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 지도를 위한 TA이론의 이해

 

영적 지도를 위한 TA이론의 이해




TA(Transactional Analysis, 교류분석)는 상담 및 심리치료의 한 방법으로서, 원래 1950년대중반부터Berne에의해개발되었다.국제교류분석협회에서는 TA(Transactional Analysis, 교류분석)를 “성격이론인 동시에 인간의 성장과 변화를 촉진하는 체계적인 상담 또는 심리치료”(Stewart & Joines, 1987)라고 정의하고 있다. 한편 Clarkson(1992)은 “TA란 인본주의적 가치 체계 위에서 행동주의 심리학의 명료성과 정신분석학적 통찰의 깊이를 더한 정신 내적 및 대인관계 심리학인 동시에 심리치료 이론”이라고 정의한다. TA는 상담이나 심리치료 뿐만 아니라, 인간을 이해하고 성장과 변화를 촉진시키는데, 그 어떤 심리학적 접근방법보다 이론이 깊고 넓다고 하겠다.


Eric Bern 이후 TA이론은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왔다. TA의 발달은 다음과 같이 네 단계로 나눌 수 있다(Dusay & Dusay, 1989). 제 1기(1955-1962)는 Berne이 인간의 성격이 세 가지 자아상태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면서부터 시작된다. 이 세 가지 자아상태(Parent, Adult, Child)는 인간의 사고와 감정과 행동을 설명할 수 있는 단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말이나 목소리나 제스츄어나 얼굴 표정과 같은 ‘지금, 여기서’의 현상을 통해 성격을 관찰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은 것이다. 이와 같이 관찰 가능한 이러한 기준은 한 사람의 과거 역사를 추론하고 또 미래 문제를 예측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한다. 제2기(1962-1966)는 두 사람간에 일어나는 교류(transaction)에 관심을 기울이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즉 두 사람간에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 각 각 세 자아상태 중 한 자아상태에서 자극과 반응이 오간다. 이러한 교류에는 세 가지 유형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1) 그리고 교류를 할 때에는 바깥으로 드러난 사회적 수준의 메시지 이면에 숨어 있는 심리적 메시지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됨으로써, 게임 이론이 발달되기 시작했다. TA가 널리 주목을 받게 된 것도 바로 이 시기이다. 이 시기의 TA는 정서에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고 주로 인지적 접근방법을 취했다. Berne과 샌프란치스코 TA 세미나에 참석했던 사람들은 “사람들은 왜 같은 게임을 반복하게 되는가”라는 의문에 답하려 했다. Freud의 강박증적 반복은 호소력은 있지만, 이러한 질문에 만족할만한 대답을 주지 못했다. TA에서는 이러한 질문에 대한 신빙성 있는 해답을 찾음으로써 제 3기(1966-1970)에 접어들게 되었다. 제 3기에서는 인생 각본(life script) 이론과 이 각본에 대한 분석이 주로 발달된 단계이다. 인생 각본은 한 사람이 자기 삶의 방향을 결정하는 무의식적인 인생 계획이다. 이러한 각본은 “아동기에 쓰여지고, 부모로부터 강화되고, 이후 겪게 되는 사건들을 통해 정당화되어, 결국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결말로 치닫게 하는 인생 계획”(Berne, 1980)을 말한다. Berne이 사망한 이후 TA의 발달은 제 4기(1970년부터 현재)로 접어들었다. 이 시기에는 ‘에고그램’(egogram)이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에고그램이란 한 사람의 자아상태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양과 시간을 그림 또는 그래프로 나타낼 수 있게 해준다. 1970년 이후 각 자아상태의 에너지 수준을 높이는 기법들을 개발해 왔다.


