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생활의 구조분석, 교류분석, TA

 

영성생활의 구조분석


“일반적으로 우리는 체험을 구성하는 데 사용되는 구조(structure)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우리는 체험의 구조화에 대해 인식하기를 거부하고 있다. 왜냐하면 우리가 실재를 구조화하여 골격을 만든다고 인식하게 됨으로써 실재와 사실적 접근을 하고 있는지 아닌지 의문이 제기되기 때문이다.”1) 그러나 이러한 체험의 구조화에 대한 모호함에도 불구하고 TA는 영성생활의 구조에 대한 이해를 돕고 성숙한 영성생활로 나아가는 데 좋은 도구가 된다.


인간의 성격이 세 가지 자아상태로 구성되어 있다면, 신앙인의 영성생활도 세 가지 자아상태에서 일어나는 활동이라 할 수 있다. Berne의 정의에서처럼 자아상태가 “일관된 유형의 감정 및 경험 그리고 이와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는 일관된 행동”이고, 각 자아 상태가 고유한 사고나 행동이나 감정을 나타낸다고 볼 때, 신앙인도 각각의 자아상태에서 고유한 사고나 행동이나 감정을 영성생활 안에서 나타내 보이는 것이다.


어린이가 자라면서 부모와 주위 어른들의 사고나 행동이나 감정을 모방하기 마련이듯, 그리스도인은 어릴 때부터 부모,성직자나 수도자 등의 신앙생활 면모들 즉, 그들의 가르침과 통제, 모범 등등을 다양한 방법으로 내면화시켜 나간다.2) 이와 같이 어릴 때나 신앙입교시에 성직자나, 수도자, 부모 또는 신앙생활에 있어서 이들과 유사한 권위적 인물들의 신앙을 모방하여 이를 드러낼 때 영성생활에 있어서 P 자아상태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P 자아상태에 놓여 있다는 것은 ‘부모처럼’ 신앙생활을 한다는 말이 아니라, 실제 부모가 보여주었던 신앙행위를 편집하지 않고 그대로 본뜬 듯이 드러낸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어릴 때나 신앙입교시에 본인 스스로 자주 했던 신앙에 관한 사고나 행동이나 감정을 나타낼 때, C 자아상태에 놓이는 것이다. 영성생활에 있어서의 C 자아상태는 유아기및 아동기 또는 신앙입교시의 자연스러운 모든 충동, 초기 경험, 반응 등이 기록된 옛 신앙행동들을 일컫는다.3) 신앙인은 어릴 때나 신앙입교시에 자주 했던 신앙행위나 사고나 감정을 어른이 되어서 또는 입교 후 시간이 많이 지난 후에도 자주 드러낸다. 그러나 자아상태란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형성되어 나가는 것이므로, C는 유아기나 아동기 또는 신앙입교시에 경험했던 사고, 감정, 행동 유형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오늘 체험한 생생한 신앙경험도 내일이 되면 과거의 것으로 기록, 저장되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아동기를 지나서 또는 신앙입교 후에 경험한 신앙내용도 C 자아상태의 내용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지나온 역사가 현재의 삶에 부단히 영향을 미치듯이 P나 C는 영성생활에 있어서 과거로부터 ‘몸에 밴 어린 시절’의 영향을 말한다. 그러나 인간은 과거 타인이나 자신의 경험에만 묶여 있는 것은 아니기에 신앙생활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P 자아상태나 C 자아상태의 신앙내용이 고귀하고 값진 것도 많다. 옛 신앙생활에 있어서 권위적 인물로부터 배운 계명에 대한 충실성, 미신을 끊어버림, 이웃에 대한 사랑과 존중은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는 가치를 띤다. 또한 아동기 시절 또는 신앙입교시에 경험했던 하느님 안에서의 평화로운 감정은 일생을 살아가는데 역동적인 힘으로 작용하고, 어린 시절의 창조적, 직관적, 자발적 신앙행위와 감정은 참으로 소중하고 고귀한 것들이다. 그러나 P 자아상태나 C 자아상태의 내용 중 현재에 적용하는데 적절하지 못한 것도 대단히 많다. 