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뜻과 목적 : 노동운동이란 근대적 임금노동자 계층이 자신의 생활조건을 유지 개선하기 위해 전개하는 조직적인 운동을 의미한다. 자본주의사회에는 크게 두 계층의 사람으로 나누어지는데, 그 한 계층은 생산수단을 소유하는 사람들로서 자본가 계층이라 불리며, 다른 한 계층은 생산수단을 소유하지 않은 사람들로서 노동자 계층이라 불린다. 물론 이 두 계층중간에 위치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지만 이 두 계층만이 여러 가지 측면에서 뚜렷하게 대립하고 있다. 자본가는 소유자본을 바탕으로 기계와 원료를 구입하고 노동자를 고용하여 상품을 생산한다. 자본주의의 발달로 생산조직은 확대되고 전문경영자가 필요하게 되어 자본가와는 별도의 기능을 담당하는 경영자가 출현하게 된다. 노동자를 직접 통솔하는 역할은 경영자가 담당하지만, 생산에 실권을 갖는 것은 역시 자본가이다. 따라서 자본가와 경영자를 통칭하여 사용자라고 부른다. 법률상 노동자와 사용자는 대등한 지위에서 임금, 작업시간, 그 밖의 고용조건을 계약하도록 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언제나 계약체결에 있어 노동자가 약자의 입장에 서게 된다. 이같이 불리한 입장을 극복하기 위하여 노동자는 단결하여 사용자에게 대처한다. 결국 노동운동은 노동자의 일상적 요구, 즉 임금 등의 근로조건 유지 개선을 기본목표로 하는 동시에 자본의 강력한 지배에서 벗어나 사회의 떳떳한 구성원이 되려는 노동자의 조직적인 운동이다. 노동운동은 추구하는 목적에 따라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될 수 있다. 첫째는 생산자로서 임금노동자들이 자신의 노동조건을 유지 개선하기 위해 전개하는 노동조합운동, 둘째는 시민으로서 노동자들이 자신의 정당(政黨)을 만들어 전개하는 정치운동, 셋째는 소비자로서 노동자가 보다 유리한 조건을 확보하기 위해 전개하는 각종 협동조합운동이다.
서구의 경우 노동운동은 일반적으로 노동자가 관련을 갖고 있는 모든 조직단체들의 총체적인 운동으로 인식하고 있으므로, 노동운동은 노동조합, 노동자의 정당, 노동자 주축의 각종 협동조합, 그리고 각종 노동문화단체 및 노동연구기관의 활동을 모두 포함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노동운동이라고 인식되는 범주는 ‘정치활동 금지조항’, ‘제3자 개입금지조항’ 등의 법률적 제한을 고려할 때 조직노동자의 운동 즉 노동조합의 운동만으로 국한시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 전개과정 : 근대적 의미의 노동운동이 처음 나타난 곳은 산업혁명을 맨 먼저 이룩한 영국이었다. 영국 노동운동의 선구자는 17세기 후반 상호부조와 친목의 도모를 목적으로 한 ‘우애조합’(friendly society)이었는데 중세부터의 직인층(職人層)이 바탕을 이루었고, 이후의 영국 노동조합운동에 공제기능(共濟機能)이라는 전통을 물려주게 된다. 18세기후반 산업혁명이 진행되어 감에 따라 수공업 직인(職人)이 임금노동자로 바뀌게 되고, 신식 기계와 공장제 공업이 자리를 잡게 되자 이에 반감을 품은 노동자계층이 공장기계 파괴운동을 벌이기도 하였다. 흔히 이 같은 과격한 기계파괴운동을 ‘러다이트운동’(Luddite movement)라고 부른다. 영국정부는 1799년 ‘단결금지법’을 제정하여 노동운동을 탄압하기도 하였으나 1822년 이 법은 폐지되었다. 이에 따라 노동운동도 급격하게 발전하여 1834년에는 50만명 이상의 조합원을 포함한 ‘전국 노동조합 연맹’이 결성되기도 하였다. 한편 1832년 제정된 신 선거법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선거권 확대를 요구하는 대규모의 정치운동을 전개하였는데 이를 ‘차티즘(chartism)운동’이라고 부른다. 1844년 로치데일의 노동자 28명이 시작한 ‘로치데일 개척자 조합’(Rochedale Society of Equitable Pioneers)은 근대적 소비협동조합 운동의 기원을 이루는 동시에 소비협동조합 운동을 노동조합의 중요한 한 기능이 되도록 하였다.
