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형별 인간이해의 문제점 – 마더데레사의 영성

 

3. 유형별 인간이해의 문제점




인간을 유형별로 나누어서 접근하는 태도들이 인간의 자기 이해에 도움이 되며 특별히 그리스도교 영성생활에도 도움이 됨을 앞에서 살펴보았다. 이렇게 심리학적 결과들이 인간의 자기 이해를 증가시켜 줌으로써 영성생활에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음은 분명하다. 하지만 여기에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점들이 있다. 이것을 간과한다면 아무리 좋은 도구라 하더라도 그 유용성을 잃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가장 기본적인 문제는 심리학적 태도들이 절대화 될 때 그리스도교 영성에 끼치는 문제일 것이다.1) 이것은 ‘심리주의’(心理主義)의 오류라고 불리는 것으로 사회과학과 신앙의 관계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19세기 이후 급격한 발전을 이룬 심리학이 인간 의식에 대해 많은 정보를 제공해 준 것이 사실이다. 그들은 인간 행동의 원인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를 했으며, 특별히 무의식에 대한 프로이드(Sigmund Freud : 1856-1939)의 견해는 놀라운 것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심리학의 발전은 인간의 행동과 영혼의 상태를 심리분석을 통해 모두 파악할 수 있다는 자만을 낳게 되었다. 이것은 곧 그리스도교 영성마저도 (분석 가능한) 심리현상의 하나로 위축시켜 버리는 경향으로 드러났다. 프로이드는 종교 현상을 심리학적으로 분석한 결과 “인간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환상”이라고 주장하였다.2)


만약 영성생활을 단순한 의식(심리)의 상태로 규정시켜 버린다면 그리스도교 영성이 가지는 본질적인 부분이 사라지게 된다. 그것은 바로 계시하시는 하느님과의 인격적인 관계이다. 이것은 현상과 실험, 가설과 데이터로 취급되는 이성(과학)의 탐구 영역이 아니다. 신앙과 영성의 대상은 초자연적 실재이다. 그러므로 행위에 대한 심리학적 반성은 유효3)하나 종교의 본질(실재)에 대한 접근은 대상 선정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4) 그리스도교 영성을 하느님과의 인격적인 관계(초자연적인 것)에서 분리시키는 것은 그것이 어떤 종류의 것이든, 그리스도교 영성을 본질에서 분리시키는 것이 된다. 그러므로 종교적인 체험들을 단순한 심리학적 문제로 환원시키는 태도는 부적절한 것이다.5)




두 번째 문제로 유형이론의 맹점을 지적해야 할 것이다. 유형이론은 사람을 유형별로 나누는 이론들이다. 여기에는 가설(비록 검증이 된 것일지라도)에서 출발하여 인간을 틀에 맞추는 작업이 필연적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인간을 어떠한 특성을 지닌 인간들로 분류해 낸다. 하지만 여기에는 개인이 가지는 고유성을 간과할 위험이 있다. 이것은 유형이론 자체의 산물이 아니라 편협한 남용의 문제이기도 하다. 인간은 그 어떤 이론으로도 완전하게 설명되어질 수 없는 존재이며 개개의 인간은 고유성을 지니고 있다.6) 이러한 인간을 하나의 도식(유형이론)으로 완전히 설명해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그릇된 것이다.7) 실재는 처음부터 끝까지 설명되고 이해되는 것이 아니라 부분적인 설명과 이해만이 가능할 뿐이다. 그러므로 유형이론의 사용이 인간을 고정된 틀에 가두는 것으로 향한다면 잘못된 것이다. 유형이론들은 인간에 대한 부분적인 이해를 돕는 하나의 틀, 혹은 도구가 될 뿐이다.




“유형론들은 나름대로 인간의 영혼을 쉽게 들여다보려는 목적을 지닌 하나의 지도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지형학적 지도, 행정 구역 지도 그리고 관광지도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앞서 말한 유형론들은 각기 다른 특별한 관심을 추구하고 있지만 또 나름대로 특별한 강점과 약점을 가지고 있다. 그 중에 모든 것을 포괄하는 유형론이나 당연한 것은 없다 … 어떤 유형론이나 취약점이 있는데, 그것은 개인의 독창성, 독자성 및 특별한 속성을 무시한다는 점이다. 자기 자신과 타인들을 한 특수한 ‘표지’의 분류용 칸막이로 밀어 넣는, 그리하여 개인을 딱 잘라서 최종으로 고정시켜버리는 위험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8)




유형이론이 절대화되어 인간을 규정짓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앞에서 지적한 것과 같이 하나의 이론이 개인의 독자성(유일성)을 침해하는 것은 이론이라는 용도를 벗어나기 때문이다. 유형이론들은 단지 자신과 타인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고 변화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유용한 도구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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