신앙의 진리는 변하지 않지만, 시대와 상황에 따라 그것이 새롭게 해석될 수 있듯이 적절하지 못한 과거의 영향은 얼마든지 수정하고 개선해 나갈 수 있다. 신앙인이 과거신앙의 영향을 받지 않고 ‘지금 여기서의 상황’에 가장 적절한 반응으로서의 신앙행위나 사고나 감정을 나타낼 때, A 자아상태에 놓이는 것이다. A 자아상태는 영성생활에 있어서 “현재에 적합한 일단의 자주적인 감정이나 태도나 행동”을 말한다. 현재의 상황에 적응하는데 아동기 또는 신앙입교시의 전략이 적절하지 못할 때 이를 수정하지 않으면 안된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지각할 수 있어야 하고, 지각한 내용을 토대로 합리적 객관적으로 사고하고 추리하고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영성생활을 영위함에 있어서 이러한 세 가지 자아상태의 영향은 각양각색의 형태로 드러난다. 예를 들면 하느님이 누구냐고 물었을 때 사람들은 따뜻한 아버지로서의 하느님을 말하기도 하고, 반대로 무서운 심판자로서의 하느님을 말하기도 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사고를 굳건히 형성하기 위해 요청되는 내적 힘, 혹은 세상사를 미리 계획하시고 모든 세상사에 직접 개입하시는 영으로서 하느님을 말하기도 한다. 이렇게 사람들은 다양한 하느님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우리들이 친한 친구를 요구하듯 신자들은 심리적으로 하느님을 요구한다. 어떤 특수한 순간에 용서하는 하느님을, 처벌하는 하느님을, 사랑하는 하느님을, 자비로운 하느님을 각각 요구한다.4) 이처럼 신앙인은 하느님에 대해 다양한 사고, 감정, 행동을 드러낸다. 이러한 관점에서 영적 지도자는 피지도자가 그릇된 신앙, 그릇된 하느님 모습으로부터 자유로와 지는 것을 도와주고자 한다면 먼저 피지도자의 신앙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그리고 대체로 어떤 자아상태 아래에서 영성생활을 영위하고 있는지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진단이 없이는 처방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영성생활의 구조분석을 활용한 영적 지도는 PAC 각각의 자아 상태에 놓인 신자들의 특성을 보여주며, 각각의 자아상태의 기능을 설명함으로서 시작된다. 그런 다음 그들의 영성생활이 어떤 형태로 드러나는지를 묻는다. 여기서 사람들에게 성격의 구조와 영성생활의 구조에 대해 가르칠 때에 그들이 과거에 어떻게 행동해 왔으며, 현재는 어떻게 행동하고 있는지 솔직하게 털어놓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기 패배적인 행동양식을 거짓없이 인정하는 일이야말로 치료 진전에 필수적이듯, 보다 성숙한 영성생활을 위해서는 영성생활에 대한 자기 인식과 인정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그럼으로서 그들은 자신이 어떤 영성생활 형태를 기피하고 있고, 어떤 형태들은 부풀려 강조하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영적 지도자는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러한 깨달음은 영성생활을 능동적이고도, 자율적으로 성숙하게 하는 데에 밑거름이 되며, 성숙한 영성생활을 향한 실질적인 조치들을 하는 데에 기본적인 요소가 된다. 영적 지도자는 신앙인의 영성생활 구조를 내담자와 함께 파악해내고, 인격의 균형과 영성생활의 성숙을 위한 구체적인 재결단을 내담자에게 요구함으로서 영적 지도를 이끌어 갈 수 있다. 그러므로 신앙인 개인이 더욱 친밀한 하느님과의 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노력에 있어서 뿐만 아니라, 신앙인의 영성생활을 지도하기 위해서도 이러한 영성생활의 구조에 대한 이해는 반드시 밑바탕 되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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