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집필 동기와 목적
바오로사도는 갈라티아서 1,6절에서 “그리스도의 은총 안에서 여러분을 불러 주신 분을 여러분이 그토록 빨리 버리고 다른 복음으로 돌아서다니,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라고 말씀하십니다. 갈라티아 신자들은 바오로 사도가 전한 복음에 등을 돌리고 다른 가르침에 귀를 기울이려고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갈라티아 교회 신자들을 유혹하는 사람들은 ①모세 율법의 준수(3,2-3;4,21;5,4)와 특히 할례의 의무를 부과하려고 하는 사람들입니다(2,3-4;5,2;6,12). 이들은 유다교를 고집하는 유다계 그리스도인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②도덕적 방종으로 변질되는 자유를 조심하라고 촉구(5,13)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바오로 사도가 서로 상반되는 교리를 주장하는 두 종료의 반대자들과 논쟁을 벌였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이렇게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가설). 유다교를 고집하는 이 유다계 그리스도인들이 사실은 율법을 종교 의식의 면으로만 강조하고 율법에서 요구하는 윤리는 지키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자들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들의 주장은 콜로새서에서 말하는(콜로2,16-23) 것과 비슷한 종교적 혼합주의가 됩니다. 사실 갈라티아서와 콜로새서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이 세상의 정령들을 섬기는 신앙입니다(갈라4,3.9; 콜로새 2,20).
그러므로 적대자들은 신자들에게 할례 받을 것을 요구하면서, 동시에 그들이 개종하기 전에 따르던 신앙으로 그들을 다시 이끌고 가는 것입니다(4,8-10). 바오로 사도는 할례 받은 이는 율법의 한 부분이 아니라 그 전체를 충실히 지킬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5,3; 3,10 참조). 그러나 바오로 사도의 적대자들은 율법의 일부만 지켜도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적대자들이 다른 이들에게는 할례를 강요하면서 정작 자기들은 율법을 지키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꾸짖었습니다. “13 할례를 받은 그들 자신도 율법을 지키지 않습니다. 그들은 여러분의 몸에 한 일을 자랑하려고, 여러분이 할례 받기를 원하는 것뿐입니다.”(6,13).
위와 같은 의견 말고, 다르게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가 갈라티아 신자들에게 도덕적 방종을 조심하라고 타이르는 것은, 그 지방의 지역 교회들이 잡다한 이교신앙에서 개종한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들의 사고와 행동 방식이 그렇게 빨리 변화되지 못했다는 것으로 설명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가 갈라티아 신자들에게, 하느님의 자녀들이 갖는 자유가 어떠한 것인지 자세히 설명할 필요가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바오로사도가 모세 율법의 관습과 이교의 관습을 똑같이 다룬다고 해서, 유다교를 고집하는 자들이 이 두 가지 서로 다른 관습을 혼합했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바오로 사도가 둘을 똑같이 다루는 이유는 둘 다 복음에서 멀어지게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갈라티아 신도들을 이교의 관습과 율법의 관습에서 해방시켜 주셨는데, 그들이 계속 이것들을 따른다면 옛 모습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차라리 이교의 제의(祭儀)로 돌아가는 것이 낫다고까지 말을 합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하여 교회를 떠나게 되면 복음을 왜곡시키면서까지 말썽을 부리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