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라는 것을 보태어서 넉넉하게 하는 것을 ‘보족성’이라고 하는데, 이 보족성은 자연계를 지배하며 갖가지의 자연현상을 일관하고 있는 법칙성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이를 가리켜 보족성의 원리라고 말한다. 당위(Sollen)를 표현하는 규범 법칙에 대응하여 쓰여지는 자연법칙(自然法則, natural law)은 사실 사이의 일반적인 필연적 관계를 표현하는 것으로서, 인과율 같은 것이 이에 해당된다. 자연법칙을 대표하는 것은, 자연과학적 법칙이며, 모든 현상은 자연 필연적으로 이런 법칙에 의하여 결정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므로, 자유로운 한정 따위는 여기에 개입할 여지가 언다. 이 경우의 ‘자연’이란 자연과학의 대상으로서의 그것이며, 목적론적 즉 생물학적으로 이해된 자연이 아니라, 기계론적 즉 물리학적으로 보는 자연이다. 이리하여 처음부터 물질적 자연으로서 보는 자연계의 법칙관계를 문제삼게 마련이다. 이러한 자연법칙은 어디까지나 절대성(절대적인 참)을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고, 유사성의 것이다.
자연법칙은 경험적인 사실을 나타내는 것이지만, 이것은 실험을 통한 낱낱의 경험적인 사실로부터의 귀납 또는 일반화에 의하여 얻어진 관계를 지칭한다. 이 때, 우리의 실험이나 환경 조건에 있어서의 유사성(이는 원리적으로 피할 수 없는 것)에서 자연법칙의 유사성이 나온다. 즉 법칙이란 원리적으로 유사성을 뛰어넘을 수는 없다. 그렇지만 법칙은 어떤 유사성의 한계 안에서는 진리성과 타당성을 갖는다. 다만 절대적인 참이 아니기 때문에, 그 한도를 넘어서 적용할 경우 오류를 범한다.
이러한 원리를 보족성(Erganzung)에서 찾아볼 때 이미 인간에게는 남녀 양성(兩性)의 구별과 함께 상호 보족성이 부여되어 있음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모든 사회화(社會化)는 근본에 있어 인간의 근원적인 사회적 소질에 바탕을 두는 것이다. 즉 인간은 인격의 독립적인 존재, 독자성, 독자적인 가치 등과는 관계가 없이 동료 사람들과의 공동사회 속에서 생활해 나가야 하며, 그 생명적인 과제를 다해야 할 처지에 놓여져 있다. 아퀴나스와 그 학파는, 이것을 아리스토텔레스와 결부시켜서, 아동 또는 청소년에게 신체적 정신적인 부조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발견하였다. 즉 인간성은 동물과는 다르다. 인간의 여러 가지 신체적 또는 심리적인 힘은 개인의 입장에서 발전하는 법이 없고, 종(種)의 입장에서 비로소 발전한다. 즉 수많은 사람 및 인간 세대의 협동에 힘입어서 마침내 문화와 아울러 그 진보 발달이 가능하게 된다. 이러한 경험 가운데서 상호 보족적인 개인적 능력, 힘, 욕구 등의 노동 또는 생활 공동사회를 지시하는 차이 속에, 이를테면 인간에게만 고유한 언어적인 능력 속에 찾아냈던 것이다. 이상의 증명은 그 뒤에 전개되어 온 짐멜(G. Simmel), 스판(O. Spann), 리트(Litt) 등의 통찰을 통한 지지와 보족이 있었다.
모든 사회화, 모든 사회적인 구성체, 특히 혼인, 가족, 국가의 이와 같은 자연적인 사회라 할지라도, 즉 그 근원과 본질이 자연적이라 하더라도, 그것을 수립하고 그것을 꾸며 이룩함에 있어서는 자유로운 의지적 산물이며, 상호 보족성의 원리 아래서 차차 정신화와 도덕화의 길에 견디어 낼 수 있었다는 점을 깊이 주의하지 않고 넘어가서는 안 된다. 더구나 아퀴나스가 말하는 ‘군거’(群居) 동물에 대응하여 사회는 이성적인 인간의 사이에서만 가능하다는 것, 인간 사회의 직접적이며 가장 가까운 기원이 인간성 가운데, 즉 보족성과 함께 부여되었다는 입장은, 어느 의미에선(감각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것 이외에는 전혀 현실성을 인정하지 않는) 모든 세계관 및 사회관에 있어서는 최후의 것이다.
교황 바오로 6세의 <민족들의 발전 촉진에 관한 회칙>(1967. 3. 26)에 의하면, “남이 가져오는 것이 형제적 사랑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면, 받는 민족들이 그것을 배격하리라는 것도 의심 없는 사실이다”고 언급하며, 세계문제에 있어 ‘인간 형제애’를 강조하였다. 국제공동체의 의무로서의 원조뿐만 아니라, 경제 발전을 조정 촉진할 목적에 소요되는 자원(資源)을 가장 유효하고 평등하게 분배하는 데 있어서도, “상호 보완의 원리를 지키며, 전세계의 경제관계를 정의(正義)의 규범을 따라 조정하는 일도 국제공동체의 의무이다”라고 밝힌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현대 세계의 사목헌장>의 말은, 모두 ‘보조성’의 원리를 강조함으로써 ‘보족성의 원리’의 중요성도 뒷받침해 주고 있다. (⇒) 보조성의 원리
[참고문헌] K. Breysig, Kulturgeschichte der Neuzeit I, 1900 / M. Scheler, Der Formalismus in der Ethik. 1916 / 바오로 6세, 민족들의 발전촉진에 관한 회칙 / T. Steinbuchel, Der Sozialismus als sittliche Idee. 1921 / カトリツク大辭典 II, 東京 富山房, 5刷, 1954 / キリスト敎大事典, 東京 敎育館, 改訂新版 5版, 197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