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 [한] 天主 [라] Deus [영] God [관련] 하느님

중국 명(明)나라 때 예수회(耶蘇會, Jesuit)회원에 의하여 라틴어 ‘Deus’ 또는 그리스어 ‘Theos’의 번역어로서 쓰여지기 시작한 ‘천주’라는 말은, 16세기 말에서 17세기 초에 천주교서적을 통해 들어와 한국 교회에서도 정식으로 사용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전지 전능하고 하늘에 계시다는 신, 곧 하느님을 가리키는 이 말은 옛말로 ‘천부’(天父) 또는 ‘상주’(上主)라고도 했으며, 개신교에서는 오늘날 ‘하나님’으로 쓰고 있다.

‘천주’ 곧 ‘天主’의 중국음은 ‘-斯’(teou seu)[이상 철자는 프랑스어의 발음법에 의함]라는 음역설(音譯說)을 뒷받침해 주는 것이 ≪성경직해≫(聖經直解)인데, 이에 의하면 ‘天主’라는 말 풀이로서 “천주는 서양의 원어(原語)로는, ‘-斯’라고 하며, 천지만물의 주님이시다”(天主西土原文曰-斯乃天主萬物之主)를 든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설이다. 마태오 리치가 1583년 처음 ‘Deus’를 ‘천주’로 번역[意譯] 사용하여 1584년 루지에리(M. Ruggieri, 중국명 羅明堅)의 ≪천주성교실록(天主聖敎實錄)≫, 1601년 리치의 ≪천주실의≫(天主實義)의 출판과 함께 ‘천주’라는 용어가 널리 쓰이게 되었음이 정설(定說)이다. 역시 한국보다 먼저 일본에도 이 번역어가 스며들어가서 하느님에 대한 공식용어로서 ‘天主’라고 표기되었는데, 현재 일본에서는 1959년 4월 8일 교구장회의 결의의 의하여 ‘천주’ 대신 ‘신’(神)이라는 바꿈말을 사용하고 있다.

한국 가톨릭에서는 ‘천주’를 줄여 ‘주’(主)라고도 하나, 이 ‘주님’(Lord)이라는 말은 구약성서에서 ‘신’을 나타내는 칭호로서 일반적으로 쓰였으며, 신약성서에서는 부활하신 그리스도에게 적용하여 사용하였다. 가톨릭에선 특히 교리상에 있어서는 ‘천주’라는 용어를 써왔으며, ‘신’이라는 말을 피해 왔지만, 오늘날에는 ‘하느님’으로 많이 쓰고 있다. 개신교에서도 ‘주님’ 또는 ‘구세주’(救世主)로 쓰는데, 이 경우의 ‘주’는 야훼 또는 그리스도를 지칭한다. 불교에선 제천(諸天)의 왕을 ‘천주’라 하며, 이는 천지를 창조한 최고신인 ‘대자재천’(大自在天)을 달리 이르는 말이다. 고대 중국의 ‘천’(天)은 천상에 있다고 상상된 최고신이다. 한(漢)나라 때에는 ‘오제’(五帝)가 하늘에 있다고 생각하였으며, 또한 ‘천’은 ‘구천’(九天)이라고도 하여 아흡 층으로 나누어져 있다고 생각되었다.

세계의 창조주이며 주재자인 ‘천주’ 또는 ‘천신’(天神) 문제에 대하여 크게 보아서 동양인과 서양인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다루어 왔다. 특히 동양에서는 각 민족이 이 ‘천주’에 대하여 무관심하게 생활하고 있고, 그들의 국민적인 신으로 전화하거나 또는 ‘천주’의 문제를 방치 혹은 부정하고 있다. ‘부처’(佛陀, Buddha)는 인간의 자기 구제를 설파하였으나, ‘천주’ 곧 ‘신’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공자(孔子)는 조상의 관습이나 의식에 대해 충실할 것을 가르쳤으나 천주 또는 신의 문제에 관해서는 중요성을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서양에 있어서는 이 문제가 몇 세기에 걸쳐 철학적 종교적인 논쟁으로 확대되어 왔으며, 언제나 하느님 곧 ‘천주’이면서 ‘아버지’로서 인격화된 신 곧 ‘천부신’(天父神)으로 논의되어 왔다. 창조의 힘과 최고의 권위를 소유한 지상신(至上神)으로 간주되는 천부신은 일상의 종교적인 의식 안에서 그 모습을 차차 감추어가는 경향에 있고, 인간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존재로서 비활동적인 신으로 변하는 것이 많다. 가톨릭의 경우, 의례논쟁에서 ‘천주’는 공식 용어로서 확정되었고 현재도 계속 사용되고 있다. (→) 하느님

[참고문헌] G.V. Lechler, Geschichte des englischen Deismus, Tubingen 1841 / J. Uhlmann, Die personlichkeit Gottes und ihre modernen Gegner, 1906 / E. Janvier, La foi, Paris 1912 / R. Garrigou-Lagrange, Dieu, ed.5, Paris 1928 / J. Mausbach, Dasein und Wesen Gottes, vol.1 1931, vol.2, 1929 / M. Eliade, Patterns in Comparative Religion, London & New York 1985 / 羅明堅, 天主聖敎實錄 / 天主實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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