이와 같이 TA는 그 발달단계에 따라 인간의 성격을 치료하는데 다양한 접근 방법이 발달되어 왔다. 그러나 TA 이론에서 아직도 가장 중요한 토대를 이루고 있는 것은 자아상태이론이다. 세 가지 자아상태는 각 각 고유한 기능을 하고 있으며, 자아상태 간의 경계가 모호하거나 경직되어 있을 때 병리적 성격을 나타내게 된다. 따라서 이 장에서는 자아상태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으며, 자아상태 간의 경계 문제 때문에 발생하게 되는 성격적 문제를 살펴보기로 하겠다.2) TA의 이러한 자아상태 이론과, 구조적 병리학은 이 논문을 통해 성숙한 영성생활에로 나아가기 위한 바탕을 마련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아울러 사람들이 둘 이상 모여 있을 때 시간을 보내는 방법을 연구한 TA의 시간의 구조화 이론을 이해함으로서 영성생활에서 하느님과의 시간의 구조화를 연구하기 위한 바탕으로 삼고자 한다.




1. TA의 구조분석3)


인간의 성격은 세 가지 자아상태로 구성되어 있다. Berne(1957)은 우리의 성격이 ‘어버이 자아상태’(Parent ego state, 이하 P 자아상태라 부름), ‘어른 자아상태’(Adult ego state, 이하 A 자아상태라 부름), ‘어린이 자아상태’(Child ego state, 이하 C 자아상태라 부름)라는 세 가지 자아상태로 구성되어 있다고 말했다. Berne(1980)은 자아상태를 “일관된 유형의 감정 및 경험 그리고 이와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는 일관된 행동”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다시 말해 각 자아상태는 고유한 사고나 행동이나 감정을 나타내고 있다.


우리는 때때로 “저 녀석은 누구를 그대로 빼 닮았다”는 말을 종 종 듣는다. 어린이는 자라면서 부모와 주위 어른들의 사고나 행동이나 감정을 모방하기 마련이다. 어린이들은 부모나 주위 어른들의 사고나 행동이나 감정을 다양한 방법으로 내면화(internalization)시켜 나간다(Clarkson, 1922). 이와 같이 어릴 때부터 부모나 주위 어른들의 사고나 행동이나 감정을 모방하여 이를 드러낼 때 P 자아상태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P 자아상태에 놓여 있다는 것은 ‘부모처럼’ 행동한다는 말이 아니라, 실제 부모가 보여주었던 행동을 편집하지 않고 그대로 본뜬 듯이 드러낸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P 자아상태를 ‘빌려온 자아상태’(borrowed ego-state)라고 부르기도 한다(Stewart, 1992).




                             Controlling Parent         Nuturing Parent                        어버이 자아상태  통제적 어버이                양육적 어버이




              어른 자아상태     Adult


                                 어른


                                                     


              어린이 자아상태   Free Child                 Adapted Child


                                 자유로운 어린이           순응하는 어린이




  <그림 1> 세 가지 자아상태       <그림 2> 자아상태의 기능분석




C 자아상태에 놓이는 것은 우리 속담에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말이 있듯이, 어릴 때 자주 했던 사고나 행동이나 감정을 나타낼 때를 말한다. C는 유아기 및 아동기의 자연스러운 모든 충동, 초기 경험, 반응, 자기 자신 및 타인에 대한 자세 등이 기록된 옛 행동들을 일컫는다(James, 1971). 우리는 어릴 때 자주 했던 사고나 행동이나 감정을 어른이 되어서도 자주 드러낸다. 그러나 C는 유아기나 아동기에 경험했던 사고, 감정, 행동 유형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자아상태란 살아있는 동안 끊임없이 형성되어 나가는 것이므로, 오늘의 생생한 경험도 내일이 되면 과거의 것으로 기록 저장되기 마련이다. 아동기를 지나서 청년기나 성인기에 경험한 내용도 C 자아상태의 내용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C 자아상태’는 어떻게 보면 ‘역사적 자아상태’(historical ego state)라고 부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Clarkson, 1992).


