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생활의 구조분석 – 이해의 필요성, 교류분석, TA

 

영성생활의 구조분석


TA의 구조분석을 통해서 우리는 우리의 어린 시절이 지금도 우리 안에 자리 잡고 있음을 알았다. 그것은 우리가 하는 모든 일, 우리의 모든 정서생활뿐 아니라 신앙생활에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성숙한 영성생활을 위해 노력하는 데 있어서 어린이로서의 자신의 신앙, 또는 신앙 입교시에 받은 영향을 무시하거나 도외시하려는 과오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뜻에서 이 장(章)에서는 우리의 영성생활 구조에 대한 이해의 필요성을 영성신학적인 면에서 살펴보고, 또 구체적으로 TA를 통해 신앙인들의 영성생활 구조에 대해 알아보겠다.




1) 영성생활구조에 대한 이해의 필요성


그리스도교 신앙인은 하느님의 뜻을 따라 살기를 원한다.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을 통해 하느님께서 이루시고자 계획하신 일을 하는 것이 바로 그리스도인의 소명인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자신의 소명을 깨닫기 위해서는 그리고 그 소명을 올바르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 자신을 깊이 알아야 한다. 먼저 자신 속에 비뚤어진 면을 바로잡고, 고쳐야 하며 스스로도 원하지 않는 가식을 벗어 던져야 한다. 회개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자기자신을 알아야만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하느님의 뜰안(땅)으로 들어가고 싶어하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살펴보고, 자신에 대해 더 많이 알아 가는 일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느님의 내심에 들어가고 싶은 사람은 먼저 자신의 내면 깊숙이 들어가야 한다. 자신을 먼저 알지 못하는 사람은 하느님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1)


“Malcolm Goldsmith(1994)는 〈Knowing me-Knowing God〉에서 우리들에게 각자 자신이 얼마나 개별적이고 얼마나 유일한 존재인가를 상기시키며, 우리들의 유일성이 자신이 하고 있는 모든 것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를 기억하게 해준다. 그는 우리들의 성격들에 대하여 배우도록 이끌고 우리의 영성생활을 촉진시키기 위하여 그러한 자각(self-knowledge)을 사용하도록 우리를 돕는다.“2)


“서양과 동양의 모든 영성 전통의 지도자들과 영혼의 인도자들도, 진정한 자기 인식이 ‘내면 여행’의 전제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3) 아빌라의 데레사 성녀도 Malcolm Goldsmith의 주장에 뒷받침이라도 하듯 자각(self-knowledge)의 중요성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자신을 아는 것(self-knowledge)은 너무나 중요합니다. 비록 여러분이 하늘나라로 들어올려질지라도 나는 여러분이 자신을 아는 일에 결코 게을리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4)


“우리의 잘못으로 우리자신을 모르고 있는 것, 우리 스스로가 누구인지 알지 못하는 사실이야말로 크나큰 불행이요 부끄러움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여러분이 어떤 사람을 만나서 누구냐고 물었을 경우, 제 아버지 어머니가 누구인지 대지 못하고, 고향이 어디인지도 모른다면, 더할 나위 없는 무식이라고 하지 않겠습니까? 짐승같이 미련하다는 말이 여기에 맞는다면, 우리에게는 그 보다도 더한, 비교가 안 되는 어리석음이 있습니다. 우리가 나 자신을 알고 싶어하지 않고, 철딱서니 없이 우리 자신을 이 육체에다 얽매어 둘 그때에 말입니다. 우리는 듣는 바가 있고 가르치는 신앙이 있어서 영혼이 존재한다는 것쯤은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영혼이 지니고 있는 좋은 것들이 무엇인지, 이 영혼 안에 계시는 분이 누구이신지, 그 위대한 가치를 생각하는 때가 아주 드물기 때문에 오직 그 아름다움을 간직하려는 노력이 크게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는 일 모두가 보석의 엉성한 꽂을 땜, 이 궁성의 바깥 둘레, 즉 이 몸뚱이에 관한 것들뿐인 것입니다.”5) 




그러나 그리스도교 신앙에 의하면, 우리가 거짓 자아에서 구원되는 것은 하느님이 주시는 은총의 선물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스스로 각자의 틀 안에서 준비하고 처신하며, 자신을 개방하거나 혹은 그 은총에 순응할 수 있는 범위까지이며 그것이 논의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인간의 한계성에 대해 성 이냐시오는 신과 인간, 은총과 자연의 협동이란 전통적 가톨릭 교리를 강조하여, “모든 것이 오직 하느님에게 매인 것처럼, 그렇게 기도하여라. 그러나 네 구원이 완전히 네게 매인 것처럼, 그렇게 협력하여라.”6)라고 하였다. 이렇게 볼 때 우리는 거짓 자아에서 빠져 나오는 것이 완전히 하느님께 달려 있다는 듯이 기도해야 하며, 모든 것이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듯이 행동해야 한다고 말할 수 있다. 바울로는 인간의 투쟁과 하느님의 은총의 이 풀리지 않는 역설을 이렇게 규정하고 있다. “더욱더 (순종하시오). 그리고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여러분의 구원을 위하여 힘쓰시오. 여러분 안에 원의를 일으키시는 분도 또한 실천케 하시는 분도 하느님이십니다.”(필립 2,12-13)7)


