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성의 원리 [한] 補助性∼原理 [독] Subsidiaritats Prinzip [관련] 보족성의 원리

보통 국가나 어떤 목적으로 조직된 여러 기관을 ‘보다 큰 사회구성체’라고 할 때, 이 ‘보다 큰 사회구성체’가 개인이나 ‘보다 작은 생활 서클’을 위해서 취하는 보충적 또는 응급책으로 쓰는 조치를 보조성(Subsidiaritat)이라고 하며, 이러한 보조성은 ‘보다 작은 하위의 공동체’가 능히 치를 수 있고, 또 좋은 결과로 끝낼 수 있는 것을 보다 큰 상위의 공동체에 속하는 것처럼 요구할 경우는 정의에 위배되며 모든 사회질서를 극도로 저해하고 혼란시키는 일이 된다. 따라서 모든 사회기능이 그 본질상 또 개념상 보조적이므로, “사회측으로부터의 기능과 수행은 항상 지원하는 상태에만 있으며, 또 개인, 가족, 직종의 활동을 오로지 뒷받침하고 보조하기만 하면 된다.” 이같이 상위의 권위자가 하위의 권위자의 권리를 존중하는 일, 또는 한 사회에 있어서 권위자가 사회의 구성원(構成員)의 여러 가지 권리를 인정해 주는 일을 보조성의 원리라고 지칭한다. 사회단체의 구성원을 지원해 준다고 해서, 이를 결코 파괴하거나 흡수해 버려서는 안 된다. ‘위로부터 아래로의 원조’ 즉 사회가 개개인을 돕는 보조행위적인 조치에 있어 그 담당의 분할과 한정은 보다 작은 생활공동체의 자립의 한계규정 및 인간의 자유와 존엄에 근거하여야 한다.

‘보조성’이라는 말은 라틴어 ‘subsidium’ 즉 ‘보조’에서 유래하는데, ‘예비부분에서의 도움’을 의미하고 있다. 로마시대의 군사용어로는 전방(primaacies)에서 싸우는 부대에 대해서, 후방에서 대기하고 있는 예비부대(subsidiarii cohortes)가 대조된다. ‘보조성의 원리’라는 말은 비교적 새로운 용어로서 독일의 최신판 사전의 ≪국가사전≫(1932)에서조차 찾아볼 수 없다고 회프너 추기경(Joseph Kardinal Hoffner)은 지적하였다.

그러나 이 보조성의 문제는 내용상으로 이미 오랜 그리스도교적인 전통에 속하는 원리의 하나였다. 출애급기(出埃及記)에서 모세가 받은 충고가 그것이다. 즉, “이렇게 힘겨운 일을 어떻게 혼자서 해내겠는가 … 천 명을 거느릴 사람, 백 명을 거느릴 사람, 오십 명을 거느릴 사람, 십 명을 거느릴 사람을 세우게 … 그들과 짐을 나누어 자네 짐을 덜도록 하게”(출애 18:18-22). 아퀴나스도 “만일 모두가 같은 음성으로 노래하면 음의 심포니와 하모니가 소멸되고 말듯이” 지나친 통일화와 통제는, 여러 가지 구성체로써 이루어진 공동체의 존립을 위태롭게 한다고 밝혀 이 보조성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케텔러(W.E. von Ketteler) 주교는 19세기에 거의 최초로 ‘보조적 권리’에 대해서 언급하였고, 보조성의 원칙을 정확하게 표현하여, 이성과 진리는 국민에게 “그가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을 자기 집에서, 자기 지방에서, 자기 고향에서 또한 스스로 처리하고 이를 완성시켜 나아갈 권리를 부여한다”고 말한 뒤, 국가의 다면행정(多面行政)과 각종 법률제정은 가정에 대해서 “일종의 후견의 권리를 부모가 친권(親權)과 의무의 이행을 크게 게을리 한 경우에만” 보조적 권리를 행사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보조성의 원칙에 관한 고전적인 정의를 담고 있는 회칙(回勅) <노동헌장 40주년>에선 “보조성 원리의 엄격한 관찰을 통해서 여러 가지 사회화의 계층질서를 보다 훌륭하게 준수하면 할수록 그만큼 사회적인 권위와 작용력이 강화되고, 그만큼 국가는 보다 좋고 행복한 상태에 머무르게 된다”고 지적하였다.

보조성의 원리를 교회의 사회론(社會論)에 의해서 늘 변호된 원칙 가운데의 하나라고 본 비오 12세는 이 원리가 교회의 교계제도적인 구조를 저해하지 않고 교회의 생명에도 타당하다고 표명하였다(1946. 2. 20). 이 원리는 연대성 원리와 공익의 원리를 전제하고는 있으나, 이것들과 동일한 것은 아니다. 회프너는, 이 원리의 근거는 인간의 자유와 존엄, 그리고 보다 포괄적인(대형의) 사회구성체에 의하여는 보람있게 실현될 수 없는 과제와 권리를 소유하는 보다 소형의 생활공동체(예컨대 가정)의 구조와 그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보았다. 그는 대형의 사회구성체가 소형의 생활공동체에 대하여 가하는 부당한 간섭으로부터의 보호와 더불어, 전자의 보조행위적인 조치의 요구를 이 원리의 출발점으로서 고려함은, 후자가 전자 가운데에 종속되어 있다는 이유 때문이며, 후자는 자기에게 주어진 과제영역에서 자기 과제뿐만이 아니라 공동(사회)과제마저 부과되어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상호보완(相互補完)의 원리’ 또는 ‘보완성(補完性)의 원리’ 등으로도 번역되고 있는, 이 원리를 지키면서 노력할 것을 자주 비치고 있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가운데서도 특히 <그리스도교적 교육에 관한 선언(宣言)>(Gravissimum educationis, 3)의 2세 교육 및 학교제도를 위한 항목과 <현대세계의 사목헌장(司牧憲章)>(Gaudium et spes, 86)의 국제적인 경제협력을 위한 몇 가지 유익한 기준에 관한 항목에서 예를 들 수 있겠다. 즉 자녀의 첫 교육자인 양친과 여타 사회의 창의성이 결여될 때 “교육사업을 보완성의 원리에 의해 양친의 원망(願望)을 고려하여 수행하는 것” 또는 학교교육과 관련하여 “국가는 보완성의 원리를 염두에 두어 국가에 의한 모든 유(類)의 학교의 독점을 배제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경제발전을 조정하고 촉진하는 국제공동체의 의무적인 일에 있어서도, 이 목적에 소요되는 자원배분은, “상호 보완의 원리를 지키며 전 세계의 경제관계를 정의(正義)의 규범에 따라 조정”해야 함도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 보족성의 원리

[참고문헌] Kettelers Schriften, I, 403; II, 21, 162 /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사목헌장,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1969 / Joseph K. Hoffner, Christliche Gesellschaftslehre, 1975 / 朴永道역, 그리스도교 사회론, 분도출판사 1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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