개인에게도 역사가 있다. 지나온 역사는 현재의 삶에 부단히 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P나 C는 과거에서부터 ‘몸에 밴 어린 시절’의 영향을 말한다. 그러나 인간은 과거 타인이나 자신의 경험에만 묶여 있는 것은 아니다. P나 C 자아상태의 내용이 고귀하고 값진 것도 많다. 옛날 부모로부터 배운 예의 범절이나 법과 질서의 존중, 이웃에 대한 사랑과 존중은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는 가치를 띤다. 또한 아동기 시절에 경험했던 행복한 감정은 일생을 살아가는데 역동적인 힘으로 작용하고, 어린 시절의 창조적·직관적·자발적 행동과 감정은 참으로 소중하고 고귀한 것들이다. 그러나 P 자아상태나 C 자아상태의 내용 중 현재에 적응하는데 적절하지 못한 것도 대단히 많다. 적절하지 못한 과거의 영향은 얼마든지 수정하고 개선해 나갈 수 있다. 이러한 뜻에서 인간이 과거의 영향을 받지 않고 ‘지금 여기서의 상황’에 가장 적절한 반응으로서의 사고나 행동이나 감정을 나타낼 때 A 자아상태에 놓이는 것이다. 현재의 상황에 적응하는데 아동기의 전략이 적절하지 못할 때 이를 수정하지 않으면 안된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지각할 수 있어야 하고, 지각한 내용을 토대로 합리적 객관적으로 사고하고 추리하고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이와 같이 A 자아상태는 “현재에 적합한 일단의 자주적인 감정이나 태도나 행동”(Berne, 1980)을 말한다.




2. TA의 구조적 병리학4)


P, A, C 세 자아상태 사이에는 경계가 있다. 여기서 자아 경계(ego boundary)란 정신 에너지가 한 자아상태에서 다른 자아상태로 이동할 수 있는 일종의 반투막이라고 말할 수 있다(Berne, 1980; Clarkson, 1992). 건강한 성격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아상태 간의 경계가 분명하면서도 동시에 개방적이어야 한다.


첫째, 경계가 분명하다는 것은 세 가지 자아상태가 모두 자기 기능을 충분히 발휘되는 것을 말한다. 그래야 성격의 각 부분이 ‘충분히 기능하는 인간’(fully functioning person)이 될 수 있다. 앞에서도 살펴보았듯이, 세 자아상태는 각각 고유한 내용을 가지고 있고 또 고유한 기능을 한다. P 자아상태는 어릴 때부터 부모나 부모와 같은 중요한 타인들의 사고나 감정이나 행동을 나타낸다. P 자아상태가 제 기능을 해야 부모나 어른들로부터 배운 미풍양속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 또 CP5)런 통해서는 규칙과 질서의 준수, 선악의 판단, 문화나 규범을 지켜나갈 수 있다. 또 NA를 통해 남을 이해하고 사랑하고 도울 수 있다. P 자아상태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면, 자녀를 올바르게 양육할 수 없고, 직장에서도 리더십이 발휘될 수도 없다. 그리고 C 자아상태가 제 기능을 다 해야 즐겁고 행복하고 직관적이며 창조적인 삶을 살 수 있다. 다시 말해 AC를 통해 기쁨과 슬픔 등 자기정서를 있는 그대로 표현할 수 있고 AC를 통해 사회 규칙이나 규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자기 자신을 통제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아울러 심리적으로 건강하고 성숙한 삶을 살기 위해 무엇보다 A 자아상태가 제 기능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지각하고, 사실에 입각해서 정보를 수집하고, 합리적이요 객관적으로 사고하고 판단하여 효율적인 의사결정과 문제해결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A 자아상태가 제 기능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앞에서 과거 몸에 밴 어린 시절의 영향이라 할 수 있는 P와 C 자아상태는 긍정적인 영향만 미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사람에 따라 엄청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것이다. 부모가 특정 지역 사람에게 보인 편견을 그대로 모방하여 편견을 드러내는 것은 건강하지 못한 일이다. 또한 어릴 때 부모로부터 야단을 맞고 ‘나 같은 것은 인간도 아니다’하고 자기 자신을 무가치하게 느꼈던 감정을 지금도 계속 가지고 있다면 건강한 일이 못된다. 이와 같이 과거의 부정적인 영향을 현실에 맞도록 수정하는 것도 A 자아상태의 기능인 것이다. A 자아상태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온고지신(溫故之新)이 이루어질 수 없다. 이와 같이 세 가지 자아상태는 모두 다 필요하다.