그런데 인간은 우선 인생의 전반기에 ‘경험적 자아’를 형성한다. 여러가지 상황에 대처해 가며 자아가 형성되어 가는 것이다. 이 자아는 또한 우리의 태도 및 행동 메커니즘들의 합(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역할, 습관 및 성격적 특징들에 지나치게 동화될 경우 그것은 우리의 (진정한) ‘자아’를 찾는 데 큰 장애가 된다.8)


그러므로 신앙인이 하느님의 은총에 더욱 더 개방되기를 원하면서도 하느님께 대한 태도를 살피는 노력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신앙인이 하느님의 뜻 앞에서 자신의 실제적인 태도를 살펴보지 않았다면, 그와 하느님과의 관계가 올바르게 형성되어 있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신앙인은 의식 또는 무의식적으로 형성된 영성생활의 패턴을 이해하고 인식할 때 비로소, 영적 성숙을 이루기 위한 준비를 하게 되는 것이고, 또한 진정한 회개를 할 수 있게 된다.9) 영적 지도에 있어서 피지도자와 하느님과의 올바른 관계를 파괴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밝히지 않고 그 증세만 치료한다는 것은 무익하기 때문이다.10)


“우리는 사랑에 의해서 사랑하는 것을 배우고, 기도에 의해서 기도하는 것을 배우는 것처럼 신앙생활의 방식에 의해서 하느님을 진정으로 체험할 수 있는 영적인 삶을 배우게 된다. 따라서 ‘산다는 것은 성장하는 것이고(To lives means to grow), 성장하는 것은 변화하는 것이며(To grow means to change), 변화하는 것은 결심하는 것이다(To change means to decide).’라는 삶의 원리 안에 그리스도인으로 산다는 것은 그리스도인으로서의 내적인 삶을 키우는 것이다. 이 내적인 삶은 신앙생활의 방식에 따라 변화하는 것이며, 신앙생활의 변화를 위하여 지금 상황(here and now)에서 자신의 신앙생활의 자세를 과감하게 바꾸기로 결심하는 것이다.”11)


신앙인은 기도의 문제점과 하느님을 알아가는 성장 사이의 관련성을 볼 수 있을 때 성숙한 영성생활을 위한 재결단은 훨씬 수월해 질 수 있다. 예를 들면 때때로 신앙인은 고통스럽고 생명력 없으며 강요적인 오랜 기도 습관을 깨고 다시 하느님과의 관계를 새롭게 해야 한다. 그러므로 그가 진실로 믿고 있는 것을 알고 싶다면, 자신이 하는 기도 방법을 영적 지도자와 함께 검토해 보아야 하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일생동안 유치한 기도를 바친다. 하느님께 대한 그들의 관념(Image)은 어린 시절에 고착되어 있다. 이들에게 있어서 하느님과의 기도생활에 대한 탐구는 그가 진실로 믿는 것 이상의 것을 말해준다. 우리가 하느님의 본성을 얼마나 분명히 이해하고 있는가는, 기도가 무엇인지 얼마나 분명히 아는가와 같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하느님께 대한 우상숭배식의 신앙에서 참된 신앙으로 성장해감에 따라 기도생활은 반드시 바꿀 필요가 있다.12)  


이러한 의미에서 우리가 영성생활의 지도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가장 우선되어야 할 작업은 신자들의 특성에 따라, 하느님과 그 신자간의 관계가 어떠한 형태로 형성되었는가를 이해하는 것이다. 그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신자들의 영성생활을 지도할 때 추상적이고, 모호한 지도보다 더욱더 구체적이고 실제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제 이러한 시각으로 TA의 활용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겠다. TA는 세상에 주어진 인간의 존재를 하느님의 은총으로 받아들임으로서, 그 존재 자체를 긍정하는 가치체계를 갖고 있을 뿐 아니라, 동시에 신앙인의 영성생활에 있어서 역동적인 심리적 선호성들을 인식하고 인정하도록 우리를 돕는다.13) TA를 통해 우리는 자신의 영성생활 유형을 발견할 수 있는데, 그러한 발견은 신앙인이 자신에게서 대단히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말이며, 또한 하느님께 더욱 가까이 나아가게 되었다는 말이 된다. 그것은 마치 자기발견(self-discovery)을 위한 새로운 모험에 문을 활짝 열어놓은 것과 같고 하느님과의 관계에 새로운 방법들을 도입하는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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