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법론적 접근을 위한 전이해
– 영적 성장에 있어 유형별 인간이해의 필요성
본 논문의 목표는 마더 데레사의 영성을 탐구하는 것이다. 이것을 위해 우리는 에니어그램이라(Enneagram)는 도구를 사용하고자 한다. 에니어그램은 마더 데레사의 영적 성숙을 드러내주는 좋은 도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에니어그램은 인간에 대한 성격유형(性格類型)이론이다. 에니어그램에서는 인간을 9가지 유형으로 나누어서 설명한다. 그러므로 이 논문의 첫 번째 물음은 ‘인간에 대한 유형별 이해가 과연 타당한가’ 라는 문제로 귀착된다. 인간을 고정된 유형으로 나누는 것이 어떻게 가능하며 나아가 이것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를 먼저 묻지 않을 수 없다. 사회 과학의 급격한 발달과 더불어 심리학에서는 많은 유형이론들과 발달이론들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각각의 이론들은 인간과 인간의 발달(완성)에 대해 각기 다른 정의들을 제시한다. 심리학의 급격한 번성과 더불어 현대인들에게는 이러한 유형이론이나 발달이론을 통해서 완성에 이를 수 있다는 의식이 점점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태도들은 하느님의 은총을 통한 완성(구원)을 중시하는 그리스도교 신앙에 도전이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서는 심리학의 결실들을 어떻게 수용할 것인지, 또 인간을 유형별로 이해하는 것을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 영성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인지를 탐구해보기로 한다.
1. 인간에 대한 유형별 이해의 가능성
사람들은 흔히 기질이나 체질, 성격이라는 말을 자주 쓴다. ‘기질이 다르다’, 혹은 ‘나는 이 일이 체질적으로 안 맞다’, ‘우리는 성격이 안 맞아 이혼한다’ 등의 말을 자주 듣고 쓴다. 이렇게 사람은 기질이나 체질, 성격 등에서 차이가 난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또한 ‘그는 나와 비슷한 기질이야’, ‘비슷한 체질’, ‘우리는 성격이 너무 잘 맞아’ 등의 말도 자주 쓴다. 이 말은 사람들 사이에는 서로 비슷한 면이 있다는 의미이다. 이렇게 유형이론은 사람들에게는 서로 비슷한 면과 서로 다른 면이 있다는 통찰을 드러내는 이론이다. 이러한 유형이론의 출발점은 우리 안에 어떤 일관성 있는 행동방식이나 사고방식이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어떤 사람의 행동을 한 상황에서 시작하여 다른 상황에서 관찰할 때 우리는 그 사람의 행동에 일종의 일관성이 있으며, 따라서 어떤 상황에 대한 그의 반응들은 예견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된다. 누가 오늘 믿음직스런 사람이라면, 상황이 아주 압도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내일도 믿을 만하다는 것을 우리는 기대한다. 우리는 사람 안에 일관성 있는 행동방식을 발전시키고 자신의 생활 철학을 분명하게 하도록 힘을 주려는 어떤 장기적 행동방침과 전반적 목표, 그리고 열망이 있다는 것을 보게 된다.”1)
그런데 개인 안에 있는 행동과 사고의 일관성은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각 사람마다 유사한 점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유형이론은 사람 안에 있는 일관성에서 출발해서 이러한 일관성이 많은 사람들 중에서 비슷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드러내는 이론이다.
“우리는 이러한 행동 방식 또는 행동 유형이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도 주목한다. 동시에 우리가 세상 어디서나 인간성이 근본적으로 같다는 관찰을 할 때 사람들의 행동 방식에는 유사점이 있다는 것도 인정하게 된다.”2)
“심리유형은 사람들이 어떤 선호 경향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하였다. 아주 간단한 수준에서 예를 들자면, 어떤 사람들은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 반면에 어떤 사람들은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좋아한다. 좀 더 복잡한 예를 들자면, 우리들 각각은 신체적인(물리적인) 그리고 정신적인 선호경향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3)
이렇게 개인 안에 있는 일관성과 각 사람들 사이의 유사성이 바로 유형이론의 골격이다. 이것을 이 논문에서 도구로 선택한 성격유형 이론과 연결해서 말을 해 본다면, 개인의 성격은 고유성과 일관성을 지니고 있는 반면 타인들과의 유사성도 지니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이러한 유형 이론의 가장 흔한 예는 혈액형에 따른 성격 분류와 우리 나라에서 사용되는 사상체질이 될 것이다.4) 이외에도 사람을 성격이나 기질별로 나누는 이론들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많이 있다.5) 우리는 이러한 유형이론들이 여전히 설득력이 있고 사람들에게 관심을 끄는 이유를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여기에는 물론 미신적인 요소나 일시적인 호기심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이러한 유형이론들이 인간에 대한 지식을 증가시켜 준다는 점이다. 먼저 사람들은 다양한 유형이론 안에서 자신의 모습을 봄으로써 (비록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보다 객관적인 자기 이해를 얻을 수 있다. 인간은 자신의 사고를 절대화하는 경향이 많다. 인간은 자신의 인식 영역 안에서만 사고하며 이것을 벗어나서 사고한다는 것은 극히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다양한 타인과의 비교 분류를 통하여 자신의 유형을 찾아감으로써 보다 객관적인 자기 인식에 이를 수 있다.
나아가 우리는 유형이론을 통해 나에 대한 지식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 대한 지식도 얻을 수 있다. 유형이론들은 자기의 울타리를 넘어 타인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나와는 어떤 점이 같고, 어떤 점이 다른지를 이해하게 해 준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자기를 절대화하는 것에서 벗어 날 수 있으며 타인과의 관계 안에서 자기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 결국 유형이론들은 자기를 비추는 거울이 되는 한편 타인을 이해하는 다리의 역할을 한다. 그러므로 유형이론들을 바르게 이용하기만 하면 지도를 통하여 길을 찾듯이 보다 더 깊은 자기 인식과 타인에 대한 이해에 이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을 일컬어 ‘성장’ 혹은 ‘인격성숙’ 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6)
“이상의 모델들은 – 상이한 전제조건에서 – 사람은 서로 다르지만 몇몇 개인들은 놀라울 만큼 서로 닮았다는 경험을 설명하려는 것이다. 이러한 유형론들은 나름대로 인간의 영혼을 쉽게 들여다보려는 목적을 지닌 하나의 지도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