둘째, 자아의 경계는 분명해야 하지만, 동시에 개방적이어야 한다. 경계가 개방적이지 못하고 폐쇄적이거나 경직되어 있으면 정신 에너지가 한 자아상태에서 다른 자아상태로 원활하게 이동될 수 없다. 다시 말해 ‘자발적인 이동’이 불가능한 것이다. 자아상태 간의 경계가 분명하지 못하고 모호하다면, 한 자아상태가 다른 자아상태를 쉽게 침범하게 되고, 침범된 자아상태는 제 기능을 수행하기 어렵다. 이와 같이 TA에서는 자아상태 간의 경계가 모호하여, 한 자아상태가 다른 자아상태를 침범하고 있는 것을 혼재(混在, contamination) 또는 오염이라고 한다. 그리고 자아상태 간의 경계가 경직되어 있거나 폐쇄적이어서 정신 에너지가 특정 자아상태에서만 머물고 다른 자아상태로 이동하지 못할 때 배제(排除, exclusion)라고 한다. TA에서는 이러한 혼재 또는 배제를 합쳐 구조적 병리학(structure pathology)이라 한다(Stewart & Joines, 1987). 혼재와 배제가 경미한 수준에 놓여 있을 때에는 그 사람의 개성이라고 여길 수 있으나, 심할 경우에는 건강한 인간관계를 맺을 수 없고 심각한 부적응을 초래하게 된다.




1) 혼재(混在, contamination)


사람들은 때때로 P 자아상태나 C 자아상태의 내용을 마치 A 자아상태의 내용인 것처럼 믿는다. 이러한 이유는 P나 C가 A의 경계를 침범하여 A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을 혼재(또는 오염)라고 하는데, 자아상태들 간의 경계가 모호하거나 약하거나 미분화(未分化)되어있기 때문에 발생한다. A가 P나 C의 지배를 받아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때, 지금 여기서의 사실에 입각하여 지각하거나 판단하지 못하고, 과거의 잔재인 P나 C의 영향을 받아 현실을 왜곡하게 되고 또 이를 합리화시키려고 한다. 다시 말해 P나 C의 내용이 마치 A의 내용인 것처럼 왜곡하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경계의 침범은 A 자아상태로 하여금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한다. 경계의 침범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불합리한 신념의 고수는 Ellis의 합리적 정서적 치료(RET)에서 말하는 ‘불합리한 신념’과 같은 작용을 한다고 하겠다.







   P의 침범                C의 침범               이중침범




    <그림 3> 혼재




첫째, P가 A를 침범할 때에는 A가 P의 지배를 받기 때문에 A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이 때에는 과거에 입력된 정보가 현실에 맞는지 틀린지 구별하지 못하고 맹목적으로 따른다. 말하자면 과거 ‘P의 슬로건’을 마치 ‘A의 실제’처럼 생각하는 것이다. Berne은 이를 ‘편견’이라 부른다. P가 A를 침범했을 때에는 A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지금 여기서의 사실을 효율적으로 지각하지 못하고 객관적 합리적으로 사고하지 못하고, 과거 주입된 신념을 마치 사실 또는 현실인 것처럼 지각한다. P가 A를 침범한 사람의 대표적인 특징이 바로 편견이 심하고 무엇을 맹신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사람은 자기 편견이나 맹신을 현실로 착각한다. ‘성은 불결하다’든가, ‘여자는 남자보다 머리가 못하다’는 등의 편견, 사이비 종교에 대한 맹신, 기타 자기비하, 자기과신, 엘리트 의식도 P가 A를 침범한 사람의 특성이다. P가 A를 침범한 사람은 음식, 종교, 계급, 지방색, 성과 관련된 주제에 편견이 심하다. 이러한 사람은 편견만 가질 뿐 아니라 감정과 정서를 동시에 나타내게 된다. 침범이 심하면 환각을 경험하기도 한다(James, 1971).