자본주의의 기초가 점차 안정되어 감에 따라 새로운 노동조합 운동이 자리 잡게 되었는데, 1851년 ‘합동기계 노동조합’을 시발로 광산, 섬유, 건축 산업의 노동자를 중심으로 ‘직종별 노동조합’(craft union)이 등장하게 되었다. 이 형태의 노동조합은 정치적으로는 자본주의체제를 인정하면서 숙련직공이 단결하여 자신의 권익을 보호 유지하려는 운동으로서 오늘날의 노동조합 운동의 출발점이 되었다. 이와 함께 18세기 후반부터 자본주의의 모순을 비판하면서 사회주의 노동운동도 모습을 나타내어 서구 여러 나라의 사회주의자들과 노동자들이 국제적 모임을 가지게 되었다. 1847년에는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공상적 사회주의와 사회주의 노동운동을 결합하여 공산주의 동맹을 결성하고, 그 다음 해에는 공산당선언을 발표했으나, 1851년 이 조직은 해산되었다. 그 뒤 1864년 런던에서의 제1차 인터내셔널, 1889년 파리에서의 제2차 인터내셔널을 조직, 계속 사회주의자와 노동자의 국제적 단결 강화에 노력하였으나 내부 분열과 1차 세계대전으로 붕괴하였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1945년 파리에서 ‘세계 노동조합 연맹’(World Federation of Trade Unions)이 결정되었으나 동서간의 이념적 대립으로 서방 자유세계 노동조합이 탈퇴하여 1949년 런던에서 ‘국제 자유노동조합 연맹’(International Confederation of Free Trade Unions)을 조직, 현재는 좌익의 W.F.T.U.와 자유진영의 I.C.F.T.U.가 국제 노동조직으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1920년 유럽 가톨릭계 노동조합은 ‘국제 기독교 노동조합 연맹’(International Federation of Christian Trade Unions)을 결성하고, 1968년에는 지역적 종교적 확장을 위하여 ‘세계 노동자 연맹’(World Confederation of Labour)으로 명칭을 바꾸면서 세계적 범종교적 국제 노동조직으로 발전하였다.
유럽 여러 나라에서는 노동자를 주축으로 한 사회 노동당이 단독 집권하거나 연립정부에 참가하면서 노동운동이 정치적으로도 무시할 수 없는 사회세력으로 성장하였다. 결국 노동운동은 자연발생적 운동에서 조직적 계획적 사회운동으로 발전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노동운동은 19세기 말 임금노동자가 출현하면서 시작되었다. 그러나 외래자본 특히 일본의 자본이 우리나라에 진출하면서 임금노동자의 수가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함으로써 초창기 노동운동은 민족해방운동의 일환으로 전개되었다. 3.1운동이 실패한 뒤 대중적 조직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인사들에 의해 1920년 ‘조선 노동공제회’가 결성되고 이후 1923년 ‘조선 노농동맹(勞農同盟)’과 1926년 ‘조선 노동총동맹’ 등으로 우리나라 노동운동의 명맥은 이어져 왔다. 1945년 광복을 맞아 그해 12월 ‘조선 노동조합 전국평의회(전평)’가 발족하였으나 ‘전평’이 남로당(南勞黨)의 전위대로서 사회혼란만을 야기시키므로 이에 대항하기 위해 1946년 3월 ‘대한 노동조합 총연맹’이 탄생하였고, 1954년 4월 그 명칭을 ‘대한 노동조합 총연합회’로 고쳤다. 제1 공화국 때는 ‘대한노총’이 자유당(自由黨) 정권의 전위대 역할을 하다가 5.16군사 쿠데타로 해산되어 일시 그 활동이 중단되었다. 1961년 8월 ‘한국 노동조합 총연맹’(韓國勞總)은 활동을 재개하면서 산별노조(産別勞組)체제를 갖추고 정치적 중립을 표방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일반적으로 한 사회의 주어진 여건 속에서 정부 · 사용자 · 노동자의 세 주역에 의해 구체적으로 다듬어지는 것이 노동운동의 성격이다. 따라서 우리 사회의 경우 이 삼자가 걸어온 역사적 체험과 기능상의 특수성은 우리나라 노동운동으로 하여금 자본주의 발전에 따라 자연발생적으로 전개된 다른 나라 노동운동의 궤적과는 다른 특수한 형태의 성격을 지니게 하였다.
3. 노동조합 : 노동운동을 넓은 뜻으로 해석하고 있는 서구의 경우에도 노동운동의 기반은 역시 노동조합이다. 따라서 노동운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노동조합의 기능, 역사, 그리고 형태를 살펴보아야 한다. 우선 노동조합을 포함한 일반 노동단체를 살펴본 뒤 논의의 범위를 노동조합만으로 국한시켜 다루어 본다.
