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아를 기다리는 삶의 자세
대림시기는 깨어있는 삶을 살아가는 신앙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시기이고, 그 노력을 통해 신앙인들의 삶이 언제나 주님께로 향하게 만드는 자세를 형성하는 시기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세례자 요한은 메시아를 기다리는 삶의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보여줍니다. 요한은 광야에서 회개의 삶을 살아가면서, 회개를 선포하고, 오시는 메시아의 길을 준비하였습니다.
1. 세례자 요한의 외침
세례자 요한의 외침을 통해 신앙인들은 정신을 번쩍 차려야 하며, 요한의 가르침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그리고 다시 오시는 예수님을 기쁘게 맞이하기 위하여 합당한 생활을 해야 합니다. 낙타 털 옷을 입고 허리에 가죽 띠를 둘렀으며, 메뚜기와 들 꿀을 먹고 살았습니다. 자신을 겸손하게 낮추고, 성령으로 세례를 주실 분, 곧 예수님을 선포하였습니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모습으로 예수님을 선포하고 있습니까? 내 모습은 내가 선포하는 내용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만들고 있습니까?
이사야 예언자는 “보라, 내가 네 앞에 내 사자를 보내니 그가 너의 길을 닦아 놓으리라.”(마르1,2)라고 예고하였습니다. 이 말씀은 원래 유배지에서 귀환하던 사람들에게 건네졌던 메시지인데, 이 메시지가 예수님께 새롭게 해석된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 백성을 바빌론에서 구해 내어 고국으로 인도하시면서 앞장서서 행진하셨습니다. 그 길은 광야로 나 있었는데,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는 유배에서 해방된 기쁨을 알리는 소리였으며, 이제 구원의 문을 활짝 열어 주실 메시아의 오심을 선포하는 곳입니다. 엘리야는 메시아의 길을 미리 준비하는 사자이고, 세례자 요한은 엘리야의 정신을 가지고 와서 예수님의 길을 미리 준비해 놓았습니다.
또한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는 그 소리를 듣는 사람들에게 왕의 행차 길을 준비하도록 촉구하였는데, 요한은 회개의 삶을 통하여 온 세상의 참된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맞이할 준비를 하도록 선포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세례자 요한은 그리스도를 미리 알리는 선구자로서 사람들을 회개시켜 예수님을 받아들이도록 마음을 바로 잡아 주는 역할을 하는 메시아의 사자입니다.
소아시아의 관습에 따르면 위대한 인물이 행차할 때는 특별히 그 길을 준비합니다.“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 ‘너희는 주님의 길을 마련하여라. 그분의 길을 곧게 내어라.’”(마르1,3)는 말씀처럼 한 전령(사자)이 일행에 앞서서, 사막의 길을 닦고 작은 길을 평평하게 고르라고 외칩니다.
요한은 그 해방을 위하여 오시는 예수님을 알리는 사자였으며 사람의 마음을 하느님께로 돌아서게 하며, 굽은 마음을 곧게 잡아 주는 사명을 띠고 있었습니다. 곧게 낸다는 것은 굽어 있는 것을 곧게 편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굽어 있는 인간의 마음을 곧게 펴서 주님께로 향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굽어있는 마음이란 ①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는 마음이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도 아닙니다. 그 모습 안에는 자신도 모르는 여러 가지 변덕과 불신, 교만 등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②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마음입니다. 그런 척 하긴 하지만 돌아서면 다른 마음을 품는 것입니다. ③ 믿지 못하는 마음입니다. 다양한 욕망들이 주님을 바라보지 못하게 만들고, 주님을 등지게 만들며, 주님과 함께 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회개의 삶은 굽어 있는 마음을 곧게 펴고, 변덕과 불신을 몰아내며 겸손하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며, 주님과 함께 주님 안에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2.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의 세례
세례자 요한은 유다 광야에서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의 세례”(마르1,4)를 선포하였습니다. 광야는 아무도 없는 곳이고 버려진 곳이지만 오히려 더 많은 사람들이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를 들었습니다. 회개하라는 요한의 외침에 온 유다 지방 사람들과 예루살렘 주민들이 모두 그에게 나아가, 자기 죄를 고백하며 요르단 강에서 그에게 세례를 받았습니다.(마르1,5)
예루살렘은 어떤 형태로든 메시아 운동에 관련이 있는 것에 대해서는 특별히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요한의 선포에 대한 소문을 넓게 전파한 것도 예루살렘 사람들이었을 수 있습니다. 예루살렘에서 점점 온 유다로, 곧 팔레스티나로 퍼져 갔습니다.
온 유다 지방 사람들과 예루살렘 주민들은 요한에게 와서 자기 죄를 고백하며 세례를 받았습니다. 레위기의 규정에 따라서 유다인들은 세례를 깨끗이 씻어 주는 수단, 또는 고행의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요한의 세례는 요르단 강물에 몸을 담금으로써 이루어졌습니다. 이 세례는 죄 고백과 함께 이루어졌는데, 그것은 회개하겠다는 결심을 드러내는 표시였습니다. 동시에 세례를 받는 사람에게 하느님의 용서를 보증하는 표시이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요한의 세례는 다가올 심판을 면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었습니다.
이 회개는 자신의 잘못을 뉘우칠 뿐만 아니라 삶의 변화와 주님을 향한 마음의 변화를 당연히 포함하는 것입니다. 진실한 회개를 한 사람들은 자신의 생활태도를 바꿀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 생활에서 돌아서는 것이 바로 회개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로 온 마음을 다해서 돌아서는 것, 그리고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길을 하느님 앞에서 걸으려고 하는 것, 이것이 바로 참된 회개의 삶입니다. 세례자 요한은 이것을 선포하였고, 사람들은 이 선포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그런데 이 회개는 미룰 수가 없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하늘나라가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진실한 회개와 함께 생활 태도도 참되게 바꾸는 삶은 주님의 길을 잘 준비하는 삶이고, 하느님 백성의 삶입니다.
그렇다면 나는 이미 세례를 받았는데, 내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의 세례는 어떻게 받아야 하는 것일까요? 이것은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의 고해성사로 바꿀 수 있을 것입니다. 내 죄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고백하는 것. 그것이 바로 회개하라는 외침에 대한 올바른 응답입니다. 또한 형제자매의 따뜻한 권고나 아름다운 삶으로, 사제의 훈화나 강론으로, 여러 가지 방식으로 회개의 메시지가 나에게 선포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메시지에 귀를 기울이면서, 내 생각과 말과 행위를 바꾸는 것이 바로 대림시기에 요청되는 삶임을 명심합시다.
세례자 요한은 아무도 없는 광야에서 외쳤습니다. 그런데 그 소리를 지금 나는 여기에서 듣고 있습니다. 세례자 요한의 외침에 귀를 기울이고, 이 대림시기에 내 삶을 더욱 의롭게 변화시켜 봅시다.