둘째, C 자아상태가 A 자아상태를 침범할 때에도 A는 C의 지배를 받아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A가 C의 지배를 받는 사람은 아동기 시절부터 견지해온 신념의 영향을 받아, A를 통한 성숙한 사고를 하는데 방해를 받는다. 예를 들어 파티에 갔다가 나오는데, 뒤에서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이 때 ‘저 사람들이 뒤에서 또 나를 비웃는구나’하고 분개한다. 이것은 어릴 때 언어적으로 결정한 것은 아니지만 ‘내게 틀림없이 문제가 있어 나 외에는 다 알고 있지만, 아무도 내게 말해주지 않아’하고 결정한 아동기의 경험을 재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본인은 아동기 경험의 재연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C가 A를 침범하여 A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아동기의 상황을 현재의 상황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만일 그 사람들이 왜 웃는지 알아보고 자기를 보고 웃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발견했다면, C의 침범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C의 침범이 심한 사람은 웃던 사람들이 자기보고 웃은 것이 아니라고 설명을 해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흥! 누가 속을 줄 알고?’하고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Berne은 C의 침범에 의해 일어나는 전형적인 신념을 망상(delusion)이라고 부른다. C의 침범이 심한 사람은 자신이 구세주라든가 세상의 통치자라는 등의 망상을 경험하기도 한다.


셋째, P와 C가 양쪽에서 모두 A의 경계를 침범하고 있는 것을 ‘이중 침범’ 또는 이중 혼재(double contamination)라고 부른다. 이러한 이중 침범이 일어날 때에는 P의 슬로우건을 재연하면서 동시에 C의 신념을 통해 이러한 신념을 동의 또는 확인한다. 이와 같이 P와 C의 이중 침범으로 A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러한 슬로우건과 신념을 마치 확고부동한 진리인 양 착각하게 된다. 예를 들면 ‘사람이란 믿을 게 못 된다’라는 P의 편견과 ‘나는 아무도 믿을 수 없다’는 C의 신념이 결합을 이루어 건강한 사회생활을 하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현대의 일부 TA 이론가들은 일단 침범이 일어난 사람은 P와 C가 모두 침범한다고 주장한다. 이와 같이 경계가 이중으로 침범된 사람은 자기 자신, 타인 및 이 세상에 대해 낡고 왜곡된 신념을 견지한다고 말한다. TA에서는 이러한 신념을 ‘각본 신념’(script belief)이라고 부른다.




2) 배제(排除, exclusion)


Berne은 어떤 사람은 세 가지 자아상태 중 하나 또는 두 가지의 자아상태를 사용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이는 자아상태 간의 경계가 개방적이지 못하고 경직되거나 폐쇄적이어서 정신 에너지가 자발적으로 이동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을 TA에서는 ‘배제’(exclusion)라고 부른다. 배제는 P의 배제, A의 배제, C의 배제, 세 가지 유형이 있을 수 있다.


P를 배제시키고 사는 사람은 A나 C의 자아상태는 기능하지만 P 자아상태는 기능하지 못한다. 따라서 어릴 때부터 부모나 부모 같은 권위적 인물들로부터 내면화된 기존의 규칙이나 가치 체계가 형성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상황마다 규칙을 만들어 낸다.


A를 배제시킨 사람은 현실 검증(reality testing)의 능력이 없다. 그 대신 P와 C의 내부 대화(internal Parent-Child dialogue)만 듣게 된다. 따라서 사고나 행동이나 감정도 모두 이러한 P와 C 자아상태 간의 내부 투쟁을 반영하고 있다. A가 기능하지 못해 현실을 검증할 수 있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행동이나 사고가 현실과 괴리되어 이상한 성격을 드러낸다. 이와 같이 A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면, 효율적인 현실 지각이 어렵고 사실에 입각한 문제해결능력이 결여되어 있으며, P 자아상태와 C 자아상태 간의 갈등을 통제하지 못한다.







   a) P의 배제             b) A의 배제              c) C의 배제 




  <그림 4> 배제




C를 배제시킨 사람은 아동기부터 저장해온 기억이 막혀 있다. “어릴 때는 어땠어요?”하고 물으면, 그 시절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사람들이 성장한 후 표현하는 감정은 대부분 C 자아상태에서라고 볼 때, C를 배제시킨 사람은 감정이 없는 ‘쌀쌀한 사람’이거나 ‘사교성이 결여된 사람’일 경우가 많다. 이러한 사람은 놀 줄을 모르고 휴식(relax)도 모르며 남의 도움도 받을 줄 모른다.