노동단체란 노동자들이 경제적 정치적 기능을 수행하기 위하여 자발적으로 조직하는 각종 단체를 말한다. 노동단체에는 상호부조 기능을 담당하는 노동자 공제조합, 노동자의 소비생활, 주택문제 및 금융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려는 각종 노동조합, 노동자가 주축이 된 각종 문화교육 단체가 있다. 진보적 의식을 가진 노동자들에 의해 주도되는 정당 역시 노동단체로 볼 수 있는데, 그 주된 역할은 정치활동을 통하여 노동운동의 통합적 기능을 수행하는 데 있다. 이러한 노동단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노동조합이다. 노동자가 자주적으로 단결하여 자신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항구적 조직을 노동조합이라고 한다. 근대적 임금노동자가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활동하는 이유는 자본주의 경제의 생산양식이 가져오는 노동자의 불리한 입장을 극복하기 위해서이다. 노동조합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활용하는 수단은 단체교섭(團體交涉)이다. 단체교섭은 노동자의 근로조건을 유지 개선하기 위해 단결력을 배경으로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과정을 말하며, 이 기능이야말로 노동조합의 가장 중요하고 본질적인 기능이다.
1851년 영국에서 결성된 ‘합동기계 노동조합’은 역사적으로 ‘직종별 노동조합’의 기원이 되었다. 직종별 형태의 노동조합은 동일직종의 숙련공들로 구성되어 일반적으로 조직 규모는 작지만 강력한 연대의식이 바탕이 되어 있다. 그러나 자본주의가 독점단계에 들어서면서 산업의 고도화 복잡성으로 한 기업 안에도 여러 개의 직종별 노동조합이 조직되어 통일된 힘의 약화를 가져왔고, 최신 생산설비와 생산과정의 합리화로 미숙련 반숙련 노동자의 고용이 확대되어 직종별 형태의 조합은 그 중요성이 점차 감소되었다. 그 결과 새로운 형태의 조직이 출현하였는데, 이를 ‘산업별(産業別) 노동조합’ (industrial union)이라고 한다. 산업별 형태의 노동조합은 동종 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노동자를 직종이나 숙련도에 관계없이 단일조합으로 조직함으로써 보다 강력한 교섭력을 갖게 된다.
우리나라의 노동조합은 5.16전까지는 기업별 또는 직장별 조직의 형태를 가지고 있었으나 그 뒤 재조직되면서 산업별 형태로 바뀌어져 17개의 산업별 전국조직이 ‘한국노총’을 구성하였고, 1980년 12월 31일 ‘항만노조’와 운수노조가 통합, ‘전국 항운 노동조합’으로 개편됨으로써 현재 ‘한국노총’은 16개의 전국 산별조직으로 구성되어 있다.
4. 노동법 : 노동자가 오랜 기간의 노동운동을 통하여 확보한 것의 하나가 노동보호법이다. 따라서 노동법의 내용과 종류를 검토하는 것은 노동운동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자본주의 경제 질서에 있어 노동자의 근로관계를 규율함으로써 노동자의 생존과 권익을 보장하는 법규를 노동법이라고 한다. 노동법은 근대 시민법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사유재산권의 원칙과 계약자유의 원칙에 대한 반성으로서, 그리고 노동자의 실질적 평등과 자유를 보장함으로써 자본주의의 모순을 수정하기 위하여 생겨난 것이라 볼 수 있다. 노동법은 부인이나 연소노동자 등 특수한 노동계층을 보호하기 위해서 출발하였으나 현재는 모든 노동자를 보호하는 입법으로 발전하였다. 구미 각국의 노동법 제정과 그 내용에 결정적 영향을 준 것은 레오 13세 교황의 회칙 <노동헌장>과 그 이후 역대 교황의 사회회칙(社會回勅)이었다.
우리나라의 노동법은 그 적용대상에 따라 개별보호법과 집단보호법으로 나누어진다. 노동자들의 근로조건과 기타 생활조건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시키기 위하여 최저 기준을 정하고 공권력으로 그 시행을 강제하는 ‘근로기준법’, ‘산업안전보건법’, ‘직업훈련법’과 노동자의 업무상 재해에 대한 공정하고 신속한 보상을 위해 제정된 ‘산업재해보상보험법’등이 개별보호법에 속한다. 한편 노동자의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보장하는 ‘노동조합법’, 노동쟁의를 중심으로 하는 노사분규를 공정하게 조정하기 위한 ‘노동쟁의조정법’, 노동행정의 민주화와 노사관계의 원만한 조절을 목적으로 구성된 노동위원회의 준 사법적 기능과 조정적 기능 그리고 그 설치에 대한 근거로서 ‘노동위원회법’, 노사간의 이해와 협조를 통하여 노사 공동의 이익을 증진하고 생산성을 높이며 산업사회의 평화를 목적으로 하는 ‘노사협의회법’ 등이 집단보호법에 속한다. (金漁相)
[참고문헌] Pope Leo XIII, Rerum Novarum, Vatican 1891 / Pope Pius XI, Quadragesimo Anno, Vatican 1937 / W.Z. Foster, American Trade Unionism, 1947 / G.D.H. Cole, A Short History of the British Working Class Movement 1789~1947, 1952 / G. Lefranc, Le Syndicalisme en France, 1953 / R. Boyer & H.M. Morais, Labor’s Untold History, 1955 / J. Bruhat et M. Piolot, Esquisse d’une histoire de la C. G. T., 195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