 모습과 비슷하게’라는 표현에 있어서 ‘하느님의 모습’을 표현하는 םꗞꙀ(첼렘)이 인간 품위의 무한한 점을 강조하고 있다면, ‘비슷함’을 표현하는 תוּמꕖ(더무트)는 인간 품위의 한계를 제한하고 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모습을 닮은 사람을 만들자! 그래서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 또 집짐승과 모든 들짐승과 땅 위를 기어 다니는 모든 길짐승을 다스리게 하자!’ 하시고 당신의 모습대로 사람을 지어 내셨다” (창세 1,26-27)




4.  즉, 인간은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되어서 그야말로 하늘을 치솟는 듯한 고매한 품위를 지니고 있지만 ‘비슷하게’, ‘유사하게’(תוּמꕖ 더무트)라는 제한된 의미로 창조되었기 때문에 인간은 인간일 뿐이라는 것, 즉 하느님의 모습과 비슷하게 창조된 인간이지 하느님이 결코 아니라는 사실을 설정하고 있다.




5.  시편 8편은 객관적으로 볼 때 인간은 다른 창조물과 비교해서 아무것도 아님을 시사하고 있다. 시편 8편 역시 창조주 하느님의 위대하심과 전능하심에 비교되는 인간의 외소함을 전하고 있는 것이다. 즉 인간을 가리켜 שׁוֹנꔤ(에노스)로 지칭한다. 그러면서도 오히려 하느님께서는 인간이 만물을 지배하도록 창조하셨다는 사실을 전하고 있다.




6.  그러나 하느님의 모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아직까지도 정확하게 정의되고 있지는 않다. 인간이 하느님의 모습과 비슷하게 창조되었다고 말할 때 과연 어떤 면에서 하느님의 모습을 지니고 있으며, 닮게 되었는지 하느님의 모습을 닮은 인간의 특성이 무엇인지는 아직도 논란이 되고 있다.




7.  하지만 학자들간에 비교적 일치된 견해는 인간이 지상에서 하느님을 대신하여 전권대행자의 역할을 수행한다는 견해이다. 그러나 위임된 전권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것에 대하여 인간은 책임을 져야 한다. 




8.  그러므로 하느님의 모습대로 창조된 인간의 특징은, 지상에서 하느님의 전권대행자로 나타나며, 하느님의 전권대리자인 인간은 자신의 행동과 삶 전체에 대하여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것, 이것이 바로 하느님의 모습을 닮은 인간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는 context가 시사하는 인간의 품위요, 특성이라고 결론 내릴 수 있다.


9.  이상에 살펴본 바와 같이 인간의 존엄과 품위는 만물의 영장으로서의 피조물 위에 군림하는 인간의 우월성 안에서 구체적으로 표현된다. 이러한 인간의 품위는 근동지방에서는 왕에게만 유보된 것이었지만 성서는 하느님의 은총에 의해서 이 품위가 남녀 모두에게 구별없이 인간 전체에게 거져 주어졌음을 강조하고 있다.




10.  또한 성서는 인간의 존엄과 품위는 인간이 노력하여 취득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선물로서 인간성 그 자체 안에 내재해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은총과 선물로 주어진 이 고유의 품위는 어떠한 경우에서도 포기되거나 침해 되어서는 안된다.




11.  인간은 하느님의 전권대리자로서 그분을 대신하고 대표한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인간의 생명은 신성하다. 그러므로 인간에 대한 모든 폭력은 창조주 하느님께 대한 무례함이요, 모독이기 때문에 마지막 벌을 받아야 한다고 창세기 9,5-6은 언급하고 있다. 흙에서 나와 다시 흙으로 돌아갈 연약하고 초라하기까지 한 인간 즉, שׁוּנꔤ(에노스)이지만 하느님의 특별한 보살핌 때문에 위대하고 고상한 인간임을 창세기와 시편은 이야기하고 있다.




12.  하지만 모든 인간은 죽어야 한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된 인간이기에 무한한 의미에서 위대하다면 또한 동시에 제한된 의미에서 죽어야 할 인간이기에 초라하다. 그러면 죽음에 대한 성서의 증언은 어떠한가? 죽음에 대해서 성서가 시사하고 있는 내용을, 성서 텍스트를 통해서 살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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