지금까지 세 자아상태 중 어느 한 상태를 배제시킨 경우를 살펴보았다. 그러나 세 자아상태 중 두 자아상태를 배제시키고 P 자아상태만 기능 하는 사람은 ‘일관된 어버이’(constant Parent), P와 C를 배제시키고 A 자아상태만 기능 하는 사람은 ‘일관된 어른’(constant Adult), P와 A를 배제시키고 C 자아상태만 기능하는 사람을 ‘일관된 어린이’(constant Child)라고 부른다.





     a) 일관된 P              b) 일관된 A              c) 일관된 C




  <그림 5> 일관된 자아상태




P 자아상태와 다른 자아상태 간의 경계가 경직되어 A와 C를 배제시키고 있는 사람을 ‘일관된 어버이’라 부른다. 이러한 사람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어떤 일에서든지 ‘P의 규칙’(Parental rule)을 적용하려고 한다. 어떤 자극에 대해서든지 주로 P상태에서만 반응하는 것이다. 따라서 다른 사람을 어린 아이 같이 취급하고, 지나치게 간섭하고 자기에게 의존적이고 복종하기를 요구한다. 이러한 사람들은 대체로 근면하고 의무감이 강하며 판단적이고 비판적이고 훈육적이다. C상태에서 볼 수 있는 웃음이나 울음, A상태에서 볼 수 있는 객관적 합리적 측면이 결여되어 있다. P 자아상태의 경계가 경직되어 있는 사람은 어떤 문제이든 다 답을 가지고 있으며, 지배적이고 권위주의적이며 권력행사를 많이 한다. P 자아상태에 경직된 사람은 자비로운 독재자나 남을 돕는데 일생을 바치는 거룩한 성자의 역할을 하는 양육자 또는 구원자의 행동양식을 드러내기도 한다. 예를 들어 “필요할 때에는 언제든지 나를 불러라”하고 항상 도와줄 태세를 갖추고 있는 사람, “나는 없어도 되니까 너나 가져라”는 철저한 자기 희생자, “걱정하지 마라. 항상 내가 도와줄 테니”하고 말하는 영원한 구원자가 이러한 유형에 속한다. 이와 같이 남을 돕는다는 것은 좋다. 그러나 지나친 도움은 상대방의 독립성, 자주성의 발달을 저해시켜 득보다는 해를 입히는 경우가 더 많다.


A 자아상태의 경계가 경직되어 P나 C의 자아상태로 정신 에너지가 이동할 수 없는 사람은 객관적이고 지적이며 사실과 정보처리에만 관심을 둔다. 이러한 사람은 감정과 동정이 없으며 삶을 즐길 줄 모른다. 이들은 계획가요, 정보 수집가요, 정보 처리자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사람은 직업도 사람을 대하는 직업보다 회계, 프로그래밍, 엔지니어링 등과 같은 목적 지향적인 직업을 좋아한다. 남을 돌보거나 따뜻한 온정을 표하는 P와 삶을 즐기거나, 재미를 추구하는 C 자아상태의 기능이 약하기 때문에, 대인관계가 차갑고 딱딱하고 무미건조하기 짝이 없다.


C 자아상태의 경계가 경직되어 P나 A의 자아상태로 정신 에너지가 이동하지 못하는 사람은 성장하기를 거부하는 피터팬과 같이 영원한 소년 또는 소녀이다. 항상 아동기에 머물고 있는 듯이 행동하고 사고하고 느낀다. 어려움에 봉착하면 감정을 앞세운다. 성장한 사람으로서의 현실 인식이나 현실 검증 능력이 발달되어 있지 않고, 기존의 가치 체계도 없다.  따라서 남들이 보기에 미성숙하고 히스테리칼한 사람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람은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할 줄 모르고, 자기 스스로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고, 자기 행동에 책임질 줄 모른다. 사람을 대하는데 양심을 찾아보기 힘들고, 자기를 돌보아 주는 사람에게만 달라붙는다. 이와 같이 세 자아상태 간의 경계가 모호하거나 경직되어 있을 때 많은 성격적 문제를 드러내고 환경에 효율적인 적응이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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